18주 연속 오른 서울집값
늘어난 가계부채 '딜레마'
일각 '10월 단행' 전망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하 연준)가 9월 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다.
유럽중앙은행(ECB)과 캐나다 등에 이어 미국까지 금리인하 사이클 진입에 다다랐다는 평가다.
글로벌통화정책피벗(pivot.정책기조 전환) 분위기 속에 한국은행은 딜레마에 빠졌다.
물가 둔화세가 확인됐고 부진한 내수경기를 고려하면 연준에 발맞춰 금리를 내리는 게 맞지만 집값문제가 발목을 잡는다.
연준은 지난달 31일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정책금리를 현재수준(5.25~5.50%)으로 동결했다.
다만 성명서에선 물가뿐 아니라 고용까지 양대 책무 달성을 모두 염두에 두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시장에선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언급('인플레이션이 기대대로 하락하고 노동시장 정상화가 계속된다면
9월 회의에서 금리인하가 논의될 수 있다') 등을 비들기파적(완화적) 신호로 받아 들였다.
FOMC 성명서와 기자회견을 기잠으로 미 국채금리가 하락했고 미 달러화는 약세를 나타냈다.
대다수 투자은행이 연준의 9월 금리 인하를 전망했다.
일각에선 8월 잭슨홀 회의에서 파월 의장이 9월 금리인하 가능성을 선명하게 전달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현재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시장 참여자들은 9월 금리인하 확율을 100%로 예상한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금리인하 명분으로 제시한 고용시장 둔화를 FOMC 성명서를 통해
재차 확인하면서 9월 금리인하에 대한 분명한 시그널을 준 것으로 해석된다'고 밝혔다.
연준의 9월 금리인하에 무게가 실리는 상황에서도 한은의 고심은 깊어진다.
수도권 중심의 집값 상승과 가계부채 확대 움직임 등 금리를 내리기 어려운 대내여건 떄문이다.
서울 아파트가격은 연일 상승곡선을 그린다.
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22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18주 연속 올랐다.
주택가격 상승은 가계부채문제와 연결된다.
지난 6월말 기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전월 대비 6조원 늘었다.
3개월 연속 증가했다.
전세자금대출 등을 포함한 주택담보대출 증가폭이 컸다.금융통화위원회 내부에서도 수도권 주택가격에 대한 우려가 팽벻다.
한 금통위원은 7월 금통위 의사록에서 '가계대출은 예상을 상회하는 증가세를 보였고 아파트 매매가격도 수도권을 중심으로
상승세를 지속한다'며 '과거 패턴을 고려할 때 이런 추세가 전반적인 주택시장 과열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 말했다.
전문가들은 한은이 오는 10월 금리인하를 단행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용택 IBK투자증권연구원은 '한은은 금리인하에 여전히 신중할 것것같고 연준이 9월에 금리를 내린다면 금통위도 10월에
금리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본다'면서도 집값상승 등 으로 한은의 금리인하 결정이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유성대 한은 부총재는 이날 '시장상황점검회의'를 주재하고 '국내외 금융여건 변화에도 수도권 중심의 주택 변동성 확대 등
금융안정 리스크가 상존하고 있어 면밀히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김주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