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세크 탕부랭
1988년 출시되어 30년이 넘는 시간동안 사랑받고 있는 카라멜 스타일의 '새콤달콤'은 오렌지, 체리, 멜론, 살구, 파인애플, 레몬, 키위, 콜라 등 수많은 맛이 출시되며 시행착오를 거치는 과정을 끊임없이 이어가고 있지만, 포도맛과 딸기맛으로 군것질 부문에서 부동의 스태디샐러 자리를 꿰차고 있는 주전부리입니다.
현재는 비슷한 종류의 다른 회사의 제품인 '마이쮸'나 다른 비슷한 제품이 늘어나며 그 자리가 위태로워지는 것은 아닌가 걱정이 될 때도 있지만, 아직도 생각만 해도 입에 침이 고이는 시큼달달한 매력을 자랑하고 있죠.
새콤하면서도 달콤한 군것질, 하나의 껍질을 벗기면 남은 것 전부 다 먹기 전까지는 절대 멈출 수 없는 마성의 '새콤달콤'과 어울리는 클래식 음악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톡톡 튀는 듯한 매력이 인상적인 고세크의 탕부랭은 어떨까요?
'프랑수아 조세프 고세크 (Francois-Joseph Gossec, 1734-1829)'는 프랑스에서 활동한 벨기에 출신의 바이올리니스트이자 지휘자 겸 작곡가였습니다. 우리에게는 생소한 이름의 음악가 '고세크'는 '고셰크', '고섹' 등으로 불리던 음악가로 무려 40곡 이상의 교향곡과 20곡의 오페라를 작곡하고 파리 음악원의 교수로 재임하는 등 '프랑스의 하이든'이란 별명과 명성을 들었던 인물입니다.
지금은 낯선 음악가가 되어버렸지만, 모차르트와 베를리오즈가 레퀴엠을 작곡할 때, 고세크가 작곡한 '테 데움 (Te Deum, 1779년 작)' 과 레퀴엠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서술한 기록이 있을 정도로 18세기 프랑스와 유럽 음악의 중심에 서있던 음악가였습니다.
탬버린이라고도 불리는 '탕부랭 (Tambourin)'은 1793년, 58세였던 고세크가 작곡한 단막의 오페라 '공화국의 승리, 그랑프리의 진영 (Le Triomphe de la Republique, ou Le camp de Granpre)'에 등장하는 플룻과 오케스트라를 위한 곡이었습니다.
남 프랑스 지역이 기원인 것으로 알려진 통이 긴 북을 '탕부랭'이라고 지칭하였고, 이 악기로 연주하는 2/4박자의 활기찬 민속춤과 그 춤을 위한 음악 역시 탕부랭으로 불렀습니다. 탕부랭 음악은 굉장히 빠르고 흥겨운 것이 특징입니다.
위의 영상은 '장 필리프 라모 (Jean-Philippe Rameau)'가 작곡한 탕부랭에 맞춰 탕부랭 춤을 추는 영상인데요. 고세크 역시 이 탕부랭 민속 춤과 음악에서 모티브를 따와서 작곡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고세크의 탕부랭은 현재 '플룻과 피아노'의 오리지널 버전 외에도 '플룻과 마림바', '바이올린과 피아노', '바이올린과 오르간' 등의 다양한 편곡으로 연주되는 발랄하면서도 매우 아름다운 아기자기한 곡으로 새콤하면서도 달달한 맛의 새콤달콤과 잘 어우러지는 작품입니다.
독주 악기의 기교와 음악적인 아름다움이 공존하며 그 마력을 뽐내는 고세크의 춤곡 '탕부랭', 탕부랭의 즐거운 멜로디와 리듬에 맞춰 새콤달콤을 입 안에 하나 넣어보시면 어떨까요?
박소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