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석재, 가족 24-5, 봄비가 촉촉이 내립니다
금전출납부를 발송하고 강준석 님에게 문자로 편지를 보냈다.
「한 달 동안 잘 지내셨습니까! 그사이 또 겨울이 저만큼 물러났습니다.
이제 경칩도 지났으니 봄이라고 해도 되겠습니다.
마음은 벌써 봄이지만 ‘영동할매’ 온다는 그 시절을 지나는 탓인지 바람이 차고 은근히 춥기도 합니다.
강석재 어르신은 요즘 자취를 준비하며 마음이 조금 들뜨기도 하고, 또 그만큼의 걱정도 하시며 하루하루 잘 지내고 계십니다. 어르신 연세에 새로운 생활에 대해 설레어하는 이런 감정은 참 소중하다고 생각합니다.
엊그제는 가구점에 들러 흙 침대와 작은 옷장을 구매했습니다.
평소 방바닥에서 옹그려 주무시기에 평생 습관이 그렇게 드셨나보다 생각했었는데 침대를 사자고 말씀하셔서 조금 놀랐습니다. 그것도 전기만 꽂으면 뜨뜻해진다는 그런 침대에서 주무시고 싶다는 속내를 말씀하시기에 꼭 들어드리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9일 날 임대차 계약서를 작성했고 14일에 이사 들어가기로 했습니다.
시설 밖에서 사는 어르신의 삶이 어떨지 저 또한 기대와 걱정이 반반입니다.
어르신 말씀처럼 살아봐야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무쪼록 어르신이 안전한 가운데 잘 지내실 수 있도록 성실하게 돕겠습니다.
부산에는 산수유가 만발하고 매화꽃도 피었을 테지요.
이제 곧 봄꽃이 순서대로 피어나며 완연한 봄이 오겠지요.
강준석 님 사시는 부산에도 봄이 되면 이쁜 곳이 많은 것 같습니다.
가족들과 자주 봄꽃 구경하시며 행복한 날이 많아지기를 빌겠습니다.
다시 인사드릴 한 달 동안 건강하게 지내시기 바랍니다.」
2024년 3월 7일 목요일, 염순홍
성실이 일을 이룬다는 말은 염순홍 선생님을 두고 한 말인가 봅니다. 어르신과 동생의 상황 헤아리며 매달 편지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월평
첫댓글 다음에 연락드릴 때 전기만 꽂으면 뜨뜻해지는 침대 정보를 여쭤봐야겠어요
임재경 선생님, 글 남겨주어 고맙습니다.
편지 한 구절 한 구절 염순홍 선생님의 마음이 느껴집니다. 이렇게 꾸준히 편지하는 염순홍 선생님의 마음을 동생분이 잘 알거라 생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