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꽁트
- B경비의 러브레터 -
중부도 얼렁시 뚱땅동 대충아파트에 근무하는 B경비는
젊을 때 잘나가던 시절의 추억이 삶의 큰 재미였다.
하지만 젊은 한때 잘나가지 않았던 늙은이는 또 어디 있으리오.
그래도 유난한 구석이 많긴 했다.
가령, 그의 정견은 여자 나이 50살이 넘으면 여자로 안 보인단다.
그 자신 70이 넘었으면서 스스로를 남자로 착각하는지는 모를 일이다.
유머랄까 비위가 좋아 스스럼없이 아파트의 노파들과 야한 농담까지 주고받으며 친숙히 어울리긴 했다.
성별이야 어떻든 늙은 사람들은 살아온 시대가 같으니 주파수가 맞아 쩍하면 수박 갈라지는 소리인 줄 알기에 진부한 서설이나 번거로울 과정이 필요 없기도 하겠다.
헌데 어느 날, B경비가 눈을 부비는 사건이 일어났으니!
새로 이사 온 여자사람이 분명 6학년 연배인데 얼굴이나 몸매가 3,4학년인 것이다.
요즘이야 워낙 세월이 좋아져서 헬스니 미용이니 수술등 영약이 넘쳐나는 신선?장수?시대이긴 하지만 서울 강남에서나 볼법한 천연?기념물이 시골에 출현이라니 충격이었다.
더구나 군식구도 일체 안 딸린 무소속임에랴!
B경비뿐 아니라 아파트의 모든 남자들이 괜히
그녀가 사는 동 경로를 조깅이나 산보코스로 삼을 정도였는데..
여건이 딱 좋은 B경비는 있지도 않은 전기나 수도 점검, 청소, 혹은 우편물 잘못 배달 등을 핑계로 그녀에게 접근하여 낯을 익히는데 직권을 한껏 남용했다.
경쟁?노파들인지 무성?사람인지들이 눈을 흘기는 것은 눈치 긁었지만 분명 여자인데 모른 체 하는 것은 남자된 의리?와 의무?가 아니라는 개똥철학으로 분발했다^
온갖 인간문화재 많지만 미녀도 인간문화재로 지정하여 종신연금을 주어 사회에 기여한 공로에 보답해야 된다는 둥 뜬금없는 헛소리로...그녀의 환심을 사는데 성공...
커피...와 음식... 술...
끝내는 밤을 같이 새우며 끝장?을 본 모양이었다.
헌데 도통 으쓱하거나 뿌듯한 태도가 아니었는데...
친한 편인 내게도 그 얘긴 말자는둥 자꾸 도망가는지라...
본래 과장, 자랑, 자뻑이 지병인 사람인데, 참으로 불가사의한 일이었는바...
문제의 그녀와는 보면 반갑게 인사하는 등
평소와 딱히 달라진 것도 없었다.
어쩌면... 완전히 건전한 모범경비로 개과천선했달까...?
...뭐지? 분명 뭔가가 있긴 있는데... 뭘까....
아아~ 더 길게 늘어놓기도 힘들다.
그녀는 성전환자였다.
본래 남자였는데 여자로 살아온 것이다.
수술을 거쳤는지, 생식기가 어떤 상태인지는
프라이버시기에 묻지 않았지만...
어찌 생각하면 장애인일 것이다.
그러나 장애인도 정확한 문법인지는 의문이다.
불완전한 인간이기에 크고작은 장애를 가진 장애인들이
더불어 어우러져 살아가는 것이 인생이란 것이 아닐런지...
늙으면 진짜로 성도 상실하게 되는 것인지..?
성전환자의 성은 어떻게 별다른 것인지...?
몸이야 어떻든 마음이 진짜로 중요할 것 같은데...?
그가 스스로를 여자라고 자신한다면
진짜 여성임에 틀림없을 수밖에 없겠다.
성전환 이력이 그리 충격이라니 B경비도 문제인 것 같은데...?
레즈나 호모에 대한 생경함은 이해가 가도... 그이들의 성은 노쇠하면 또 어떻게 변하는지...?
그녀는 과연 어떤 파란의 인생곡절을 겪었을지...?ㅜ
추정컨대 일반인과 크게 별다르지도 않으리라 생각된다.
젊은 시절을 추억하며
죽기 전에 다시 로망을 이뤄보고 싶은
아쉬움..? 미련..? 희망..?...?....?.....?
투가리 결론스...옆지기가 살아있을 때 한껏 사랑해야....
아~ 오늘도 한병은 쓰러트려야...ㅠ
* 가정의 달은 아직도 멀었지만
'노인의 날 '은 홀로 떨어져 10월 2일이란다.
늙은 것도 서럽거늘...
국군의 날과 개천절에 끼어서 여태 있는지 없는지도 몰랐다니...ㅜ
........어언~ 노인성 청년이 된 나로선...
아무래도 한병 더 쓰러트려야 사나이의 의리일듯^
...노인은 죽을 수 있되...
싸나이는 절대 죽지 않으리 ^ㅜ
20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