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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2-26 12:3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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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크리스마스 시즌이 돌아왔다. 산타클로스와 축구 선수들에게는 가장 바쁜 시간이기도 하다. 너무나 많은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던 산타 할아버지는 라플란드에 있는 자신에 집으로 도착한 편지들을 존 듀어든의 ‘톱 코너’로 보내왔다. 나더러 어쩌라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여러분께 그 편지들을 여러분께 소개해 본다. <산타 할아버지께> 제발 저 좀 도와주십시오. 당신 유럽 사람 맞죠? 게다가 경험도 많고 존경도 받고 있죠? 그러면 모든 조건이 갖춰진 것 같군요! 한국 대표팀의 사령탑을 맡아주시는 건 어떨까요? K리그는 11월에 끝나고 국가대표팀의 경기는 2월에 시작되기 때문에, 해오시던 산타 업무를 끝낼 시간은 충분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 정몽준 드림 우선 페예노르트로 이적시켜주신 점 감사 드립니다. 하지만 지난 해 크리스마스 때 제가 잉글랜드로 보내달라고 했던 것은 잊어버리신 것 같아요. 가능하다면 풀럼, 첼시, 레딩 등의 팀으로 보내주세요. 이 팀들은 모두 런던 히드로 공항과 가까운 위치에 있어서, 경기가 끝나면 곧장 한국 집으로 날아가기 쉬울 테니까요! - 이천수 드림 부상 없는 한 해를 보내게 해주세요. 컵대회 결승전에서 뛰는 기회도 주셨으면 합니다. 지난 해에는 인터뷰가 없는 한 해를 달라고 말씀 드렸더니, 할아버지께서는 ‘최대한 지루한 대답만을 해보렴. 그럼 언론도 더 이상 인터뷰를 요구하지 않을 거야’라고 하셨죠. 그 말을 잘 따랐지만, 여전히 사람들은 절 인터뷰하려 하네요. - 박지성 드림 올 해는 그다지 갖고 싶은 것이 없습니다. 가레스 베일의 부상으로 이미 충분한 선물을 받은 것 같습니다. 산타 할아버지 감사 드려요~ - 이영표 드림 런던 코리아 타운 근처로 오게 된 점은 어쨌거나 좋은 일 같습니다. 올해 받고 싶은 선물을 두꺼운 재질로 된 바지입니다. 벤치에 계속 있다 보면 불편하고 추위를 느낄 수 밖에 없거든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산체스 감독이 쓰고 있는 것과 같은 두꺼운 스타일의 안경도 하나 달라고 말씀드릴 참이었는데, 그런 것이라도 쓰고 있으면 절 좋게 봐주고 경기도 내보내 주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근데 이 양반 크리스마스를 못 넘기고 잘리고 말았네요. - 설기현 드림 작년에 제가 프리미어리그로 옮기게 해 달라고 말씀 드렸는데, 왓포드가 접근 해와서 산타 할아버지를 원망했던 적이 있었어요. 그러나 다행히도 저는 미들스브러에 올 수 있었습니다. 올 해 필요한 것은 감독실에 잠입할 수 있는 열쇠입니다. 들어가서 사우스게이트가 쓰는 전화, 팩스, 인터넷 등을 끊어놓으려고 합니다. 1월 이적 시장에서 스트라이커를 영입하는 것을 방해해야만 하니까요! - 이동국 드림 제가 필요한 것은 타임머신입니다. 타임머신을 타고 7월의 자카르타로 돌아가서 후배들에게 ‘한잔 하러 갈 사람?’이라고 묻던 순간으로 이동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맥주를 마시러 나가는 대신 MP3 플레이어의 볼륨을 최대로 높이고 호텔방에 앉아있고 싶습니다! - 이운재 드림 산타 할아버지, 혹시 대한축구협회에서 일하세요? 저는 전남을 K리그 10위로 이끌고 모두를 잠들게 하는 지루한 축구를 구사했지만, 협회는 제게 대표팀 감독이라는 선물을 주더군요. 더 이상 바랄 것이 없습니다! 올해는 뭘 안주셔도 되고, 내년에 특별한 선물이 생각나면 말씀 드리겠습니다. - 허정무 드림 제게는 푹신한 쿠션을 하나 주세요. FC 서울의 벤치는 너무나 불편합니다. 우리는 골을 넣지 못하고 신나는 축구도 하지 못했지만, 저로서는 그저 벤치에 앉아 있는다는 게 너무나도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사이드라인에 서서 제 터키 친구와 함께 심판에게 계속 소리를 쳤던 것이고요. - 세뇰 귀네슈 드림 잠시 이렇게 쉰다는 것은 좋은 일 같습니다. 제가 갖고 싶은 것은 새로운 셔츠들입니다. 교통 체증이 걸리거나, 삼겹살을 너무 태운다거나, 무한 도전을 못 보거나 할 때는 옷을 찢어버리고 싶은 마음이 들기 때문입니다. - 방승환 드림 지난 해 저는 ‘삼성’ 로고가 찍힌 뭔가를 원한다고 말씀 드렸었지요. 솔직히 말해 제가 갖고 싶었던 것은 ‘삼성 플라스마 TV’같은 것들이었지, 삼성과의 계약은 아니었습니다. 사실 저는 꽤 괜찮은 커리어를 갖고 있습니다. 세계 여행도 많이 했고 아름다운 아내도 얻었죠. 저 같은 사람이 무엇을 더 원할 수 있겠습니까? FC 서울과의 경기에서 넣는 결승골과 같은 선물은 괜찮을 것도 같네요. - 안정환 드림 제발 부탁 드리는데, 월드컵 예선의 다음 라운드에서 호주와 한국이 붙게 해주세요! - 핌 베어벡 드림 제게 한국 선수들을 최대한 많이 보내주시고, 덤으로 영국 여권도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모하메드 알 파예드 (풀럼 구단주) 번역: 조건호 (스포츠 전문 번역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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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밋네요 ㅋ
첫댓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 위트가 넘치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짱 ㅋ
이런걸 영국식 조크라고 하는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베어백 마음이 절실하게 느껴진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허정무 맹비난 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