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살배기 딸, 두살배기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 편지
0. 제주 특집
이번에 출간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는 제주도 특집이라고 해도 무방하겠구나.
지은이 유홍준이는 제목은 문화유산이라고 했지만,
문화유산 뿐만 아니라, 제주의 역사, 언어, 미술, 민속, 볼거리, 식물 등
제주를 총망라해서 이야기한다 해서 제주학 이야기라고 했단다.
아주 유명한 곳들은 이미 다른 책들에서 언급이 되어서 빠진 곳도 있어.
이 곳에 언급된 곳들은 익숙치 않은 곳이 더욱 많이 있구나.
아빠는 제주를 2번 가봤어.
마지막 가본 게 어느덧 10년이 넘었구나.
젊은 시절 친구들과 '놀러' 간 것 이라서,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그런 '답사'는 없었단다.
지은이는 이 책을 제주 허씨를 위해서 썼다고 하는구나?
순간 제주 허?
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것이 바로 렌트카의 번호판 '허'를 이야기하는 것을 알게 되었어.
이 책을 읽고 나니, 제주로 날아가고 싶구나.
1. 제주 답사 일번지
지은이가 제주 답사 일번지로 소개한 지역은
제주동북쪽 조천, 구좌라는 동네란다.
아빠는 처음 들어보는 곳이네.
와흘 본향당이라는 것으로 처음 소개해 주었는데..
마을마다 있는 신당을 일컬어 본향당이라고 해.
소지라는 하얀 종이를 품어 소원을 빌고, 그 소지를 묶어 두기도 한데..
아참, 제주에는 많은 신들이 있다고 하는구나.
그래서 이런 본향당들이 옛날에는 무척 많았데.
...
근현대사에 있어 제주하면 가슴아픈 43사건이 가장 먼저 떠오른단다.
1948년 4월 3일부터 시작되어 약 7년간 이어진 사건..
국가가 양민을 상대로 무차별 학살을 한 사건이야.
이유는 남로당무장대 토벌을 위해서라고 했지만,
광기가 든 국가권력은 죄없는 양민들까지 죽였어. 무려 3만여명이나...
이 때의 사건을 소설로 쓴 것이 있는데, 현기영의 <순이삼촌>이란 책이 있다는구나.
나중에 기회되면 한번 읽어봐야겠구나.
그 사건으로 살아 남은 사람들도 간첩이라는 누명으로 오랜 세월을 살았대.
노무현 대통령님이 재직시 국가에서 다시 정식으로 사과를 하고 배상을 했다는구나.
50년이 지나서, 국가가 잘못을 인정한 거야..
그나마 노무현 대통령이라서 그렇게 했지, 아니었다면 아직도 억울한 영혼들이 배회하고 있을지도...
그런데, 위령탑이라고 세운 것이 삐죽하니 높게만 세워 놓아,
지은이는 유감을 표시하였단다.
이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위령탑은 죄다 뽈대로 되어 있다고 비판하는구나.
탑의 특성에 맞게 상징적으로 세웠으면 좋겠다고 하는데 말이야ㅣ
2. 오름
제주에는 오름이라는 지형이 많다고 해.
오름이란 큰 화산이 생겨날 때 옆에 생긴 작은 기생화산들을 이야기한단다.
화산처럼 분화구도 있어.
여러 오름 중에 지은이는 오름의 여왕이라고 부르는 다랑쉬 오름,
용눈이 오름, 아부 오름 등을 소개해 주었단다.
이름들도 참 이쁘네.
다랑쉬 오름은 달처럼 둥글게 보인다고 하여 이름 붙였다는 설이 있단다.
오름을 사랑한 사람들이 많이 있었다고 하는데,
그 중에 사진 작가 김영갑이라는 사람과 오름에 대한 책 <오름나그네>를 쓴 김종철이라는 사람을 소개해주었어.
...
제주가 유네스코 세계 자연유산이라는 것은 유명해서 다들 알고 있는 사실인데,
어떻게 지정되었는지는 잘들 모를거야.
그리고, 제주 전체가 세계 자연유산이 아니라
성산일출봉, 용암동굴 등 일부만 세계 자연유산으로 지정이 되어 있다는 사실은 아빠도 처음 알게 되었단다.
이 책에서는 유네스코 세계 자연유산으로 지정된 과정을 상세히 이야기해주었는데,
아빠는 쉽게 된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더구나.
화산 지형으로 이미 세계 자연 유산 지역으로 지정된 곳이 많아서,
그보다 뛰어난 무엇인가를 보여주여야 했대.
그리고 예전에 설악산을 세계 자연유산 지정을 하려다가,
설악산 지역 주민들이 개발을 할 수 없게 되어 땅값 떨어진다고 극구 반대를 해서
심사조차 받지 못한 해프닝도 있었던 나라라서 편견들을 가지고 있었나봐.
암튼, 우여곡절 끝에 제주 일부 지역은 유네스코 세계 자연유산에 지정되었어.
성산일출봉은 10만년전에 바다 속에서 수중 폭발한 화산체로써 원래 섬이었다는구나.
그런데, 1만여년 전 제주와 연결되었대.
용암동굴로는 만장굴과 당처물 동굴이 유명한데,
만장굴은 아빠도 갔었던 기억이 있구나.
실 거리는 무려 13.4km나 된대. 그런데, 공개는 일부만 하고 있고..
세계 자연유산 심사를 하고 있는 도중에 한번도 발견되지 않은 용천동굴이 발견되는 행운도 있었다는구나.
이 동굴은 용암동굴이면서 석회암동굴은 유사석회동굴로 세계 최대라고 하는구나.
...
당시 유네스코 심사위원들이 평가한 제주에 대한 글이 있어 발췌해 본다.
약간 딱딱하기도 하지만, 제주의 색다른 평가라서...
....
제주도는 120만 년 된 순상(방패 모양) 화산으로 많은 양의
현무암질 용암류가 연속적으로 분출되고 퇴적되어
방패 모양의 완만한 대지를 형성하고 있다.
제주도는 수중 대륙붕 위에서 발생한 수성 마그마성 분화의 결과로 처음 생성되었고
이후 360개의 단성화산(오름)에서 분출된 현무암질 용암이 그 위로 쌓였다.
그리고 현무암질 용암이 관(tube) 모양을 만들면서
광범위한 규모의 용암동굴을 형성했고 현재까지 120개의 용암동굴이 알려져 있다.
...
3. 영실
윗세오름.
윗세오름은 붉은 오름, 누운 오름, 새끼 오름을 한꺼번에 부르는 것이라는구나.
여기는 아빠도 기억이 나는구나.
2번째 제주도에 갔을 때 친구랑 한라산 간다고 올라갔는데,
윗세오름까지만 산행이 허락되어, 여기까지만 올라갔다가 내려왔지.
지은이는 이 윗세오름을 가는 도중에 있는 영실이라는 곳이
제주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이라고 이야기하는구나.
영실은 안개가 실령스러워 영실이라고 했다는구나.
날카로운 절벽 수백개가 병풍처럼 펼쳐져 있는 오백장군봉,
봄이면 진달래로 만발한 진달래 능선.
진달래와 철쭉을 구별하는 법도 알려주더구나.
사실 두 개 꽃이 비슷하게 생기기는 했거든.
잎보다 꽃이 먼저 피면 진달래,
잎이 나오고 나서 꽃이 나중에 피면 철쭉이라고 하는구나.
그리고 그곳에는 구상나무 자생군락이 유명한 곳도 있대.
구상나무는 해발 1500m에서 1800m 사이에서 자생하는데,
지구 온난화로 점점 줄어들고 있다고 하여 안타깝더구나.
구상나무의 학명은 Abies Koreana라고 해.. 한국이 원산지라는 의미지.
윌슨이라는 식물학자가 구상나무를 이렇게 이름짓고 널리 알렸다는구나.
그런데, 이 사람은 이 구상나무를 가져가 변종시켜 Abies Koreana Wilson이라는 나무를 만들었는데,
그 나무가 크리스마스트리로 엄청 인기가 좋다는구나.
그로 인해 로얄티로 엄청 많다는구나.
...
한라산의 높이는 1950m.
이것은 독일인 지그프리트 겐테라는 사람이 1901년에 측정한 것이래.
배를 타고 일본에 가다가(독일로 돌아가다 였던가, 암튼,) 한라산이 너무 아름다워 제주에 내렸다고 하는구나.
그 이후 한라산을 엄청 사랑했다고 하네..
4. 제주의 역사
제주의 역사를 아는데 도움이 되는 것은
증보탐라지라는 책이 있다는구나.
이 책은 1953년 民에서 출간한 책으로 제주 역사가 아주 자세히 기록되어 있대.
...
제주는 아주 옛날에는 탐라국이라는 독자적인 나라였어.
탐라의 개벽 시조는 고을나, 양을나, 부을나 이렇게 삼신인이었는데,
그들은 삼성혈이라는 곳에서 태어났다고 하는구나.
삼성혈은 땅에 구멍이 3개나 나 있는 곳인데,
비가 와도 고이지 않고, 바로 바다로 통한다고 하는구나.
화산에 의한 지형인가봐.
...
최근에 삼양동 선사 유적지가 발견되어 선사시대에서 제주에 사람들이 살고 있었음을 알게 해주었지.
탐라국은 삼국시대에도 독립국가로 유지되었대.
단, 조공을 바치기는 했지만 말이야.
그러다가 고려 시대에 고려에 예속이 되어 탐라군으로 부르다가 제주군으로 이름을 바꾸었다고 하는구ㅏ.
고려의 숭불정책 영향으로 절들이 세워지기도 했는데,
고려시대의 절로는 불탑사 오층석탑이 유산으로 남아있다는구나.
고려시대는 몽골의 침입으로 오랫동안 핍밥을 받았는데,
제주도는 삼별초의 대몽 항쟁으로 유명한 곳이었어.
고려 시대를 이야기하면서, 지은이는 패배의 역사로 기록되는 고려의 역사 인식을 바꿔주길 바라고 있다는구나.
그러면서 책 한권을 추천해 주었어.
아빠도 나중에 한번 읽어보려고 책 제목을 적어 놓았단다. 박승기의 <새로 쓴 5백년 고려사>
몽골이 세온 원나라가 제주도는 직접 관할했다고 하는구나.
목장을 운영하면 말을 공급하려는 목적이었지.
이후 원의 세력이 약화되고 난 뒤, 공민왕 때 다시 고려로 복속되었다는구나.
조선시대에는 제주목이라고 불렀고,
조선시대 세워진 건축물 중에 관덕정이라는 것이 있어.
관덕정은 활쏘기 시합의 본부석 같은 기능을 한 건물인데,
나중에는 관덕정 앞마당이 제주의 광장 같은 역할을 하였다는구나.
제주의 이정표도 관덕정 입석으로 정해져 있고,
특별한 행사가 있을 때마다 모두 이곳 관덕정 앞마당에서 했데.
그런데, 도시 계획으로 이곳에 좁게 변하여 광장 기능을 상실하게 된 것을 지은이는 비판하였단다.
이곳 관덕정앞 돌하르방이 남아 있는 오리지널 돌하르방 47기 중 최로 명작이라고 하는구나.
...
제주의 시인 매계 이한우란 사람이 있었는데, 그가 제주 명승지 10곳을 선정했는데,
후세까지 이어져 영주십경이라고 부르고 있다는구나.
성산의 해돋이.
사라봉의 저녁노을
영구의 봄꽃
정방폭포의 여름
귤림의 가을빛
백록담의 늦겨울 눈
영실의 기이한 바위들
산방산의 굴사
산지포구의 고기잡이.
곶자왈의 방목한 말.
...
이상이 영주십경이란다.
이 영주십경을 다 보려면 철마다 와야겠구나. 여름, 가을, 겨울 등 계절도 지칭하고 있으니 말이야.
5. 제주의 사람들.
이 책에는 제주와 관련되어 있는 사람들을 많이 이야기하고 있단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물론이고, 앞서 이야기했던 윌슨이나 겐테같은 외국사람들도 이야기하고 있어.
제주 사람들은 유독 다른 사람들에게 많이 베푸는 사람들이 많다는구나.
대표적인 인물로 김만덕이라는 사람이 있는데,
기생 출신인데, 자신의 재산은 굶주리는 사람들에게 베풀어
나라에서 상도 내리기도 했다는구나.
당시 정조가 임금이었는데, 소원을 한가지 들어준다고 했는데,
그 소원이 금강산을 가는 것이었다는구나.
여자, 그것도 기생 신분으로 제주도를 떠나는 게 어려운 일이었지만,
그의 공적을 높이 사서 소원을 들어 주었고, 그렇게 김만덕은 금강산에 다녀올 수 있었다고 하는구나.
...
하멜이라는 사람이 있었단다.
17세기 네덜란드 사람으로 당시 그는 동인도회사 서기로 일하면서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일하고 있었는데, 일본에 가는 길에 태풍을 만나 제주도로 오게 되었다는구나.
그런데, 그의 뜻대로 쉽게 돌아갈 수 없었어.
조선에는 조선의 법이 있었으니까.
그는 동료들과 같이 억류되어 13년 동안 조선에서 지내고,
일본으로 탈출할 수 있었다고 하는구나.
그리고 그는 조선에서의 생활을 <하멜보고서>이란 책으로 썼는데,
그 책은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고 하는구나.
...
옛날에 제주도는 유배지로도 유명하였단다.
많은 사람들이 제주도로 유배를 왔는데,
추사 김정희가 가장 대표적인 사람이란다.
김정희는 너무나 유명한 사람이야.
그는 독특한 글씨체로 유명한 사람인데,
귀양살이를 통해 완성되었다고들 하는구나.
그리고 그의 유명한 그림 세한도도 이곳 제주에서 그려졌어.
그에 대한 이야기는 나중에 <완당 평전>이라는 책을 읽으면 해보자꾸나.
이 <완당 평전> 또한 이 책의 지은이 유홍준이 썼어.
이번 책에서도 이 책을 약간 소개했는데, 전 3권이라고 하는구나.
아빠는 전에 파주출판단지의 헌책방 보물섬에서 2권만 구입했는데..
2권이 전부인 줄 알았는데.. 3권이 있었대...
음.. 절판이던데... 3권을 찾아 헤메여봐야겠구나.
...
그 밖에 많은 사람들도 이야기해주었어.
6. 책을 덮고..
이 책이 제주도에 관한 많은 이야기를 썼지만,
앞서 이야기했듯이 유명한 곳은 일부러 뺐어.
그런데도 500페이지 가까이 되는구나.
같은 제주도를 보았는데,
아빠의 눈에 비친 것과
지은이 유홍준의 눈에 비친 것이 이리 다를 수도 있구나.
이 책은 기행문이라고도 할 수 있어.
기행문.
여행을 다녀오면 그것에 느낌을 적어두면 좋을텐데..
하면서도 그렇게 하질 못하는구나.
예전에는 적어두곤 했는데.
요즘에는 왜 그러질 못할까?
앞으로는 음....

책제목 : 나의 문화 유산 답사기7
지은이 : 유홍준
펴낸곳 : 창비
페이지 : 468 page
펴낸날 : 2012년 09월 13일
책정가 : 18,000원
읽은날 : 2013.01.23~2013.01.27
글쓴날 : 2013.02.05,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