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워기 물로 입 헹구다 폐 망가져요!”
유사 결핵균이 기관지 통해 온몸 감염
‘절대 샤워기로 입 헹구지 마세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이러한 제목의 글이 올라와 화제가 되었다. 작성자는 “샤워기 헤드에서 나오는 물로 가글하는 버릇이 폐 건강에 안 좋다”고 경고하며 “특히 면역력이 낮은 어린이, 폐가 좋지 않은 사람은 급성 비결핵성 폐 질환에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매일 샤워할 때 양치를 동시에 하거나 샤워기 물로 입을 헹구는 이들에게는 청천벽력같은 소식일 터. 그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 ‘비정형 결핵균’이 범인!
서울성모병원 호흡기내과 김석찬 교수는 “비정형 결핵균이 샤워기 안에서 증식할 수 있다”라며 “주로 흙에서 서식했던 비정형 결핵균이 최근 도시에서도 발견되고 있는데, 수돗물을 타고 올라오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비정형 결핵군(비결핵 향상균)은 결핵과 유사한 증상을 보이나 사람과 사람간에 전파되는 결핵균과 달리, 물, 흙 등 모든 것으로 전파되는 균이다. 결핵보다는 증상이 낮으나 온 몸으로 번질 수 있고 오래되면 치명적일 수 있다.
비정형 결핵균은 하수도관이나 샤워기 호스, 샤워기 헤드에 붙어 있는 물때와 만나 증식한다. 원래 수돗물은 정수 처리장에서 염소 소독 과정을 거친 후 가정으로 들어오게 되는데, 이 비결핵균은 정수 처리장의 염소에도 살균되지 않을 만큼 아주 강력하다.
또한 오래된 샤워기 헤드일수록 균이 들어 있을 수 있을 가능성이 크다. 샤워기 헤드로 입을 헹구는 행동이 면역력이 약한 사람이나 기관지염, 폐 질환을 가지고 있는 환자들에게는 더욱 치명적이다.
◇ 누구나 감염될 수 있는 ‘비결핵 항상균’
미국 덴버에 위치한 NJH(National Jewish Health)의 연구에 따르면, 샤워기 헤드 자체에서 비결핵 항상균이 발생할 수 있다.
또한 NJH는 샤워기 헤드 대신 욕조에 물을 받고 샤워하거나 습식 사우나에서 장시간 머무는 것도 피하라고 조언했다. 습기가 많은 만큼 균들이 쉽게 번식할 수 있기 때문이다.
◇ 기관지 확장증 가능성도
삼성서울병원 호흡기내과 연구에 의하면, 샤워기 헤드 홈 안에 사는 ‘비결핵 항상균’은 온수를 틀 때 수증기와 함께 뿜어져 나와 ‘기관지 감염’을 일으킨다고 한다.
샤워기 헤드가 오염되어 균에 자주 감염되면, 기관지에 염증이 생기고 결과적으로는 기관지가 늘어나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기관지 확장증’이다. 이로 인해 계속 마른 기침이 나오고, 피가 섞인 가래가 나타나기도 한다.
◇ 해결 방법
샤워기 헤드에 균이 있는지 여부를 육안으로 확인하기 어렵다. 따라서 자주 샤워기 호스나 샤워기 라인을 식초와 베이킹 소다로 소독하거나, 6개월에서 1년에 한 번꼴로 교체해 주는 것이 좋다.
혹은 정수기로 수돗물을 정화해 마시는 것과 같이, 샤워기에 정수하는 기능이 있는 필터를 사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각종 먼지와 불순물, 녹물을 여과하는 필터를 주기적으로 교체 해주면 헤드를 교체하는 것보다 비용을 절약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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