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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년전 현판사진을 디지털 복제?'
한글단체, 문화재청 방문해 문화재 위원과 공개토론 제의
이대로 | 기사입력 2010/07/16 [07:00]
지난 7월 13일 오후 2시 한글학회 김차균 부회장, 짚신문학회 오동춘 회장, 한글문화원 송현 원장, 한말글사랑한밭모임 유동삼 고문과 안태승 회장 등 한글문화단체 대표들은 문화재청(청장 이건무)을 방문해 “ 우리는 한자현판 결정과정을 이해할 수 없다. 한자현판을 달기로 결정한 문화재위원들 명단과 회의록을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계속해서 문화재위원들과 공개토론을 제의했다. 이에 대해 문화재청 김찬 차장은 “경복궁 복원차원에서 결정된 일임을 이해해 달라. 문화재위원 명단과 회의록은 확인 후 연락하겠다.”고 대답했다.
▲ 7월 13일 오후 2시 한글단체 대표들이 정부대전청사 앞에서 성명서를 읽고 새로 짓는 광화문 현판은 꼭 한글로 달도록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 한말글문화협회 제공
한글단체는 2005년에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이 박정희 전 대통령이 쓴 한글현판을 뗀다고 할 때에도 “그 한글현판 자체가 시대정신과 정책을 반영한 문화재다.”라면서 반대하고 많은 국민이 동조해서 막은 일이 있는데 그 뒤 문화재청은 경복궁 복원 차원에서 광화문의 위치가 잘못되고 시멘트로 되었다는 이유를 달아서 1968년에 세운 광화문을 자체를 헐고 다시 짓기로 했다면서 올해 건축을 마치고 현판 문제는 다시 논의해 결정하기로 했었다.
그래서 올해 2월 10일 한글학회(회장 김종택)와 우리말연구소(소장 김수업) 등 32개 한글문화단체는 “광화문 광장에 한글을 만든 세종대왕 동상은 세워놓고 선전하면서 새 광화문에 걸릴 현판이 한자 현판만이어서는 절대로 안 된다.”라고 밝히고 “경복궁 내 조선시대 건물의 현판이 모두 한자 현판이라며 오늘날 다시 짓는 새 광화문에도 한자 현판을 달아야 한다는 이들이 있을지 모르니 궁 안쪽 현판(조선시대)은 한자 현판, 궁 밖 광화문광장 쪽 현판(대한민국시대)의 현판은 한글 현판을 달면 옛 것과 새 것이 공존하는 조화를 이룰 수 있다.”는 대안까지 제시하는 1차 건의를 했었다.
이에 대해, 문화재청은 2월 17일자로 “문화재청은 광화문 현판을 교체할 예정이며, 복원제작 방안, 규격, 형태 등은 문화재 분야 및 관계전문가의 의견을 수렴하고 문화재위원회의 심의 등을 거쳐 추진할 계획입니다.”라고 답변하면서 한글로 할 것인지 한자로 할 것인지는 말이 없어서 6월 3일에 어떻게 진행이 되고 있는 지 2차 질의를 했더니 1차 건의에 대한 답변 일주일 뒤인 2월 24일에 ‘광화문 현판 설치 소위원회’를 열고 “고종 중건 시 현판(임태영 휘호)의 한문 글씨를 기본으로 하되, 유명서예가들이 합동 참여하여 ‘쌍구모본’ 방식으로 기존 글씨에 최대한 근접되게 만들어 10월 8일에 준공 설치 할 것이다.”라는 답변이 왔다.
그리고 7월 1일 언론에“계획보다 앞당겨서 8월 15일에 광화문을 준공하고 새 현판을 한자로 만들어 달 것이다.”라고 발표했다. 그 보름 전에 우리에게 보낸 답변에는 10월 8일에 준공 설치할 것이라고 하더니 한글날에 한자현판을 다는 게 낯이 서지 않아서인지, 아니면 20개 선진국 정상들에게 제 글자를 우습게 여기고 남의 글자를 더 섬기는 나라라는 것을 보여주려는 목적인지 모르지만 국치 100돌을 맞이해 광복절에 준공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광화문 한글 현판을 바라는 사람들의 모임’의 최규문 모임지기가 만든 훈민정음체 광화문 가상 현판과 고종 때 훈련대장 임태영 글씨체 가장 현판
그 발표를 보고 한글학회(회장 김종택)와 한말글문화협회(대표 이대로)는 한글회관 건물에 “세종대왕 등 뒤에 한자 현판 웬 말이냐!”는 펼침막을 내 걸고 7월 5일에 여러 한글단체와 함께 “세종대왕 등 뒤에 한자 현판을 다는 것은 세종대왕과 한글을 모독하는 짓이고 우리 국민의 자긍심과 자존심을 짓밟는 일이다. 한글 현판이 한자현판보다 문화재로서 가치가 수천 배 더 크다. 세종시대 현판도 아니고 선명하지도 않은 110년 전 현판 사진을 보고 디지털 집자식으로 만든 현판은 모조품으로서 참된 복원이 아니다. 세종대왕이 만든 훈민정음 글씨체로 만들어 달라.”라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한편, 한글단체의 성명서를 보고 누리꾼 최규문님은 사이버공간 얼숲(페이스북)에 [광화문 한글 현판을 바라는 사람들의 모임 http://j.mp/a4mtughttp]을 만들고 한글단체 활동을 돕고 있다. 최규문님은 “ 광화문은 대한민국 수도 서울의 상징이고,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최고의 상징은 한글입니다. 새 광화문 현판을 한자로 다는 것은 매우 잘못된 일입니다. 많은 국민이 그 중요성을 모르고 있어 안타깝습니다. ‘얼숲(http://www.facebook.com)’의 검색창에 ‘광화문’이라고 쓰면 우리 모임방이 나오니 많은 분들이 회원에 가입하고 함께 활동하길 호소한다.”고 밝혔다.
이 모임방에 많은 누리꾼들이 회원으로 참여해 의견을 올리고 있는 데 한 누리꾼은 “월드컵 16강에 올라간 것이 국가홍보와 경쟁력강화에 4조원의 가치라고 한 기사를 보았습니다. 우리 광화문에 한글로 현판을 다는 것이 우리민족을 홍보하는데 그 보다 더 가치가 있다는 걸 모르고 있는지 알고도 말을 안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너무 값없이 귀한 보물을 가질 수 있어서 어떻게 사랑해야 하는지 아직 잘 모르는 우리나라사람들이 참 답답합니다.”라고 썼다. 또 한 누리꾼은 “문화재청 항의 방문에서 그들의 뜻을 알았는지 이 문제를 널리 알리고 문제의식을 퍼뜨리자.”고 제안했다.
13일 문화재청을 방문한 한글단체 대표들은 김찬 문화재청 차장에게 한글단체의 뜻을 담은 성명서를 전달하면서 “2005년에 문화재청이 한글 현판을 떼고 ‘정조 글씨체’로 한다느니 어쩐다느니 할 때도 한글단체와 많은 국민이 반대해서 시행하지 못한 중대한 국민 관심사인데 전문가의 의견을 듣고 위원회를 열어서 결정한다더니 문화재위원 몇 사람이 서둘러 결정하고, 10월 8일에 제막식을 하겠다고 하더니 8월 15일에 앞당겨서 제막식을 하는 까닭을 이해할 수 없다. 한자현판을 달기로 한 회의록과 그에 참여한 문화재위원 명단을 공개하라.”고 요구했으나 떳떳하지 못한 게 있는지 바로 공개하지 않고 검투 후 알려주겠다고 대답했다.
또한 이번 문화재청 항의 방문에서 한글단체의 의견을 귀담아 듣지 않고 강행할 것임을 확인한 한말글문화협회 이대로 대표는 “ 문화재위원과 공무원들은 세종 때 광화문 현판을 처음 달 때 원형 현판 복원도 아니면서 한자로 쓰면 복원으로 알고 있다. 광화문의 상징성과 역사성도 무시하고 우리가 왜 광화문 현판은 한글로 하자고 하는지 모르고 있다.
광화문 현판을 세종대왕과 박정희 전 대통령의 머리와 가슴으로 보지 않고 사대의식과 최만리와 같은 한자 숭배정신으로 보기 때문에 새 문화 창조는 생각지도 않는다. 한자현판은 나라의 얼굴에 먹칠하는 꼴이다. 우리는 문화재위원과 똑 같은 사람이 되기 싫다. 오늘날 짓는 새 광화문에 세종정신과 오늘날 시대정신인 한글사랑 정신을 담아 한글 현판을 달도록 끝까지 투쟁할 것이다.”라고 결의를 밝혔다.
▲7월 13일 오후 2시 한글학회 김차균 부회장, 세종대왕기념사업회 차재경 사무국장 등 한글단체 대표들이 김찬 문화재청 차장에게 한글단체 의견을 담은 성명서를 전달했다. © 한말글문화협회 제공
한글학회 오동춘 이사도 “광화문은 태조 4년<1395> 9월 창건된 경복궁의 남쪽 정문이다 이 광화문을 正門이라 한자로 쓴 사람은 정도전이다. 세종 7년<1425>에 집현전에서 광화문이라 이름을 바꾸었는데 그 후 임진왜란 때 불타서 270여년이 지난 후에 고종 2년<1865>에 와서야 대원군이 옛 모습을 재건했다 1927년 일제가 조선총독부를 짓고 광화문은 경복궁 동문이던 건춘문 왼쪽에 옮겨 지은 것이다 이처럼 수난을 겪은 광화문은 6.25 사변을 만나 또 불타 버렸다. 이 광화문을 1968년 역사의식을 가진 박정희 대통령이 광화문을 짓고 한글로 광화문이라 써서 단 것이다 그 역사도 40년이 넘었다. 그 현판을 버리고 110년 전 한자현판 디지털 복제도 원형 복원이 아니고 시대역행의 반민족적인 행위다. 온 국민이 궐기해 이 잘못을 바로잡자.“고 주장했다.
첫댓글 https://youtu.be/WiSjyh_M0S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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