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글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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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 천둥, 번개를 동반한 뇌우(雷雨)가 쏟아진다. 잔치는 끝났으나 다들 집에 못가시고 비가 숙지근해지기를 기다리신다. 옆자리에 앉으신 전임 이장님의 사모님이 문득 혼잣말로 하시는 말씀인 즉,
“부부 싸움 나서 농짝 문 부수는 소리 같다.”
“거센 바람에 우당탕 농 굴러가는 소리 같다.”
‘고초 당초 맵다 해도 시집살이 더 맵더라.’(1) 시집 온 여자가 친정집, 친정 부모님이 그리워 시름에 잠겨 있으면, 그 새색시를 달래려고 이웃사람이, 시부모님이 하시는 말씀,
“내 자란 곳은 타향이 되고, 임 계신 곳이 고향이 된다.”
이런 알뜰한 속담 내지 관용구는 4만여개의 속담이 수록된 우리 속담사전에 아예 수록도 되지 않은 것이다. 한 나라의 풍족한 문화/문명이 후대에까지 이어지려면 이런 언어 문화가 제대로 살아나야 한다. 콧대 높은 프랑스인들을 보라. 그들은 국민소득만 높은 다른 나라를 깔보고, 실제로 미국같은 부유한 나라도 프랑스에 대해 정신적인 열등감을 갖고 있지 않은가? 내가 우리의 방대한 문화유산을 전시하고 교육할 수 있는 【속담테마파크】를 거창에 세우자고 군민제안서에 그렇게 떠들어대도 예산 타령만하고있으니, 원......
하여, 초심을 잡았다. 조상님들의 지혜와 멋과 해학이 적나라하게 스민 속담을 우선 파고들기로. 내 짐작엔 거의 10년은 걸릴 연작이 되리라. 이 프로젝트를 완성하기 위해서 아침 운동 열심히, 저녁 반주 덜 마셔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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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고초당초 맵다 해도 시집살이 더 맵더라.’라는 말은 개화기 때 만들어진 것으로 여겨지는 민간 전래 속요 가사 한 구절이다. 한국여인의 고달픈 시집살이를 맵디매운 고추에 비한 것이다. 경북도민일보에 실린 칼럼 <고추의 역사> 중에서 일부 따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