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2월 9일(금) 오후 3시
성탄이 다가오는 12월에 아이들과 이 영화를 나누는 것이 괜찮을 것 같아서 선택한 영화다. 하지만 영화가 너무 오래되었고, 너무 서정적인 내용이라 아이들이 지루해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걱정도 어느 정도 앞섰다. 하지만 감사하게도 아이들이 너무 인상적으로 영화를 봤다고 이야기를 한다. 특히 건우 같은 경우 영화의 내용이나 주제보다 영화가 그리고 있는 시대와 자신이 지금 서 있는 시대와의 간극에 대해서 멋진 글을 작성했다.
보통은 영화 내용이 어떻고, 그 영화를 통해 무엇을 느꼈다는 식으로 영화 감상문을 작성한다. 하준이나 하민이, 기성이 모두 그런 식의 글을 작성했다. 하지만 건우는 그런 틀에서 벗어나, 영화의 배경이 되는 1980년대와 자신이 지금 살고 있는 2020년대를 비교하며 글을 풀어나간다. 나는 두 가지 면을 칭찬해 주었다. 하나는 건우가 가진 관점이도, 다른 하나는 그 관점을 한 페이지로 풀어낼 수 있는 힘(실력)이다.
건우는 그 두 가지를 모두 가지고 있다. 같은 영화를 보고 다른 부분을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말 그대로 건우만이 볼 수 있고 생각할 수 있는 관점이다. 그런 독특한 관점을 가지고 글을 작성한 것을 굉장히 칭찬해 주었다. 더 나아가 단순히 관점만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긴 문장으로 풀어낼 수 있다는 것을 격려해 주었다. 가끔 새로운 관점을 가진 사람들은 종종 본다. 하지만 그 관점을 가지고 자신만의 논리로 글을 풀어내는 것은 또 다른 것이다. 건우에겐 그 두 가지가 모두 있었다.
건우가 앞으로 책을 더 많이 봤으면 좋겠다. 동시에 글을 쓰는 일을 멈추지 않았으면 좋겠다. 수업을 마무리 하면서 건우에게 이 두 가지를 강력하게 요청했다. 다양한 책들을 많이 읽어라. 머리 속에 있는 생각들을 글로 많이 표현해 봐라. 이 두 가지를 절대 멈추지 말고 꾸준히 해 봐라. 당부하고 또 당부함으로 수업을 마무리 지었다. 다른 아이들의 글도 있었지만, 오늘은 건우의 이야기만을 이렇게 나누고 싶다. 그 아이가 가진 잠재력이 잘 성장할 수 있기를 조용히 응원하고 지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