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캠핑에 모험 레포츠의 짜릿함을 더하다
연천 임진강번지점프캠핑장
임진강번지점프캠핑장은 올 4월 연천 임진강변에 개장한 신생 캠핑장이다. 아직 유명세를 얻지 못했지만, 캠퍼들 사이에 색다른 캠핑 명소로 떠오르는 중이다. 거기에는 임진강을 배경으로 즐기는 짜릿한 모험 레포츠가 한몫한다. 낮에는 국내 최고 높이의 번지점프에서 용기를 시험하고, 스릴 만점의 라인 드라이브로 임진강을 가로지른다. 사륜바이크(ATV)로 산길과 강변을 마음껏 달리는 재미도 빼놓을 수 없다. 사위에 어둠이 내리면 숲속 캠핑장에 삼삼오오 둘러앉아 자연 속에서 평화로운 휴식을 취한다.
국내 최대 높이를 자랑하는 임진강번지점프
국내 최고 73m 높이의 번지점프
캠핑장에서 가장 눈에 띄는 시설은 임진강 절벽을 끼고 세워진 번지점프대다. 거대한 규모의 철 구조물이 우뚝 솟아 있어서다. 번지점프대는 높이가 수면에서부터 73m로 국내에서 가장 높다.
외마디 비명과 함께 점프대에서 뛰어내는 사람들을 보면 '번지점프가 별건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막상 뛰어내리려 하면 엄청난 용기와 담력이 필요하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면 아래에서 느꼈던 높이와는 차원이 다르다. 그리 높아 보이지 않던 것이 위에서는 다리가 후들거릴 정도로 높게 느껴진다. 바람이 조금만 세게 불어도 정신이 아찔한 게 국내 최대 높이라는 게 실감난다.
엘리베이터에서 점프대까지 약 50m를 걸어야 하는 것도 부담이다. 공중터널이라 불리는 구간의 바닥이 유리로 돼 있어서다. 발밑에 시퍼런 강물이 그대로 보인다. 마치 허공에 발을 딛고 있는 기분이다. 보통 이상의 담력이 있어야 비로소 점프대에 서게 된다.
점프대에 서면 이제 마지막 관문이다. 주저 없이 뛰어내리기만 하면 된다. 요령은 간단하다. 점프대에 발끝을 조금 내밀고 서서 양팔을 옆으로 벌린다. 심호흡을 크게 하고 조교의 구령에 맞춰 개구리가 점프하듯 멀리 뛰면 된다. 주의할 것은 점프할 때 어떠한 경우에도 코드나 기타 장비를 손으로 잡으면 안 된다. 하지만 이게 쉽지가 않다. 고개를 들어 시선을 멀리 두라는 조언에도 눈은 자꾸만 발밑으로 향하고, 의지와 상관없이 엉덩이는 절로 뒤로 빠진다. 이때 필요한 것이 할 수 있다는 용기와 도전정신이다. 뛰어내리는 순간과 줄에 의한 반동으로 몸이 튕겨져 오를 때 약 3초 동안 짜릿한 쾌감이 엄습한다. 찰나의 순간이지만 가슴속에 쌓인 스트레스를 한 방에 날려버릴 수 있다.
용기가 있다고 모든 사람이 번지점프에 도전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중학생(15세) 이하와 50세 이상, 체중 125kg 이상, 신장 130cm 이하인 경우 점프에 제한을 받는다. 고소공포증이나 심혈관 질환 등 신체적 질병이나 장애가 있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번지점프는 남태평양 펜타코스트 섬의 원주민들이 행하던 성인식 풍습에서 유래했다. 나무로 만든 탑에 서서 덩굴을 엮어 만든 긴 줄을 다리에 묶고 뛰어내려 남성의 담력을 과시했다고 한다. 1979년 영국 옥스퍼드대학의 모험스포츠클럽 회원 4명이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금문교에서 뛰어내리면서 모험 스포츠로 자리 잡아갔다. 국내에는 1995년 대전엑스포에서 처음으로 도입되었다.
점프대에서 뛰어내리는 여행객[왼쪽/오른쪽]임진강과 번지점프하는 광경 / 번지점프장 주변 풍경이 아름답다.[왼쪽/오른쪽]점프를 하기 위해서는 유리바닥으로 된 공중터널을 지나야 한다. / 공중터널과 임진강 풍경
임진강을 가로지르는 스릴 만점의 라인 드라이브
번지점프가 수직하강을 하는 것이라면 라인 드라이브는 수평하강을 하는 공중 레포츠다. 라인 드라이브란 양편에 지주대를 설치하고 그 사이를 튼튼한 와이어로 연결한 뒤 트롤리라는 도구를 이용해 빠르게 이동하는 스포츠다. 별도의 전기 장치 없이 무동력으로 하늘을 나는 듯 활강하는 쾌감이 있어 번지점프만큼이나 인기가 많다.
연천과 파주의 경계를 이루는 임진강을 가로질러 쇠줄이 연결된 구간은 300m. 점프를 하는 순간부터 착륙하기까지 소요되는 시간은 약 40초. 최고 시속 100km로 빠르게 활강한다. 두려움은 번지점프보다 훨씬 적고, 새처럼 날아 강을 건너가기에 재미는 훨씬 크다. 무엇보다 장비를 착용하고 간단한 설명을 들으면 남녀노소 누구나 도전할 수 있다. 단, 하네스를 착용하기에 키가 너무 작거나 체중이 많이 나가는 사람은 안전을 위해 체험을 제한하고 있다. 이중 삼중의 안전장치를 통해 줄이 끊어져 추락할 수 있는 위험요소를 최소화해서 교관의 안내에 따른다면 크게 위험하지 않다.
연인들이나 가족 단위 여행객들에게는 사륜오토바이가 인기다. 핸들은 자전거와 닮았고, 손잡이에 딸린 레버로 속도를 조절하기에 조작법이 간단하다. 비교적 충분한 시간 동안 즐길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캠핑장을 떠나 야산 오솔길과 사미천 백사장에서 흙먼지를 뒤집어써가며 오프로드의 매력을 느낄 수 있다.
[왼쪽/오른쪽]라인 드라이브를 준비하는 체험객 / 라인 드라이브 출발 모습[왼쪽/오른쪽]강을 가로질러 하늘을 나는 재미가 있다. / 새처럼 날아 강 반대편에 내려앉는다.[왼쪽/오른쪽]숲길을 달리는 사륜오토바이 / 강변에서 오프로드를 즐기는 여행객
자연 속 휴식처, 캠핑파크
임진강에 어둠이 내리면 모험 레포츠는 막을 내리고 자연 속에서 캠핑을 하며 달콤한 휴식을 즐길 차례다. 캠핑 사이트는 모두 140여 동. 너른 터에 여러 개의 텐트가 옹기종기 모여 캠핑을 할 수 있는 오토캠핑장(120여 동)과 나만의 쉼터를 보장받을 수 있는 숲속야영장(20여 동) 중 원하는 장소를 선택해 자연과 하나 되는 시간을 가지면 된다.
캠핑장 환경은 쾌적하고 깔끔하다. 냉․온수 사용이 가능한 샤워장, 취사장과 화장실 등 편의시설은 기본이다. 전자 제품을 사용할 수 있도록 전기도 공급된다. 캠핑장에 설치된 조명이 새벽 2시까지 밝혀주니 분위기도 밝다. 금요일 오후부터 각양각색의 텐트가 가득 펼쳐지며 캠핑장에 활기가 넘친다. 저녁이면 고기 굽는 냄새가 솔솔 피어오르고, 가족끼리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꽃을 피운다.
어둠이 내린 캠핑장 모습[왼쪽/오른쪽]캠핑장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가족들여유롭고 평화로운 캠핑장 풍경
글, 사진 : 오주환(여행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