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방비 폭탄 제거하기
에너지 가격 폭등에 효과적인 해결책 그린리모델링 제안
고환율, 고물가, 고금리라는 이른바 3고 현상의 무게가 한국경제 전반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특히 국제적인 에너지 가격 폭등으로 인한 한겨울 난방비 급증이 서민들의 큰 근심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에너지 대란은 지구촌 대부분의 국가들이 겪는 어려움이지만 에너지 절약과 탄소제로라는 전 세계적인 과제를 동시에 해결하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겨울철 효과적인 난방과 연료비 절감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보온과 단열이 핵심이다. 문풍지 등을 이용해 창문과 문틈 사이를 메꾸고 창문에 커튼 등을 설치할 경우 외부 열 손실을 최소화시킬 수 있다.
하지만 낡은 건물이나 창호 구석구석으로 빠져나가는 열 손실은 문틈을 메꾼다고 해서 쉽게 해결되지 않는다. 이에 정부는 몇 년 전부터 노후된 건축물의 단열, 설비 등의 성능을 개선하여 에너지 효율을 향상시킴으로써 냉난방 비용을 절감하도록 지원해 주는 ‘그린리모델링 사업’을 벌이고 있다.
그린리모델링 사업을 통해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면서 쾌적하고 건강한 주거환경을 조성하는 일거양득의 정책적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그린리모델링 사업은 건물부문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 달성과 2050 탄소중립 이행을 위한 정책사업으로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한국판 뉴딜 10대 대표과제 중 하나다.
그린리모델링 사업 중에서 노후된 창호 교체는 가장 대표적인 기술요소이다. 정부는 낡은 창호를 품질 좋은 창호로 교체하는 비용을 60개월 할부로 납부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자의 일부를 지원하고 있다. 창호 교체를 통해 태풍이 지나가도 모를 정도의 소음 차단 효과와 인테리어 효과까지 얻을 수 있다. 특히 인테리어 효과는 가히 새집이라 할 정도다. 시공기술도 좋아 하루 만에 마무리할 정도라 굳이 다른 집으로 피신하지 않아도 되므로 어르신들도 크게 무리 없이 시공을 진행할 수 있다.
해운대구의 그린리모델링 창호 교체사업은 지역에 따라 실적이 천차만별이다. 바닷바람을 바로 맞는 우동 지역은 교체율이 비교적 높은 데 비해 분지 지형의 그린시티는 교체율이 낮다. 그린시티는 지지난해부터 불어닥친 리모델링 열풍 탓인지 교체율이 점점 더 떨어지고 있다고 한다. 사실 리모델링이든 재건축이든 사업기간이 최소 8년에서 10년을 훌쩍 넘기는 경우도 있은데 낡은 주거환경을 오랫동안 유지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긴 안목에서 그린리모델링 사업을 고려해 봄도 괜찮을 듯하다.
그린리모델링은 에너지 절약과 탄소제로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국가사업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최근 들어 정부의 정책적 지원과 홍보가 다소 부족한 느낌이다. 하루가 다르게 치열해지는 자원전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라도 정부와 지자체, 그리고 주민들이 그린리모델링에 주목해야 할 때가 아닌가 한다.
/ 박동봉 편집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