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뷰를 하면서 처음으로 결과를 정확하게 맞췄다.(본인은 울산전 프리뷰에서 울산의 2-0 승리를 예언했었다.) 하지만 기쁘지는 않다. 좋은 경기력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2011 시즌 수원과의 개막전이 생각나는 경기였다. 2관왕을 달성시킨 빙가다 감독과 재계약하지 못하고 황보관을 새 감독으로 선임한 서울은, 반드시 잡아야할 라이벌 수원을 상대로 홈에서 처참하게 0-2로 패했다. 당시 패배가 더욱 쓰렸던 건 홈에서 수원이라는 상대에게 패한 것도 패한 것이지만, 경기력이 너무 안 좋은게 더 쓰렸다.
그런데 그것이 4년만에 재현됐다. 물론 그 당시와 달리 이미 리그 개막 이전에 세 경기를 치렀고, 원정인데다 울산과는 수원 정도의 라이벌 관계는 아니지만, 경기력은 최악이었다.
다시 돌이키고 싶지 않지만 실수를 되짚고, 이후 이런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기에 오늘도 끝까지 리뷰를 해본다.
선발라인업
(고요한과 이석현이 연속결장했다. 이것은 무슨 의미일까?)
고요한, 윤주태 등이 아직도 복귀하지 못하고 이석현 마저도 또 다시 명단에서 제외되었다.
초반에 기회를 잡은 건 서울이었다. 좌, 우 측면 풀백 김치우와 차두리의 적극적인 오버래핑과 정조국의 포스트 플레이를 통해 울산을 압박해나갔다. 하지만 전반 10분 페널티 박스 정면에서 얻은 프리킥을 김진규가 위협적으로 슈팅으로 가져갔지만 김승규의 선방에 걸린 것이 서울로썬 제일 아쉬웠다.
울산은 곧바로 철퇴를 들었다. 전반 19분 아크 왼쪽에서 페널티 박스로 들어오던 제파로프의 슈팅이 서울 수비진에 맞고 흘르며 왼쪽으로 향했다. 이를 놓치지 않는 따르따가 지체없이 페널티박스로 크로스를 올려주었고 양동현이 헤더슈팅으로 마무리하며 울산이 선제골을 가져갔다.
상승세를 가져간 울산은 23분, 김태환의 날카로운 크로스를 양동현이 또 다시 헤더슈팅으로 연결하며 서울을 압박해나갔다. 서울은 전반 31분 김치우가 페널티에어리어 왼쪽에서 문전으로 쇄도하던 정조국을 보고 왼발 크로스를 올려주었고 이를 정조국이 헤더슈팅까지 가져갔으나 또 다시 김승규에게 막히며 땅을 쳤다.
울산이 다시 한 번 철퇴를 들었다. 36분 윤일록의 패스미스를 틈타 오른쪽 측면 깊숙히 파고들던 양동현에게 볼이 전달되었다. 양동현은 측면 깊숙히까지 침투한 뒤 페널티 박스로 쇄도하던 제파로프에게 연결해주었고 제파로프는 오른발 슈팅으로 가볍게 추가골을 뽑았다. 제파로프는 5년 전 몸담은 친정팀에 대한 예우로 과한 세레모니는 하지 않았다.
서울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신예 김민혁 대신 노련한 몰리나를 교체투입하며 분위기 반전을 노렸다. 그러나 울산의 강력한 견제 속에 이렇다 할 답을 찾지 못했다. 이어 심제혁과 이상협을 차례로 투입하며 다시 한 번 반전을 노렸지만, 오히려 김태환과 제파로프 등을 내세운 울산의 공격에 추가 실점을 내줄 뻔 하기도 했다.
이에 비해 울산은 두 골차 리드를 잘 지키면서 안정적인 교체 흐름으로 경기를 훌륭하게 잘 이끌었고 결국 서울을 상대로 훌륭한 K리그 데뷔전에 성공했다.
FC서울, 총체적 난국.. "어디부터 손봐야 하나?"
지난 시즌, 빈곤한 공격력에 비해 수비 안정감은 좋다고 평가 받던 FC서울이지만 울산과의 경기만 놓고 보면 막상 그렇지도 않은 모습이다. 그야말로 머리부터 발 끝까지 모두 문제다.
실점 부분이 그러하다. 물론 울산이 훌륭한 공격으로 이어간 것도 맞지만, 애초에 그 실점의 빌미가 FC서울의 실수에서 나왔다는 것이 뼈아프다. 첫 실점 장면, 제파로프의 슈팅이 서울 수비진에 맞고 터치라인 가까이 흘렀다. 따르따가 공을 향해 달려들고 있었지만, 서울 수비진은 그를 마크하기는 커녕 공이 터치라인 밖으로 나갈 것이라고 지레 짐작하며 그 상황을 그대로 방치해두었다.
하지만 따르따는 공을 살려냈고 양동현에게 크로스로 연결되었다. 서울은 그제야 양동현을 막기 위해 부랴부랴 달려들었지만 이미 공은 서울 골대 안에서 뒹굴고 있었다.
특히 추가 실점 장면은 명백한 FC서울의 미스였다. 하프라인 부근에서 윤일록이 백패스를 한다는 것이 제파로프에게 차단당하였고, 제파로프는 양동현과 패스를 주고 받으며 추가골을 뽑았다.
수비도 문제지만 공격진의 움직임은 또 다시 한숨을 내쉬게 만들었다. 최전방 공격수 정조국은 위협적인 헤더슈팅을 한 차례 기록했지만 그게 다였다. 울산의 견고한 수비에 막혀 고전하는 모습이 역력치 않았다. FC서울 공격진의 희망이라 불리는 윤일록과 과거 성남 시절 화려한 모습을 보여주던 에벨톤도 정조국의 상황과 다르지 않았다.
첫 경기부터 서울팬들에게 오히려 과한 기대감을 안겨주기도 한 셈이다. 서울은 하노이를 맞이하여 공격진 대부분이 득점에 성공하며 7-0 대승을 기록했다. 이 때문에 팬들은 정조국, 윤일록, 에벨톤 등 지난 시즌보다 좋은 공격력을 기대했다.
하지만 한 가지 간과한 사실이 있다. 하노이는 시즌 내내 서울이 경쟁을 벌일 K리그 팀들과 AFC챔피언스리그에 나서는 팀들과 비교해 현저하게 떨어진다. 단순히 한 수 아래 팀이 아니라 아예 서울과는 상대가 안되는 팀이다. 그렇기에 하노이전은 기억에서 지워버리는 게 낫다. 오히려 서울의 진짜 첫 경기는 광저우전이었던 셈.
최용수 감독도 "최전방에서 해결 할수 있는 선수가 필요하다"며 최전방 공격수들의 분전을 요구하기도 하였다. 이제 리뷰때 마다 하는 소리라 공격진들 분전 요구하는 것도 지겨워질 시점이다.
어린 선수들에게도 기회를
올 시즌을 앞두고 최용수 감독은 "신인들에게도 기회를 줄 것"이라며 무한 경쟁을 예고했다. 실제로 김민혁이 가시마전 풀타임 활약에 이어 울산전에서도 선발출장하며 어느 정도 맞는 얘기임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다른 선수들에게도 충분히 기회를 주는 것이 어떠한가라는 생각이다. 수비에서는 심상민의 출전을 기대한다. 최근 김치우의 경기력이 그다지 좋지 못했다는 부분에서 심상민의 출장도 예상해 볼 수 있다.
김치우는 공격 가담은 준수했지만 수비 부분에서는 불안정한 모습이 많이 노출되었다. 왼쪽풀백 심상민은 최근 이광종 체제에서 꾸준히 발탁되고 있고 최근 신태용 체제로 바뀐 이후에도 또 다시 발탁되며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심상민은 태국에서 벌어진 킹스컵 우즈벡전에서 상대 선수에게 세 차례 폭행 당했음에도 침착하게 잘 대처하여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그런 침착함은 분명 리그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공격진에서도 심제혁의 선발을 바라기도 한다. 심제혁은 지난 인천과의 FA컵에서 데뷔전을 가졌다. 특히 킥오프 1분만에 득점에 성공하며 서울팬들에게 자신의 이름을 각인시켰다. 이 나롣 후반 교체되어 분위기 반전을 시도하기도 했다. 비록 임창우에 발이 묶이긴 했지만 경험이 적은 것을 생각하면 나름 분전했다.
현재 서울 공격진이 모두 부진하다는 뜻에서 주전급 선수들에게 경각심을 깨워주고자 심제혁을 선바롤 투입한다면, 어린 선수에게는 충분히 경쟁이 가능하다는 자신감, 그리고 주전급 선수들에게는 자칫하다간 주전을 뺏길 수도 있다는 압박을 해 줄 수 있다. 이미 김민혁과 이석현의 경쟁으로 그런 부분은 어느 정도 보여주었다.
아직 부상에서 막 복귀해 몸상태가 정상이 아니라고 판단되는 고요한과 윤주태 역시 몸상태를 회복하면 분명 기회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 두 선수는 앞서 언급한 심상민, 심제혁보다는 훨씬 베테랑이기에 충분히 출전이 예상된다. 이 밖에도 최정한, 박희성, 김현성 등 모든 자원을 최대한 활용해 보길 바란다.
(어린 선수들에게 적극적인 기회를 주며 선수들 사이에 경쟁을 시키는 것도 좋을 듯 하다. [사진출처=FC서울 홈페이지])
Next match : K리그 클래식 2라운드 전북현대
산 넘어 산이다. 서울의 다음 상대는 무려 전북현대. 전북은 ACL 2라운드에서 산둥을 4-1로 대파하였고, 리그 개막전에서도 에두의 두 골을 앞세워 성남을 2-0으로 제압했다.
이미 에두, 에닝요, 레오나르도, 이재성, 이승현 등 무시무시한 공격력을 갖췄는데 FC서울과의 경기에선 '라이언킹' 이동국마저 복귀한다는 소식이다. 전북팬들에게 있어서는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상황이겠지만 FC서울 입장에선 청천벽력(靑天霹靂)같은 소식이다.
그래서 사실 위에 언급한 선수들을 기용해 보는 것이 어떨까 하다. 서울은 지난해 23라운드 전주 원정에서도 전력적으로 한 수 아래로 평가 받는 상황에서도 2진 멤버들을 대거 기용했다. 하지만 그랬음에도 2-1로 승리하는 저력을 보였다.
물론 그 당시 추구했던 수비축구로 비판도 많이 받아서 이번에 2진 멤버로 구성한다 하더라도 그 당시와는 다른 경기력이겠지만 멤버 변화로 전력적으로 새로운 시도를 보이는 것도 어떨까 싶다.
무엇보다 리그 홈개막전이다. 홈에서는 이기는 것이 경기장을 찾아온 홈팬들에 대한 기본 예의가 아니겠는가. 적어도 현재의 서울팬들이라면 넓어진 아량으로 경기력이라도 좋아야 그나마 화가 덜 나지 않을까. 부디 전북전에는 좋은 모습을 기대해본다.
첫댓글 님 혹시 칼럼같은거 쓰세요? 엄청 잘쓰시네ㅋㅋㅋ
뭐 취미죠
잘 읽었습니다. 그런데 서울팬의 입장에서 서술하신 것 같아요. 울산 얘기는 별로 언급되지 않은걸보니..
네. 서울 기준으로만 쓰고 있어요. 그래서 일부러 말머리도 서울로 단거에요. 제가 전문적으로 쓰는건 아니라 그냥 서울 관점에서만 쓰고 있슴다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삭제된 댓글 입니다.
감사합니다 ㅎㅎ
항상 잘보고있어요^^
아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