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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보름달이 뜬 차가운 밤바다를 열세척의 전선이 소리 없이 미끄러져 나아간다.
기함(대장선, 일반 판옥선보다 한배 반 정도 큰 거선) 갑판의 탁자에 모여 앉은 십여 명의 장수와 장교들 모두 긴장된 얼굴인데
상석에 앉아있는 깡마르고 눈에 핏발이 선 주인공 이순신의 결연한 모습
순신; 척후의 보고로는 어란진에 들이닥친 왜선 이백여척이 내일 명량으로 내려오리라고 한다. 해서 우리가 싸울 곳은 명량의 울돌목이 될 것이다
미조항첨사 김응함; 왜... 왜 하필 울돌목인지요?
순신; 적은 많고 우리는 소수니 당연 큰 바다에선 싸울 수 없지 않겠나. 울돌목에 대해선 왜란나기 일년전 진도군수로 있을 때부터 잘 알고 있었지.
장수3; 하, 하지만도...현재의 우리로선 그런 큰 적을 맞아 싸울 힘이 없는디요?
장수2; 그렇습니다. 후일을 기약하고 지금은 후퇴하여 힘을 기르는 것이
순신 탁자를 치며; 닥치게! 적들이 이곳을 돌파하면 온 남해가 적의 수중에 들어가게 되고 서해까지 무사하지 못함을 몰라서 그러는가? 그리되면 나라의 심장부인 한양까지 위협을 받게 된단 말이야
(조용해지는 좌중 그러나 불안한 표정들이 역력하다)
순신; 병법에 이르기를 필사즉생 필생즉사 반드시 죽을 각오로 임하면 살 수 있고 꼭 살려고 하면 죽게 된다고 했으며 또한 한명이 길목을 지키면 천명도 두렵게 할 수 있다고 했는데 이는 바로 오늘의 우리를 두고 하는 말일세.
; 제장들이 조금이라도 명령을 어긴다면 군법으로 다스려 비록 작은 일이라도 용서하지 않겠네!
(각기 배로 떠나오는 장수들, 불안초조한 얼굴들이다)
장수1; 결국 육지로 치면 배수진이라는 말씀 아닌가?
장수2; 그렇지. 이건 옥쇄를 각오하지 않고는 도저히 선택할 수 없는 최악의 작전이라고..
n[정유년(서기1597년) 9월 15일 벽파진 앞바다였다]
< 註; 대부분의 독자가 알 사건을 상투적으로 묘사하는 건 무의미하다 싶어 현대용어로 해설하여 이해를 돕고자 합니다. n은 삽입할 너레이션 표시임>
https://youtu.be/8PGgcshpuNg?si=I_GePAEJM8uS68vH
#n[9월 16일 06시 우수영] 새벽의 수영전경
(많은 배들이 정박해있으며 초가들과 작은 경희루 같은 기와건물도 있고)
(그 안 식사를 막 마친 자리에 둘러선 장수들과 이순신, 병사들도 많다)
장수1; 칠천량의 처참한 패전이후 병사들이 겁에 질려 도망자가 생길 우려가 많습니다만..
순신; 도망쳐서 혹여 살아남을지 모르겠으나 그는 평생을 도망만 치며 살게 될 것이네. 당연히 두려움이 크겠지만 분노와 증오도 커졌겠지,
; 애병필승(哀兵必勝), 서러움을 겪은 병사들이 꼭 승리한다는 말은 모르는가?
(장수와 병사들 서로 돌아보며 멍청하고)
순신; 간밤 꿈에 황석공이 나타나 승리의 비법을 알려주었으니 아무 걱정 말게나
장수1(속으로)-장졸들의 사기를 북돋우려 하는 말 같은데...사실이라면 오죽 노심초사했기에 그런 꿈까지 꾸었을까-
이때, 전령이 급히 들어오며; 보고 드립니다, 놈들이 명량을 거쳐 이쪽으로 오고 있습니다!
순신; 드디어왔군! ; 출~격!
#부산해지는 우수영과 선단전경
누각에서 북을 치는 병사; 둥둥둥둥
뿔고동을 부는 병사; 뿌우우~ 뿌우우~
n[4월 의금부에서 풀려 난지 반년여]
(거센 역류를 헤치고 나아가는 선단 13척)
(그리고 뒤를 따르는 백 여척의 작은 배들)
n[가까이는 조선수군의 전멸에 가까웠던 칠천량에서의 참담한 패전이후 두달여]
(기함의 지휘소에서 갑옷을 입고 서있는 이순신)
(크로즈 긴 수염이 바람에 흩날린다)
n[머리가 희어진 쉰세살 노장의 머릿속엔 무엇이 스쳐가고 있었을까?]
#n[이미 고혼이 된 원균이 스쳐갔을까?]
원균; 이수사, 내가 그대를 미워하는 마음 이상으로 그대를 아꼈노라면 믿어주겠나?
#n[한달여에 걸친 의금부에서의 혹독한 추국이 스쳐갔을까?]
(주리를 틀고 인두로 살을 지지는 관리들)
윤대감; 바른대로 실토하렸다! 너는 전공을 가로채고 용장을 음해하고 조정의 명령을 여러번 무시했을 뿐만 아니라 임금까지 속였다. 어서 자복하라!
#n[아니면 어릴 때부터의 친구이자 형이자 든든한 후원자인 서애유성룡이 스쳐갔을까?]
(병석에 누운 피골이 상접한 순신의 손을 잡고 격려하는 대감)
성룡; 여해, 힘을 내게나. 인생은 긴 것이라네. ; 그 모진 고문에서도 살아난 것은 하늘이 여해를 크게 쓰려함일 것이네.
#(권율에 울분을 토하는 평복차림의 순신)
; 소관이 왜 사년이 넘도록 부산으로 출격을 안했겠소이까, 육군의 지원 없이 부산을 치는 것은 자살행위란 것을 도원수도 아실 것 아니오.
; 수군은 결코 육군의 들러리나 소모품이 아니외다!
[도원수 권율]; 아아~ 이제 와서 잘잘못을 따져 무엇하겠소이까? 앞으로가 문제잖소..
; 영감, 비록 내가 원수사를 볼기쳐서 부산으로 떠밀긴 했으나 조선에 수륙군의 구별이 어디 있단 말이오?
; 우리 무관들은 모두 한양에 있는 조정대신의 혀끝에 운명이 결정되는 가련한 신세라는 것을 모르시오?
#n[아니면 얼마 전에 다녀간 어릴 적 친구 허봉의 동생 허균의 말이 스쳐갔을까?]
허균; 답답하군, 김덕령등 여러 의병장들이 억울하게 당하는 것을 보지도 못했수? 사냥이 끝나면 사냥개는 솥에 삶아지는 것이 고금의 진리란 말이오
; 궐내의 냉혹하고 음험한 그 사람은 정여립의 난에 피해망상이 생겨 전라도를 아예 반역의 땅이라고 낙인찍고 있는 판이우. 머잖아 전쟁이 끝나면 공 있는 장수들을 모두 숙청할 것인데 형님은 제 일 순위로 목이 잘릴 것이오.
; 어때요. 차라리 군선을 이끌고 올라가 한양을 접수하는 것이. 솔직히 왕후장상의 씨가 따로 있답디까(격분한 이순신이 환도를 빼든다)
허균; 이크크, 어릴 때부터 농담도 못하게 하더니 아직도 여전하네,(도망가며); 크하하하...미친 아우 이만 물러가오
#[촤아아] (다시 거센 파도를 가르는 함선위의 노장의 만감어린 얼굴 크로즈)
(해가 뜨는 바다전경) n[아마도 그 모든 일들이 스쳐갔을 것이다]
n[09시]
송희립; 장군님 울돌목에 도착했습니다!
[촤아아..콰르르르] (거세게 흐르는 조류)
n[진도와 화원반도 사이에 있는 명량해협중의 가장 좁은 목인 울돌목이 이순신이 연출한 결전의 장소였다]
순신; 횡렬로 일자진을 펼치고 떠내려가지 않도록 닻을 내려라!
(전선들 일자로 산개하여 전 해협을 막아선다)
n[가장 좁은 곳은 너비가 330미터밖에 안되는데다 깊이는 2미터에 불과할뿐더러 양쪽 육지 쪽으로는 암초가 많이 산재한 곳이다]
n[따라서 흘수가 깊은 왜선이 기동하기엔 장애가 많은 천험의 곳이다] 장면 묘사
n[썰물 때는 조수가 서쪽에서 동쪽으로 밀물 땐 그 반대인데 워낙 조수의 흐름이 빨라 마치 우는 소리를 낸다하여 명량(鳴梁)이라고 불리우는 것이다]
[10시]
망루의 병사; 멀리서 적이 다가옵니다!
(해협 끝쪽에 왜선들이 점점 나타나는데 긴장에 휩싸이는 병사들) 병사1; 어이쿠, 저, 저렇게 많이 몰려오다니..
병사2; 맙소사! 수백척도 넘는 것 같은데 어떻게 당해낸다는 거야
병사3;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무린데
병사4; 아아~ 살아서 다시 땅을 밟을 수 있을지...
순신; 닻을 올려라! 적은 아직 머니 동요하지 말고 기다려라!
n[ 조선수군은 칠천량에서 살아남은 열두척에 새로 취역한 한척을 포함해 열세척인 반면 왜선은 모두 이백여척으로 실로 15;1이라는 세계 해전사에 유례없는 전력차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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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서
[그랬다]
[그리 멀지도 않은 400여년전 이 땅에 이순신이라는 명장이 살았었다]
[그는 글과 무예에 뛰어났을 뿐만 아니라 효성 깊고 충성심이 강하고 의지가 굳고 부정부패와 타협을 않고 정의감에 투철하고 문학적 감성도 풍부하며 가족도 끔찍이 사랑했던 인간이라고 전해진다]
[그런데 과연 그랬을까? 정녕 세상에 그런 완벽한 인간이 존재할 수 있었을까?]
[어쩌면 우리는 성웅이라는 수식어에 걸맞게 이순신 장군을 신격화하여 실제와 다소 다른 인물로 짜 맞추었는지도 모를 일이다]
[그리하여 장군님은 어쩌면 하늘에서 오늘날 당신의 수많은 전기와 영화 드라마를 보며 고개를 갸웃하실지도 모를 일이다]
[이순신, 그는 도대체 누구인가?]
[본 작품은 나라를 구한 聖雄, 혹은 불세출의 名將이란 전제를 떠나서 자연인, 인간 이순신을 조명하려는 의도에서 기획되었다]
[자, 그럼 사백육십 년 전으로 시간여행을 떠나보자]
....계속....
이순신
** 인간 이순신의 아우트라인은 다음과 같다. 이순신은 완벽한 인간이 아니었다. 특히 소년기에는..그 인생도 대기만성이었듯이, 33세 무과에 급제하기까지는 공백이나 마찬가진데 아마도 수많은 곡절과 실수도 있었을 것이다. 본 작품의 주제는 민초, 혹은 민중의 아픔을 이해하고 그들과 같이 하며 기득권층의 부정부패와 타협을 안했던 아웃사이더의 일대기다.
살아선 온갖 모략과 좌절과 절망과 고통을 감내해야 되었지만 죽어서 영원히 살게 된(용이 된) 인간승리의 기록인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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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프롤로그 해안가 전경
독수리가 창공을 날고 있는데 크로즈 하여 날카로이 빛나는 독수리의 눈이
돌아간 방향으로 수많은 까마귀떼들이 구름같이 몰려와 독수리에 달려든다
[까아악] [까아악] 독수리의 발톱에 까마귀 수십 마리가 격퇴되어 깃털을 날리며
추락하지만 워낙 많은 수의 까마귀들에 협공당해 치열한 혈전이 벌어지는데
독수리 결국 힘이 다해 피를 흘리며 무력해지며 수면으로 내려앉다가
추락해 물속으로 사라진다.
수천마리의 까마귀들 득의양양 휘오리 바람처럼 군무를 추는데
돌연 그 아래 바다가 끓어오르며 크게 일렁이는가 싶더니..
거대한 용이 머리를 내민다 [촤아아] 엄청난 파도가 치고
[끄르르] 용의 나직한 울부짓음이 초음파처럼 퍼져나가자
까마귀들 흠칫 동요하며 얼어붙는다.
[콰아아] 용의 몸이 드러나며 서서히 창공으로 오르는데 한 마리가 아니라
또다른 용이 뒤이어 같이 어우러지며 호호탕탕히 승천을 한다
까마귀들은 용의 눈빛 (레이져)섬광에 스쳐 타버리거나 먼지가 되어 날려가
추풍낙엽처럼 스러지고 드디어 용 꼬리까지 드러나 하늘로 오르는 장엄한 광경
용머리 크로즈업되어 슥 이쪽을 돌아보는 화염에 일렁이는 섬칫한 용의 눈
#1 옛 조선 민가들이 모여있는 동네의 밤 전경-[아아악]
어떤 기와집 크로즈업 되며 소리; 부,부인 정신차리시오!
그 방안 이부자리에서 30대의 선비가 자는 부인을 흔들고 있다
정갈한 방안 한켠엔 서탁이 있고 책이 펼쳐져 있고 등잔불이 일렁인다
깨어나는 부인; 어마...
선비; 허어 땀이 비 오듯 하는구려, 가위에라도 눌린 것이오?
부인,상체를 일으키며; 휴우~~ 꿈이었군요...
선비; 허면 흉몽이라도 꾼 모양이구려?
부인; 글쎄요 흉몽인지 길몽인지..너무도 이상한 꿈이었어요...
선비; 대체 무슨 꿈을 꾸었길래 그러시오?
부인; 매인지 독수리인지 모르지만...수많은 가마귀들이 달려들어...
설명하는 모습 보여주고 잠시 생각하는 선비
선비; 이건...아무래도 태몽같구려.
부인,부끄러워하며; 태몽이요? 에그, 얄궂기도 해라..
선비; 용은 매우 상서로운 영물이오. 그런데 쌍용이라니 이건 분명 문무를 겸비할 아이를 잉태한 조짐이 틀림없소이다...
부인, 좋아하며; ..정말이라면 길몽이군요?
선비, 약간 어두운 안색으로 독백-- 다만.독수리나 가마귀는 그리 안좋은 징조거늘...고난과 파란이 많지 않을지..--
[ 조선 중종 말년(1544년) 여름의 일이었다]
#2 정한수를 떠놓고 기도하는 부인
[ 과연 한성의 건천동(지금의 중구 인현동)에 살고 있는 선비 이정의 부인 草溪卞氏에게 태기가 있더니..]
집밖에서 왔다갔다하며 초조한 선비 이정의 안절부절하는 모습
[ 그 다음해인 인종1년(1545년) 3월 8일(양력4월28일)]
; 으아앙~ (담밖으로 들려오는 呱呱之聲에 놀라는 이정)
이정; 오오~ 드디어...
나이든 산파가 밖에 대고 소리친다; 나으리, 아들이예요! 세째 아드님이라구요
#3 방안, 앉아서 어린 아이에 젖을 물리는 부인의 단아한 모습
이정 들어오며; 부인, 아이를 낳느라 애 많이 썼구려, 수고했소이다
부인; 여보 이 아이의 이름을 순신이라고 하는 게 어떻겠어요?
이정; 순신...?
부인; 실은 지난 밤 꿈에 아버님께서 현신하셔서 이아이는 반드시 귀하게 될 운명이니 이름을 순신이라고 지으라고 하셨거든요
이정; 오라..태몽도 예사롭지가 않더니 과연!!
; 그럽시다. 돌아가신 아버지가 지어주셨으니 오죽 좋은 이름이겠소
#4 [ 덕수이씨 가문의 선비인 덕연군 이貞] 서책을 보며 뭔가 점을 치는 모습
[ 고려때 중랑장을 지낸 이돈수의 11대손이 된다]
마루에서 아장 아장 걸음마하는 이순신을 보고 웃는 부인과 남녀종들
이정; 점을 쳐보니 이 녀석은 오십이 되면 응당 칼을 짚고 훌륭한 장수가 될 것 같더이다
부인; 어머머 그럼 오십될 때까지는요..?
이정; .......글쎄?..그 준비를 하지 않겠소
ㅡㅡㅡㅡㅡㅡㅡ중략 ㅡㅡㅡㅡㅡㅡㅡㅡ
#12 서당 전경, [登龍學堂]
[ 순신의 나이 다섯살 때 운명적인 만남이 있게 되었으니..]
학당안에 삼십여의 학동들이 앉아있고
그 앞에 순신을 비롯한 네명이 서있는데
훈장; 흐음 올해는 네 마리의 피라미가 들어왔구나 (학동들 웃고); 그런데 순신이란 녀석이 누구인고?
순신; 저요..
훈장; 오오, 그래 바로 너로구나
-- 이 녀석 동네에서 꽤나 나대는 개구쟁이라던데 이젠 어림도 없다 --
; 요신이도 저기 있지만 희신이도 내게서 배웠느니라 (뒤편에 앉은 요신)
; 형만한 아우가 없다지만 용은 그만두고라도 부디 잉어라도 되기를 바라마.
; 말썽을 피우면 단단히 혼을 낼 것이니 매사에 겸손하고 조심하란 말이다, 모두 앉거라 (모두 앉자)
훈장; 너희 넷 중 누구 천자문 모두 외우는 녀석은 없느냐?
; 없어? 그럼 끝까지 읽고 해석할 줄 아는 녀석은?
잠잠한 순신일동 / 훈장,비웃듯; 그도 없어?
훈장; 흠, 그렇다 해도 天地玄黃이 무슨 뜻인지 정도는 알고 있겠지?
학동1; 예, 하늘은 검고 땅은 누렇다는 뜻이잖아요
훈장; 그렇지, 바로 그렇다
순신; 하지만 낮의 하늘은 파랗기도 하고 하얗기도 한걸요.
훈장,흠칫; 으잉? 뭐 어째? 어쩐다고?
학동들 [하하] 웃고
순신; 땅도 노란색은 아니고 대부분 갈색이거나 붉은..앗!
훈장에게 막대기로 머리를 맞았다; 요 피라미가 하늘이 얼마나 높은지 모르는군!
; 이 녀석아, 네가 뭘 안다고 감히 천자문이 잘못되었다고 하는 게야!
; 천자문은 진리니까 무조건 외워야 돼, 모두 배우고 나면 진리임을 자연히 알게 되느니..
; 겨우 하늘천따지만 아는 피라미에겐 천자문에 대해 이러쿵 저러쿵할 자격이 없다는 말이다
; 보거라, 저기 성룡이는 네 살때 천자문을 모두 외우고 쓰기까지 했단다..
순신등 모두 돌아보니 뒤편에 앉은 유성룡이 보인다. 순신보다 세 살 연상으로 벌써 학자티가 나는 고고한 모습인데 좀 쑥스러워 하는 모습, 크로즈되며
훈장; 뿐인 줄 아느냐? 동몽선습 명심보감, 소학도 떼었고 벌써 사서삼경까지 읽는 천재란다
; 나이는 어리지만 이 서당의 작은 선생이나 마찬가지이니 잘 따라배우도록 해라 모두 성룡이의 반의 반만 따라가도 더 바랄 게 없단다.
순신과 성룡 서로 마주치는 눈
[ 서애 유성룡, 죽을 때까지 변하지 않았던 우정과의 만남이었다 ]
ㅡㅡㅡㅡㅡㅡㅡㅡㅡ중략 ㅡㅡㅡㅡㅡㅡㅡㅡㅡ
옥포해전후
순신, 붓글씨 쓰는 모습
< 삼가 도적을 무찌른 일로 아뢰나이다. 전일 경상우수사와 힘을 합해 왜적을 쳐부수라는 분부를 받자옵고 지난 5월 초사흘 새벽두시경 출동했으며..>
< * 통상 ‘적을 무찌른 일로 아뢴다’로 나오는데 적 敵자가 아닌 도적 賊자를썼으므로 분명히 번역해야 그의 사고방식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 거듭되는 패보에 평양에서 명나라로의 망명도 고려하던 선조와 조정대신들은 이순신의 장계를 보고 통곡하지 않는 이가 없었다한다]
감격에 떠는 조정의 신료들과 선조 장면..# 그리고 유성룡의 모습 크로즈
# 우수영의 운주당?에서 조용히 편지쓰는 순신
< 이현형, 서전을 크게 이겼지만 이는 모두 형의 염려덕분인가 합니다. > *而見; 유성룡의 字
< 이 동생은 40년전의 일이 아직도 눈앞에 선히 떠오릅니다..>
순신 크로즈업 < 그때 형을 처음 봤을 때 이 아우는 어리석게도.. >
ㅡㅡㅡㅡㅡㅡㅡ중략 ㅡㅡㅡㅡㅡ
#26. 그후 섬데이, 저녁
순신 3인조가 하학?하는데 앞에 유성룡이 나타난다
성룡; 이순신..나좀 잠깐 볼래?
순신; !!
병세; 어라, 드디어 올 것이 온 건가? 한판 뜨자 이거지? (호전적으로)
순신; 쓸데없는 소리 말고 너희들 먼저 가,
병세와 치수 가버리고 공원비스름한 장소에서 순신과 유성룡 어색한 분위기로 잠시 있는데 한켠 나무그늘에 등짐장수가 짐을 내려놓고 땀을 씻으며 쉬고있는 중이다
순신; 무슨 일야?
성룡; 나, 나한테...
순신, 사무적으로; 아아~ 내 알바 아닌 일엔 관심 없다는 걸 먼저 말해둬야겠는걸
성룡; 내한테 유감이 있다면 풀어주꼬마!
; 처음에 소문만 듣고 니를 잘못 생각해서 실수한기라, 우얏든둥 미안하다카이
순신, 노려보며; 진심으로 하는 말이야?
성룡; 와, 안 믿어지노? / 순신; ..........
순신; 그런데 말투가 갑자기 왜 그리 변한 건데..?
성룡; 실은 남들이 사투리 쓴다고 놀릴까바 신경 엄청 쓴다 아이가...
순신; 나야말로 柳公을 잘못 생각했어, ; 미안해
성룡; ...고,공이라니? (* 등짐장수 귀가 쫑긋하여 듣고 있는)
순신; 나보다 나이도 많고 더 현명하고..전번에 대감행차를 가로 막은걸 무마한 것도 고마웠는데...
; 이렇게 아우에게 먼저 굽히는 넓은 마음을 가졌으니 당연하지
성룡(툭치며); 어허 이공 왜 이러시나,
; 지기지우에게 나이차이란 아무 씰데 없는 거라카이.
; 그리고 니는 내가 못 따라갈 용기와 열정과 재주가 있는데 서로 비기기로 하는기라, 됐나?
순신; 그럼 형이 너무 손해 보는 것 같은데...?
성룡; 싸나가 쪼잔하게스리 먼 말이 그리 많노. 어떤 경우는 굳이 말이 필요없는기라
순신; 크큭, 그런데 그 사투리 넘 웃긴다 아이가, 이랏노 그랏노..훗후후후
성룡,웃으며; 이 문디가 시방 무라카노..
서로 다정히 가는 뒷모습을 입벌리고 바라보던
등짐장수; 거어참, 듣다보니 희안하고 가관이로세
; 양반가 얼라들은 전부 저리 영악한가 몰라도 이공,유공..하참
ㅡㅡㅡㅡㅡㅡㅡ중략 ㅡㅡㅡㅡㅡ
#저자거리의 싸움
#30 성룡과 순신 자리를 벗어나 걸으며
성룡; 이해는 하지만 너무 심했어 / 순신; .....
성룡; 얼굴은 영낙없는 백면서생인데 가슴속은 혈기와 열기로 가득하니..대체 이유가 뭐야?
순신; 잘못된 일이 너무도 많이 눈에 뜨이고 귀를 어지럽히는데 당연하지
; 공정하지도 공평하지도 않고 하늘의 섭리도 없는 세상을..(열정적으로)
; 그, 그런 세상을 사는 의미란 도대체 무엇인지 모르겠어..
성룡; 공평하지 못한 것이 실은 공평하다는 증명이 될 수도 있는데..
순신,불끈; 무슨 궤변이야! 불공평이 공평과 어떻게 똑같단 말야?
성룡; 혁명을 할 각오가 아니라면 잘못된 이면의 사정을 헤아리는 자세도 중요하단 말이야!
순신; 그런 뜨뜻미지근한 말은 질색이야. 나쁜 일에 애써 눈감는 것은..
; 난 그렇게 생각해, 무지한 것은 용서할 수 있지만 알면서도 실천을 않는 건 용서할 수 없다고!
성룡; 마치 나를 욕하는 것 같이 들리는데 물론 행동하지 않는 양심이란 위선이며 세상을 망치는 근본원인일지도 모르지.
; 그렇지만 세상일은 옳다 그르다 식으로 간단히 판단할 수 있는 게 아냐
순신; 나도 알아..
; 하지만 형, 이 아우는 주어진 능력이 허락하는 껏 잘못된 걸 고쳐가며 살 생각이오.
성룡, 수심어린-- 여해의 치열한 성격으로 보아 결코 쉽지 않은 고난의 가시밭길이 될 텐데..--
[ 汝諧; 이순신의 字 ]
-- 하지만 포숙아가 관자를 이해하듯이 난 아우를 믿네--
-- 부디 재야의 반골선비인 부친의 영향에다 궁핍한 가정사정에서 오는 젊은 날의 일시적 혈기에 불과하기를..--
[ 순신은 말이 적고 잘 웃지 않았다. 그의 용모는 단아했으며 항상 마음과 몸을 닦아 준엄한 선비와도 같았으나 내면에는 담력과 용기가 뛰어났다. 그가 자신을 잊고 나라를 위해 죽을 수 있었던 것은 평소에 수양을 많이 쌓은 데에 그 바탕이 있었다.
(유성룡의 ‘징비록’에서) ]
ㅡㅡㅡㅡㅡㅡㅡ중략 ㅡㅡㅡㅡㅡㅡ
#32 한밤중 의원이 땀을 뻘뻘흘리며 바둑두는 순신 어깨의 살을 갈랐다
의원; 이,이런 총탄이 두치 깊이까지 들어갔군요
순신,땀을 흘리며, 이를 악무는; 흠, 아무래도 이 대마에 가일수 해야 되나?
보는 사람들 새파랗게 질려 혀를 내두르는
[ ‘철환을 맞은 자리가 아주 고약합니다, 그런데도 매일 갑옷을 입고 싸우므로 상처가 곪아터져 고약한 진물이 흘러내리니 옷을 입을 수가 없습니다. 매일 약을 바르지만
차도가 없어 완치되려면 시일이 걸릴 것 같아 정말 고민입니다’(1년후 유성룡에게 보낸 편지에서) ]
[ 강건했던 공의 몸이 이 부상으로 인해 점점 약골로 변해간듯 하다]
ㅡㅡㅡㅡㅡ 중략 ㅡㅡㅡㅡ
[ 이순신의 성격상 원균이 제멋대로 떠드는 걸 묵묵부답으로 넘겼을지는 모르나 무책임한 무군지장에게 그런 약속을 할리 없다. 원균은 고작 세척의 전함만을 가지고 남의 함대에 빈대붙은 자신의 주제를 몰랐다. 원균의 심리상태는 후세의 정신과의사가 아니더라도 쉽게 진단할 수 있다. 왜란 발발직후, 워낙 졸렬했던 자신의 행위에 대한 자격지심과 점점 신망을 얻어가는 후배 이순신에 대한 질투에서 비롯된 것임이 틀림없다.
원균의 끈질긴 원망과 음해는 결국 결실을 거두는데 그건 먼 나중의 일이다 ]
# 상기 나레이션을 반장쯤에 일괄 때려주고, 탐욕스런 원균모습 적절히..
[ 그렇긴 해도 이순신이 신상필벌에 엄격하여 목을 잘라 효수한 일은 한두번이 아니었다]
상좌에 앉아 포박당해 꿇어 업드린 죄인에게 추상같이 호령하는 이순신의 냉혹한 모습
[ 상관과의 많은 불화도 그가 융화에 정말 문제가 있었던 게 아닌가하는 의문도 든다]
상관에 맞서 단호히 거절하는 사무적인 모습
[ 이순신의 성격은 정말 어떠했던가?] 꿋꿋한 모습 크로즈
[ 그는 대체 어떤 청소년기를 보냈기에 그리도 단호하고 엄격했던가?]
[ 다시 삼십여년전으로 돌아가보자]
#37 어느날 저녁, 순신 거리를 걸어오는데
[ 순신의 집안 형편은 점점 기울어갔다]
억수(50대의 허리가 구부러진 충실한 노복)가 짐을 지고 가다가 부른다; 되련님.. (*처음에 연을 만들어 주던 머슴임)
순신, 어리둥절; 누구..?
그러다,충격; 하,할아범! 낙심천만; 저, 정말 가는 거야? 기어이..
억수; 쇤네 오랫동안 도련님을 뫼실까 했더니 이렇게 되었구만요
순신; 첨례도 가더니..할아범도..가야 된단 말야..(슬픔과 좌절어린)
억수; 아랫 것들에게 따뜻이 대해주신 도련님을 어디 가나 죽을 때까지 잊지 못할 검다요
순신,감정을 억누르며; 가는 곳은 어디야?
억수; 용인에 있는 승지댁의 농장이라던데..경치가 좋은 곳이라더군요
순신,부들부들; 우,우리 다시 만날 수 있을까?
억수,역시 슬픔에; 그,그러문입쇼..오랜 후가 될지 몰라도 반드시 다시 만날 날이..
순신; 할아범, 할아범이 어릴 때 나를 업어서 키워준 것 알고 있어..
억수; 후후...도련님은 그때부터 고집이 보통 아니어서 정말 애를 먹었었지요
순신; 고생만 하다가 이렇게 백발이 되고 허리가 꼬부라져서.. (울음을 삼키며)
; 꽃이 피면 비바람이 잦고 인생에는 이별이 많다더니..떠나는 할아범에게 탁배기한잔도 대접 못하다니.....
#38 순신, 좀 퇴락한 집안 안채로 거칠게 들어오는데
대여섯살의 누이동생이 환호하며 달려든다; 야아~ 셋째 오라버니 왔당~
안아들고 무동을 태우고 들어오니 엄마가 화려한 옷의 바느질을 하고 있다
순신; 소자 다녀왔습니다. 어머니..
엄마; 그래..공부 많이 했니?
순신; 아침에 짓고 있던 그 옷 같은데 아직도 하셔요?
엄마; 응, 내일 참의댁 혼사에 쓸 원삼이라서 손이 많이 가는구나, 휴우 어깨야
순신; 가끔 쉬어가면서 하셔요! 이러다 허리가 꼬부라지면..
순신, 엄마의 어깨를 주무르며; ..하,할머니 소리 들어도 좋아요?
엄마; 누구든 늙는단다. 내 동무 중엔 진짜 할머니도 여럿 있는걸..
순신; 글쎄 난 싫어요, 싫다니까요!
뒤에서 어깨를 주무르므로 서로의 얼굴은 당연히 못보는 상황이다
순신,얼굴에 어느새 눈물이 주르르; 하,할아범을 봤어요
분주히 바느질 하던 엄마 손이 멈추고; !
순신; 처음엔 웬 꼽추인가하고 못 알아봤어요..
; 허리가 그리도 굽었는데..농사일을 어떻게 감당할지..(눈물이 펑펑); 가는데 저,저는 노자도 못 드렸어요...엽전 한잎도..
엄마; 어,어쩔 수가 없었단다.. 자꾸 궁색해지는데 하인까지 부릴 여유가 도저히..
누이; 어어? 오라버니 또 운다.. ; 애기같이 운다..헤헤 물이 마구 나와..
엄마; 쯧쯧 밖에선 애들을 그리도 사납게 잡는다면서..(돌아보며) ; 툭하면 우는 네 본색을 그 애들이 알면 뭐라고들 놀리겠니
; 그치지 못하겠니! 대장부는 함부로 눈물을 보이는 법이 아니란다
순신; 그런 법이 써있는 책은 한번도 못봤어요! 영웅호걸이야말로 오히려 더 많이 울더라구요 (어리광부리듯) ; 으허헝..(거의 통곡)
; 슬픈데 안우는 건 틀림없이 정직하지 못한..허헉..
엄마; 순신아, 가난은 단지 조금 불편한 것에 지나지 않으니 너무 속상해하지 말거라
; 모든 건 마음먹기 달린 거란다. (순신의 어깨를 어루만지며 자상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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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상 벌써 14,5 년전에 쓴 소위 학습만화 스토리였습니다.
친구 부탁으로 처음 취지에 공감해서 저질러 본 셈인데...
간단한 만화라도 여러 파트가 나뉘어져 있어 아무리 스토리가 좋아도 연출이나 그림이 시원찮으면 만족한 결과가 안나오지요. 물론 그 반대의 경우도 많고...실로 종합예술이라는 영화와도 많은 부분 흡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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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에 제작사...출판사의 방침이 수시로 바뀌는 통에...
이 작품도 처음 취지와는 달리 권수도 달라졌고 주제도 달라졌고...지리멸렬...믓 흔하디 흔한 그림책으로 주목도 못받고 스러졌네요... 중후반부는 너무 상투적이라 소개할 의미 없겠고...그래도 처음 부분은 취지가 살아있는듯 해보여 소개했습니다.
첫댓글 안녕하세요... 어찌 보면 이순신 장군의 일대기 같은 스토리가 담겨 있네요... 마지막 언급된 내용을 보면서 홍보가 얼만큼 중요한지를 실감나게 하는군요. 한 때는 소셜 미디어가 잘 돼 있어서 그 곳에 연재하면 많은 구독자가 발생하였는데 지금은 유튜브가 대세이니까 이런 카페 말고 한번 유튜브에 연재를 해보심 어찌 할런지요... 항상 행복하세요...
저는 연재도 출판도 전혀 기대하는 바가 없네요. 온라인 인기도 생각밖이고...
다만 영화제작과 많은 부분 흡사한 출판만화에 대한 정보전달이랄까...
아직 만화계에 머물고 있는 친구도 있지만...언젠가는 대세?인 웹툰의 시대도 가리라 봅니다.
분업화..전문화도 좋겠지만 이야기 창작이 더욱 중요하다고 봅니다. 대부분 타인의 작품을 보고 어레인지이지...기발한 발상은 많이 아쉽다는...2.3.4.5등은 많지만...발군의 개척자일지 선구자는 멸종지경 아닌가...ㅠ
요즘 무협도 환타지도 의료 연예도 거의 무조건 환생 빙의를 덮어씌우던데...기승전결도 없이 무조건 본론 결말인데...인터넷게임처럼 수틀림 게임셋으로 치부...ㅠ 어차피 망한 인생 내세..다음게임에서 복구하면 된다는 식인데...연예도 재벌도 스포츠도 정치까지...무협지도 십수년전에 끝...ㅠㅠㅠㅠ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