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인터넷신문기사를 보니 10대 중국인 유학생을 태우고 서울에서 인천공항까지 3시간을 운행하는 등 이른바 '바가지 요금'을 씌우려던 택시기사가 경찰에 적발됐다고 한다. 인천 관광 경찰대에 따르면 지난 4일 서울 동대문구에서 택시에 탑승한 10대 중국인 유학생 아무개는 경기 파주와 부천 등지를 3시간 넘게 돌고서야 목적지인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다고 한다.
통상 1시간30분 거리를 3시간 넘게 운행한 것에 바가지 요금을 의심한 아무개는 택시 안에서 한국인 지인에게 연락해 경찰에 신고를 부탁했고, 택시기사는 인천공항에 미리 나와 있던 경찰에 검거됐다고 한다. 경찰은 택시기사에게 100만원 이하의 과태료 처분을 내려달라고 서울시에 행정통보를 했다고 한다.
뺑뺑이란 본래 뱅글뱅글 돌아가는 회전판이나 도는 행위를 의미한다. 어릴 때 아이스케키통을 멘 장사치들이 "잘만 찍으면 두 개!"라고 외치던 소리가 지금도 귀에 선하다. 숫자나 색깔이 달리 표시된 둥근 판을 돌려 놓고 끝이 뾰족한 다트 같은 것으로 맞혀 등급을 정하는 놀이로 일종의 노름이라 할 수 있다. 실력보다는 요행수가 작용하므로 한 개 사 먹을 돈으로 잘하면 두 개를 건질 수도 있어 어린 아이들한테 인가가 있었다.
한편 춤 교섭소나 캬바레 같은 데서 남녀가 춤추는 것을 속되게 이르는 것을 뺑뺑이라 했는데 이는 빙글빙글 도는 스텝이 많기 때문에 유래된 것으로 보인다. 머리 위론 오색찬란한 불빛이 돌아가고 바닥도 미끄러워 신나는 음악에 맞춰 몸을 흔들면 세상 만사가 물 흐르듯 잘 돌아가기 마련이다. 그래서 제비족이 생기고 여자들도 춤바람이 나는 것이다. 군에서도 기합 받을 때 원산폭격 뺑뺑이와 뺑뺑이 돌리기 선착순은 약방에 감초였다.
대학 다닐때 실습 나가서 배가 일본 동경에 기항했을 때였다. 친구와 함께 부두에서 택시를 타고 시내 중심가로 나가자고 하였다.
부두에서 얼마 안가면 중심가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택시기사는 골목길을 한참 돌아 가는 것 같았다. 뒷좌석에 앉은 친구와 나는 택시기미터에 신경이 써였다. 우리나라보다 택시비가 비쌌기 때문이었다. 나도 모르게 입에서 "쌔끼 우리가 길을 잘 모른다고 뺑뺑이 도는 모양이다"라고 튀어 나왔다. 그랬더니 가만이 듣고 있던 기사가 "나도 한국 사람이오"하는 것이 아닌가. 우리는 일본에서 택시를 탓으니 택시기사는 당연히 일본사람일 것으로 생각하고 우리가 한국말을 하면 알아듣지 못하리라고 생각했었다. 그 순간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기어 들어가 숨고 싶었다. 당장 미안하다고 사과를 했다. 알고보니 제주도에서 일본으로 건너와 살던 재일교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