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없는 것은 세가지가 있다고 한다.
'공짜' '비밀' '정답'.
그런데 셋 중 세상에 진짜 없는 것 한 가지를 고르라면 필자는 단연 '공짜'라고 말하고 싶다.
'비밀'에 관해 19세기 미국의 링컨 대통령이 '다수를 잠시 속일 수 있다.
일부를 영원히 속일 수 도 있다.
그러나 다수를 영원히 속일수는없다고 정리한 바와 같이 특정 부분에서 오랫동안 지켜지는 비밀은 있을 수 있다.
'정답이 없다'는말도 우주만물과 인간세상이 벼낳고발전하기에 자기가 아는 지식이 무오류의 진리라는 교만을 경계하기 위해 있다.
유연한 사고, 창조작 발상을 강조하기 위함이지 합리와 상식 기반의 일상에서 누구나 고개를 끄덕일 하나의 답이 존재한다는
사실마저 부정하진 않는다.
그래서 ;비밀' '정담' '공짜' 중 마지막으로 남은 사실 하나가 '세상에 공짜가 없다'이다.
하위권의 반란? '아뇨, 제 노력의 결과입니다'
지난 11일 폐막한 '100년만의 파리올림픽'은 '어떤 성취도 공짜로 생기지 않는다'는 사실을 호가인하기에 충분했따.
나는 스포츠 매니아는 아니지만 노력한 만큼, 땀 흘린 만큼 결실을 맺는 인간사의 원리를 드라마틱하게 보여 주기에
올림픽을 사랑한다.
태구너도 여자 57kg급 김유진은 1m83cm의 큰 키에 생김새도 시원시원하고 마치 배구 레전드 김연경을 닮았다.
김유진은 근접전에서 '내려차기' 기술이 일품이다.
너무 빨라서 상대방이 알면서도 당하기 일쑤다.
이 무기를 장착한 여자 태권V 김유진(세계 랭킹 24위)은 랭킹 5위 (튀르키예), 위(캐나다), 1위(중국), 2위(이란)를 차례로 꺾었다.
김유진이 금메달을 목에 건 뒤 기자가 '하위권의 반란이라고 생각하나'라고 소감을 묻자 그는 망설임 없이
'아니다.
내 노력의 결과라고 생각한다.
나는 숫자 그런 거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나에게만 신경 썼다'라고 말했다.
이런 답변은 정직하게 최선을 다하고 자기의 피와 땀을 쏟아부어 본 사람만이 할 수 있다.
김유진은 '혹독하게 훈련했다.
운동을 관두고 싶을 정도로 하루하루...내일이 안 왔으면 할 정도로 했다.
하루 1 만 번, 2만 번 쯤 발차기 훈련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타인과 경쟁한 게 아니라 자신과 싸웠다.
자기를 이긴 결과 나온 발언이 '나 자신을 믿을 수 있었다.
(막상 게임은) 별 거 아니었다.
긴장하지 않았고 재밌었다.
잘 버텨준 내 다리가 고맙다'는 것이었다.
김유진을 포함해 올림픽 매달리스트들의 기자회견을 볼 때 사람들이 진한 감동을 느끼는 이유는 뭘까.
잔꾀나 꼼수가 통하지 않고, 오직 훈련과 노력으로 승부가 갈리는 정직한 무대 즉, 공짜가 없는 세상의 진실을 확인하기 떄문은
아닐까.
빛나는 '삶의 올림픽'을
'혹독한 훈련'의 열매는 나를 믿는 자존감, 세상에 대한 자신감, 긴장 너머 재미, 감사의 마음 등이다.
사실 자존감, 자신감, 재미, 감사의 마음 등의 감정은 고도의 마인드컨트롤과 관련 있다.
이김유진은 '체력이나 기술보다 마인드 컨트롤이 더 중요했다,...포기하지 말자.
무너지지 말자고 수없이 되뇌었다'고 한다.
정신과 육체는 연결돼 있다.
마인드 커트롤이 혹독한 육체 훈련을 생략한 채 고도화되기는 어렵다.
마인드 컨트롤이 '마인드만' 컨트롤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며 이것이 허무한 인간의 중얼거리는 정신승리법으로 타락해선
곤란하다.
올림픽은 세상의 정직한 투영이자 세상을 이끄는 밝은 빛이라서 감동을 더한다.
올림픽은 4년 마다 열리지 않는다.
개인이 직면하는 모든 생활에서, 경제주체나 주권자로서 참여하는 시장이나 공공의 각 경쟁 마당에서 지금도 올림픽이 열리고
있다.
공짜가 없고, 반칙을 쓰지 않으며 성취엔 박수를 보내고 전체가 상승하는 '삶의 올림픽이 곳곳에서 진행 중이다.
각각의 개인은 빛이다.
자기 연마를 우선한다.
성공을 음미하며 실패에서 교훈을 찾는다.
매사에 미간을 찌푸리며 남탓하기에 바쁜 사람들도 있다.
그들은 세상의 리더가 되기 어렵다.'파리 올림픽에서 한국의 젊은이들은 빛나는 개인의 미덕을 유감없이 보여줬따.
다만 빛나는 개인들이 조심할 바가 있다.
교만을 경계하는 양궁 3관왕 김우진의 말이다.
'후배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
메달 땄다고 젖어있지 마라.
해 뜨면 미른다.' 전영기 시사저널 편집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