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님의 <떨어진 꽃과 흐르는 물처럼>
글쓴이 디미네이트
[글쓰기에 앞서…]
지목을 처음 받은 기쁨에 덜컥 받아들였는데, 읽어보니 무협이군요. 사실대로 이야기하자면 저는 무협은 단 한 개도 읽은 적이 없습니다. 그 흔한 판타지와 무협의 퓨전조차도 최근에 한 번 읽어본 <다크 메이지>가 전부인 녀석입니다. 무협에 대해서는 문외한이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죠. 그런 저이기에 괜히 멋도 모르고 썼다가 작가 분께 별 도움도 못 드리는 게 아닌가 고민했습니다. 어쨌든 받은 지목에 대해서는 책임을 져야겠죠. 모자란 부분이 있더라도 무협에 대해 문외한인 녀석이 쓴 것이니 너무 질책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럼 감평에 들어가 보겠습니다.
구성력 (+요인 : 이야기 구성 / -요인 : 개연성)
누구나 아는 것이겠지만? 유단봉으로 둔갑한 단정심??
언제나 그렇듯이 17페이지 분량, 그것도 초반에서 구성에 대해 논하기는 힘듭니다. 누구나 소설을 쓰기 시작할 때는 여러 번 생각해본 끝에 시작하기 때문이죠. 이렇게 세심하게 생각하는 태도를 소설을 완결 지을 때까지 유지하느냐 마느냐가 구성력의 관건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시간 따라 흐르는 일반적인 구성이니, 특이한 구성을 시도하고 있는 것도 아닙니다. 다만 평소에 경제학 선생님께서 자주 인용하시던 무협의 일반적인 시나리오(부모가 죽고, 우연히 스승을 만나 복수를 위해 무공 수련을 하고 어쩌고저쩌고…)와는 다른 시작을 보이는 것에 ‘이것이 요즘 그렇게 떠들어대던 신 무협이라는 것인가?’라고 중얼거리며 지나칠 뿐입니다. 무협에 대해 잘 모르니 어쩔 수 없죠. 어쨌든 다른 것 다 빼놓고 그냥 일반적인 소설로써 바라볼 때, 특이한 시작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누구나 아는 것이겠지만.’ 으로 시작하는 시작은 약하고 허무했습니다. 저같이 무협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독자에게는 거부감을 줄 수도 있는 것이죠. 누구나 아는 것이라면 애당초에 설명을 하지 말아야했습니다. 바쁘게 돌아가는 화산의 정세에 대해 묘사를 하는 것이 더 좋은 시작이 아니었을까하는 생각이 드네요.
중간에 개연성에 아주 큰 구멍이 뚫려 있습니다. 3화에서 유단봉과 단정심을 바꿔 쓰신 부분이 있군요. 작가 스스로가 인물에 대해 헷갈려한다는 것은 조금은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입니다. 과연 자신이 쓰고 있는 글의 상황에 대해 제대로 그림을 그리고 쓰고 있는 것인가 하는 불경스런 의구심이 들기도 했습니다.
글은 정성입니다. 정성은 바꿔 말하면 집중력이겠죠. 3화에서처럼 황당한 실수가 앞으로 보이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언제나..님께 구성력 점수 10점/25점(40%)을 드리겠습니다.
표현력 (+요인 : 문장력 / ± 요인 : 시점 사용의 능숙함 / - 요인 : 완성도)
제법 옛 느낌이 나는 글투. 하지만 박진감 없는 전투.
무협적인 분위기가 나는 고어적인 문장은 비교적 잘 쓰셨습니다. 잘 다듬으면 고대소설 같은 분위기를 물씬 풍길 수 있을 것 같네요. 구성력에 있어서는 고대 소설이라 하면 흉이겠지만, 표현력에 있어서는 고대 소설이란 말은 물처럼 매끄럽게 흐르는 묘사력을 칭하는 말이 될 것입니다. 무협처럼 약간 옛날 분위기가 나는 글에서는 어쩌면 고대 소설적인 문체가 강점이 될 지도 모르겠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아직은 물 흐르듯 매끄럽거나, 유채 핀 제주도처럼 화려하지는 못합니다. 더 다듬으면 가능하리라는 가능성을 보았을 뿐입니다. 많은 글쓰기 연습으로 자신의 스타일을 찾아나가시기 바랍니다.
글쓰기 연습 하실 때, 한 가지 더 신경 쓰셔야할 부분은 전투의 묘사일 것입니다. 세밀하게 표현한 것도 아니며, 박진감이 넘치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어떤 초식을 썼다.’ 이런 식으로만 말해버리면 그게 뭔지 저 같은 녀석은 알 길이 없습니다. 그나마도 얼버무려서 ‘몇 초식 나누었다.’ 이런 식으로 쓰기도 하더군요. 들은 바에 의하면 무협은 독창성보다 표현력으로 승부를 보는 장르라고 합니다. 박진감 있는 전투 묘사로 독자를 확 잡아 이끌어야한다는 이야기인 것 같습니다. 그런 점에서는 아직 모자란 부분이 많군요.
완성도 역시 문제점입니다. 8화까지 페이지당 평균 12.7개의 틀린 맞춤법이 보였습니다. 맞춤법 검사기 한 번만 돌려보면 전부 잡아낼 수 있는 문제점들이죠. 구성력 평가할 때부터 계속 글 쓰는 데 있어서의 세심함에 대해 지적을 받으시는 것 같아 아쉽습니다.
언제나..님께 표현력 점수 16.5점/25점(66%)을 드리겠습니다.
독창성(+요인 : 설정의 독특함, 이벤트의 독창성 / - 요인 : 설정과 글의 조화, 표절)
곳곳에서 엿보이는 통상적인 무협에 대한 비판.
‘무협은 독창성으로 승부를 보는 글이 아니다.’ 이 말을 생각해 볼 때, 애당초 무협 평가 항목에 독창성이 들어간다는 것은 이미 점수를 까먹고 들어가는 것 같습니다. 이 경우에 조금 유연하게 생각해보면, 무협의 ‘일반적인’ 설정들을 얼마나 잘 이해하고 글을 쓰고 있는가, 아니면 이벤트나 인물들이 얼마나 특이한가를 평가해볼 수도 있을 것입니다.
서두에 ‘누구나 아는 것이겠지만.’으로 시작한 것을 보면 이미 일반적인 무협의 설정을 안고 쓰겠다는 의도로 보입니다. 그것이 얼마나 잘 적용되었는가에 대해서는 무협을 안 읽어본 저로써는 알 길이 없네요. 사형제 간의 관계, 소유아가 구명지은을 ‘악용’하는 것, 남궁무성의 ‘협행’의 모순성, 연청린이 다른 파의 무공을 강제로 익히게 되는 것 등으로 볼 때, 일반적인 무협을 비꼬려고 하는 의도가 보이는 것 같기도 합니다. 서두의 ‘누구나 아는 것이겠지만.’이라는 것이 어쩌면 이런 비꼬기의 암시 역할을 하고 있다는 느낌도 드네요(그러나 효과적이지 못한 시작이란 사실은 여전합니다.)
언제나..님께 독창성 점수 19점/25점(76%)을 드리겠습니다.
흥미도(± 요인 : 몰입도, 이벤트, 유머 등)
이야기는 재밌는데, 전투씬은…….
재미있습니다. 평소에 남자 같은 성격을 가진 여자를 좋아하는 저에게 소유아라는 캐릭터는 참으로 매력이 있네요. 그러나 소유아같은 캐릭터는 판타지에서도 널려있죠. 먼치킨 주인공이 판을 치는 요즘 같은 시대(?)에 주인공이 주변 인물에게 당하는 모습을 보는 것도 나름대로 새로운 재미입니다. 이야기는 흥미를 가지고 읽어볼만한 것 같습니다.
그런데 역시 문제가 되는 것은 전투씬인 것 같습니다. 전투씬의 박진감만 더했으면 좋겠다는 아쉬움이 계속 남네요. 표현력에서 언급한 부분이니 굳이 중복해서 말할 필요 없겠죠.
언제나..님께 흥미도 점수 19점/25점(76%)을 드리겠습니다.
총점과 총평 : 64.5점/100점
재미있는 글, 하지만 정성이 더 있었더라면…….
평균 수준을 각 분야 12.5점, 총점 50점으로 두고 본다는 점을 감안 하면 비교적 괜찮은 글입니다. 제 기준상 75점 이상의 글에 대해서만 ‘잘 썼다.’라는 말을 쓰니, 아직은 모자란 감도 많다는 이야기겠죠.
이야기를 재미있게 잘 이끌어내시고, 그 사이사이에 무협에서 강조되는 몇몇 정신들을 비틀어 놓는 것도 좋았습니다. 하지만 글 솜씨에서 다듬어야할 부분이 많은 것 같군요. 전투씬 같은 경우, 직접 해보면서 느껴보는 게 답입니다만, 무협의 특성상 그게 될 것 같진 않네요. 영화를 많이 보시고, 다른 무협 소설의 문장들을 눈여겨보시는 게 차선책인 것 같습니다.
계속 아쉬웠던 부분은 정성, 달리 말해 집중력 부분입니다. 개연성에서 캐릭터 이름이 뒤바뀌는 부분, 맞춤법 검사기 한 번 돌리면 확 줄일 수 있는 문제 등은 능력이 부족해서 일어나는 일이 아닙니다. 글에 대한 정성이 없다면 독자 역시 떠나갈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앞으로도 좋은 글 부탁드립니다.
무협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르면서 지껄인 느낌이 강하게 듭니다. 작가 분께 민폐나 된 게 아닌가 걱정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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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 그 하나에 모든 것을 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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