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도 8경(巨濟島八景)>
#거제시∙문동∙기성∙일운#
_-고영화(高永和)
거제도의 8경은 ①‘해금강’ ②‘내도’ ‘외도’ ③‘여차 홍포’ ④‘계룡산’ ⑤‘학동’ ⑥‘지심도’ ⑦‘공곶이’ ⑧‘신선대와 바람의 언덕‘이다. 물론 거제시뿐만 아니라,우리나라 지역 곳곳에 8경을 두고 있다. 옛날 동양에서 정한 팔경의 뜻 '8'을 한번 생각해 보자. 왜 꼭 여덟 가지를 정했을까? 세상 어디를 봐도 비슷한 곳은 없는데, 가는 곳마다 꼭 팔경이다. 중국신화에 보면 이 세상이 여덟 개의 기둥, 곧 팔주(八柱)로 받쳐져 있다 하고, 1년도 팔절(八節)로 돼있으며, 바람도 팔풍, 곡식도 팔곡이요, 정치도 요나라 때에는 팔주(八州)로 나누어 팔정(八政), 팔법(八法), 팔형(八刑)으로 다스렸다. 인륜도 팔덕(八德)이요, 사람의 운명도 팔자(八字)라 했다. 뿐만 아니라 경치도 팔경(八景)이 으뜸이요, 미인도 팔방미인(八方美人)이 제일이라고 할 정도니 더 무슨 말이 필요하겠는가. 이는 음양오행이나 주역팔괘(八卦)의 연관성도 부인할 수는 없을 듯하다.
우리나라는 고려중후기부터 자연 경관이나 운치가 뛰어나게 아름다운 여덟 군데를 골라 [○○八景]이라 이름하고, 그 풍광(風光)을 즐겨왔다. 넓게는 전국을 아우르는 대한팔경[大韓八景]을 비롯하여 관동팔경[關東八景]∙단양팔경[丹陽八景] 등 곳곳에 많은 8경(八景)이 있다. 이는 중국의 소상팔경[瀟湘八景]에서 유래되어, 현재에 이르렀다.
소상팔경이란? 중국 후난성 동정호(洞庭湖) 일대의 빼어난 경관 여덟 장면을 말하며, 이후 널리 성행해 이상적인 경치를 표현한 산수화의 상징이 됐다. 소제목 소상팔경(瀟湘八景) 8가지는, 연사모종(煙寺暮鍾)∙원포귀범(遠浦歸帆)∙동정추월(洞庭秋月)∙강천모설(江天暮雪)∙어촌낙조(漁村落照)∙소상야우(瀟湘夜雨)∙산시청람(山市晴嵐)∙평사낙안(平沙落雁)이고, 일본(日本)의 산수8경(山水八景)은, 매오잔춘[梅塢殘春]∙운림장하[雲林長夏]∙해안천장[海岸千檣]∙도구장풍[渡口長風]∙노저군홍[蘆渚羣鴻]∙연강만죽[煙江萬竹]∙호정추일[湖亭秋月]∙강촌제설[江村霽雪]이다. 한·중·일 3국은 유교와 도교라는 공통된 정신적 유산을 공유하고 있다. 이런 정신적 지향성은 선비와 도인 정신으로 귀결됐다. 산 좋고 물 좋은 산수풍경에까지도 유교와 도교의 가치를 투영했다.
근대에 들어와서 이 8경(八景)이 12경(十二景)으로 확대된 곳도 있으며, 시대의 변천에 따라 최근에는 새로운 8경을 선정하는 사례도 볼 수 있다. 거제시에도 강산의 멋과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팔경이 있다.
조선시대부터 전해오는 거제면 지역의 ‘기성팔경[岐城八景]‘이 대표적인 8경(八景)인데, 현대에 들어와서 새로 지정된, 거제시8경[巨濟市八景]∙문동8경[門東八景]∙일운8경[一運八景] 등이 있어 소개하고자 한다.
● 최소한의 글자로 표현하고자, 한시(漢詩) 작법 상의 규칙이나 운률(韻律)은 지명의 글자 수나 한자어가 고정되어 있어 무시했음을 밝혀둡니다.^^
(1) 거제시 8경[巨濟市八景]
內島外島神祕境(내도외도신비경) 신비한 경치가 있는 곳 ‘내도’ ‘외도’
絶景名勝海金剛(절경명승해금강) 아름답고 훌륭한 명승지 ‘해금강’
汝次虹浦玉海岸(여차홍포옥해안) 옥처럼 맑고 깊은 바다 해안 ‘여차 홍포’
形勝眺覽鷄龍山(형승조람계룡산) 뛰어난 풍경을 조망하는 ‘계룡산’
玉礫鶴洞黑眞珠(옥력학동흑진주) 아름다운 몽돌 흑진주 ‘학동’
冬柏花林只心島(동백화림지심도) 동백꽃 숲을 이룬 동백섬 ‘지심도’
公串花園佳海邊(공곶화원가해변) 아름다운 해변의 꽃밭 정원 ‘공곶이’
明麗風岸神仙臺(명려풍안신선대) 새뜻하고 아름다운 ‘신선대와 바람의 언덕‘
(2) 문동 8경[門東八景] 거제시 상문동 문동. 여문평(余文平)
東嶺月出瀑布(㳍)水(동령월출폭포수) 달이 뜨는 동쪽 재의 ‘폭포수(瀑布水)’
西山落照萬里城 (서산낙조만리성) 서산에 해가 지는 곳, ‘만리성(萬里城)’
錦繡山川配合峙 (금수산천배합치) 비단에 수를 놓은 듯 아름다운 산천, ‘배합치(配合峙)’
春來花鳥甑峰山 (춘래화조증봉산) 봄이 되면 꽃이 피고 새가 우는 ‘증봉산(甑峰山)’
朝夕鐘聲龍珠寺 (조석종성용주사) 아침저녁마다 종소리 울리는 ‘용주사(龍珠寺)’
禾田灌漑貯水池 (화전관개저수지) 벼논에 필요한 물을 대는 ‘저수지(貯水池)’
古鵝源泉水道窟 (고아원천수도굴) 옛 군진(軍陣)의 물의 근원, ‘수도굴(水道窟)’
男女風流觀光臺 (남녀풍류관광대) 남녀가 풍치가 있고 멋스럽게 노는 ‘관광대(觀光臺)’
경오년 1990년 가을, 석봉 여문평(庚午秋 石峰 余文平)
(3) 기성팔경[岐城八景] 거제시 거제면 8경. ‘기성8경’은 거제시 거제면 자료에서 발췌한 것임.
黃沙落雁(황사낙안) 죽림 모래사장에 기러기 앉아 노는 광경
竹林棲鳳(죽림서봉) 죽림의 대숲에 온갖 새가 놀고 있는 광경
水晶暮鐘(수정모종) 수정봉아래 있는 세진암의 종소리
烏岩落照(오암낙조) 오수 뒷산 까마귀바위로 넘어가는 낙조
內浦漁火(내포어화) 거제만에 고기 잡는 어선들의 불빛
燕津歸帆(연진귀범) 고기잡는 배가 나룻가에 돌아가는 장관
五松起雲(오송기운) 오송마을 뒤에 구름이 일고 있는 광경
角山夜雨(각산야우) 각산 부두에 밤 비 내리는 광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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黃砂落雁(황사낙안) 죽림 해변에 노닐고 있는 기러기
山城淸風(산성청풍)晴嵐 옥산 금성에서 불어오는 맑은 바람
烏岩落照(오암낙조) 오수마을 뒤 까마귀 바위에 걸린 황홀한 낙조
東山明月(동산명월) 秋月동산위로 솟아오르는 둥근달
竹林夜雨(죽림야우) 죽림마을 대밭에 내리는 밤비 소리
洗塵暮鐘(세진모종) 세진암에서 들리는 저녁 종소리
淵津歸帆(연진귀범) 거제 포구를 돌아가는 돛단배
龜岩暮雪(구암모설) 계룡산 거북바위에 내리는 저녁 눈
(4) 일운팔경[一運八景] 거제시 일운면. + 일운 구경[一運九景] 하이소
外島觀光神祕境(외도관광신비경) 신비한 경치를 관광하는 ‘외도’
絶勝遊客舊助羅(절승유객구조라) 뛰어난 형승을 유람하는 ‘구조라’
臥峴沙汀海浴場(와현사정해욕장) 바닷가 모래톱의 해수욕장 ‘와현’
冬柏花林只心島(동백화림지심도) 동백꽃 숲을 이룬 동백섬 ‘지심도’
公串花園佳海邊(공곶화원가해변) 아름다운 해변의 꽃밭정원 ‘공곶이’
航海漕泊知世浦(항해조박지세포) 항해하다 배를 정박하는 ‘지세포’
內島風趣濃藍海(내도풍취농람해) 짙은 쪽빛바다의 풍취 ‘내도’
燈臺海程鼠咡末(등대해정서이말) 바다 뱃길의 등대 ‘서이말’
+ 望峙玉礫海浴場(망치옥력해욕장) 아름다운 몽돌해수욕장 ‘망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