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최고기온이 삼복더위 시기를 방불케 하며 새로운 수치로 장식되고 있다.
오늘은 32℃를 넘어서며 화끈!
퇴근 후 말리를 데리고 전주천으로 내려가 그리 고민을 하지 않고 방향과 코스를 잡게 된다.
좌안 산책로 상류쪽 방향만이 그늘이 드리워져 있기 때문.
천변으로만 달리는 것 또한 각박하기 때문에 산과 숲을 적절히 둘러보기로 마음을 먹고 보니 완산칠봉으로 가게 된다.
한일아파트 옆 징검다리를 출발해 백제교, 서신교, 진북교, 어은교, 도토리골교, 다가교, 완산교까지 지난 뒤 온고을재활병원 방향으로 도로 위로 올라가 인도를 따라 용머리고개 방향으로 가다가 좋은교회 부근에서 골목으로 들어선 뒤 본격적으로 완산칠봉 공원 산길숲으로~
용두봉 부터 금송아지 바위, 옥녀봉 등을 거쳐 팔각정이 있는 정상인 장군봉에 이르고 여기서부턴 이제까지 한번도 가보지 않은 남서부능선을 따라 맨 마지막 봉우리까지 가보기로 한다.
십여년 전에 이곳 완산칠봉의 봉우리에 이름을 붙였다고 하는데 그 전에는 제1봉, 2봉 이런식으로 대충 숫자로만 불렀다고 한다.
고증을 거쳐 예전에 불리던 이름을 되찾아 놨다는 것인데 '칠봉'이라고 해서 일곱개만 있는 게 아니고 내칠봉, 외칠봉으로 13개(장군봉은 중복)나 된다니...이거 만만치가 않네!
하여간 이제까지 왔던 경로는 내칠봉이고 지금 처음으로 가는 곳은 외칠봉.
선인봉이 평화동 사거리 롯데시네마 방향으로 제일 끝 봉우리인데 높이 또한 164m로 제법 싸납다.
여기까지 이르고 보니 41분이 소요되었는데 이미 해가 저물어서 돌아가는 길은 가로등에 의지해서 길을 살펴야 될 형편이 되었다.
경로를 그대로 되밟아 용두봉을 거쳐 용머리고개 정상으로 내려섰는데 내친김에 다가공원으로 이어지는 경로를 찾아 둘러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며 바로 전주천으로 내려가지 않고 반대편의 육교를 건너 맞은편 언덕으로 올라간다.
여기 또한 난생 처음으로 가보는 달동네가 산능선까지 이어지며 심상치 않는 분위기. 몇차례 길을 헤매다가 어찌어찌 방향만 잡아서 건너편으로 내려가게 되었는데 다가공원 충렬탑 뭐 그런 것은 나타나지도 않고 희햔하게 생긴 좁은 찻길이 나온다.
저 앞에 신일아파트라고 쓰인 아파트가 있는데 저기에 아파트가 있다는 것도 금시초문.
나 전주에 40년 넘게 산 것 맞어?
늘 익숙하던 항로로 항해하다가 4차원 미스테리 공간으로 빨려들어 갔다는 영화속 이야기처럼 야밤에 이게 무슨...
하여간 길을 따라 동쪽으로 내려가니 엄마랑아가랑 유치원이 나오고 여기서 부터는 천변으로 내려서며 더이상 헤매는 일은 안녕~
위성지도를 보니 다가공원의 숲이 한덩어리가 아니고 3개로 쪼개져 있었다는 것. 거참!
천변을 달려 징검다리까지 되돌아오니 1시간31분이나 지났다.
멈춰 서 있던 시간은 시계를 홀딩시켜 뒀으니 실제로 소요된 시간은 2시간 가까이 됐을 듯.
강도가 높게 달리진 않았기에 힘이 부치거나 그러진 않는데 시간이 많이 늦었음에도 배가 고프지는 않다.
말리녀석은 더위에 무급수로 장시간 싸돌아 다니다 돌아오니 욕실 타일바닥에 네 발을 쫙 피고서 늘어진다.
국술원 도장을 다녀온 해찬이 치맥이 먹고 싶다고 해서 호식이 치킨을 배달 시켜서 그 덕에 엄마아빠는 맥주까지 한잔 똑!
(녀석은 치맥이 치킨과 맥주라는 걸 모르고 그저 튀김닭을 요즘 유행하는 말로 치맥이라고 부르는 줄 알았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