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하나의 本鄕 이야기
― 「향수」가 일깨워 준 사람의 고향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이동원가수와 박인수교수가 함께 부른 향수는 단순한 가곡이 아닙니다. 누구나 마음 깊은 곳에 간직한 고향과 사람,
그리고 잊을 수 없는 삶의 본향을 노래한 우리 민족의 서정입니다.
저에게도 그런 향수가 있습니다.
6·25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피난민이셨던 어머님은 안산 수암면 장하리 벌말마을의 배씨 종가와 인연을 맺으셨습니다. 그리고 오랜 세월 부림마을에서 살아오신 조상들의 터전, 관양동 381번지 출신이신 아버님과 만나셨습니다.
전쟁의 상처를 넘어 이루어진 두 분의 만남은 새로운 출발이었습니다. 한민족이 서로 총부리를 겨누어야 했던 비극의 시대를 살아낸 두 분은 아픔을 품은 채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새로운 가정을 이루셨고,
그곳에서 저의 삶도 시작되었습니다.
세월이 흘러 이 나이가 되니 오래 묻어 두었던 고향이 더욱 깊고 무겁게 가슴으로 밀려옵니다.
비록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인연이었지만, 저는 어린 시절부터 배씨 집안의 큰손주처럼 '화영'이라 불리며 사랑을 받았습니다. 저에게 그곳은 외가와 다름없는 또 하나의 고향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인연은 지금도 변함없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배명호 외삼촌, 배범석 외삼촌, 창석·광석·대석·영석·봉석·명석·준석·강석 외삼촌….
그 따뜻한 인연의 중심에는 배준석 외삼촌이 계십니다.
외삼촌은 안양문학협회에서 오랫동안 안양 문학의 한길을 묵묵히 걸어오신 시인입니다.
법 없이도 사실 만큼 조용하고 성실한 인품으로 시를 쓰시며,
안양 시민은 물론 안산의 문학인들에게도 시를 낭송하고 재능기부 강의를 이어오고 계십니다.
바쁜 가운데에서도 꾸준히 작품을 집필하고 책을 엮으며 후배 문인들을 격려하는 모습은
지역 문학을 지켜 온 아름다운 헌신이라 생각합니다.
또한 곧 준공을 앞둔 삼덕공원의 故 김대규 시인과 함께 안양 문학의 향기를 이어 오신 발자취는
오늘의 안양이 문화예술도시로 성장하는 데 소중한 밑거름이자 밀알이 되었습니다.
저는 문학이란 눈에 보이는 건물을 세우는 일이 아니라 사람의 마음속에 고향을 심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배준석 시인의 시와 강의, 그리고 삶은 많은 사람들에게 잃어버린 인간의 본향을 다시 떠올리게 합니다.
언젠가 외삼촌의 시집이 세상에 나와 더 많은 이들의 가슴을 울리기를 바랍니다. 저 또한 미약하나마
그 뜻을 함께하며 힘을 보태고 싶습니다.
아직도 장롱 속에는 세상에 나오지 못한 수많은 원고와 자료가 남아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 소중한 기록들이 잘 정리되어 오래도록 안양 지역의 문화유산으로 사랑받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고향은 장소가 아니라 사람입니다.
고향은 정치의 도구가 아닙니다.
고향은 이데올로기가 아닙니다.
고향은 순한 들녘의 양
~처럼 인간 생명의 본향이며, 서로를 품어 주는 따뜻한 마음입니다.
향수는 과거를 그리워하는 감정만이 아닙니다. 사람을 사랑하고 기억하는 마음이며,
오늘을 살아갈 힘을 주는 삶의 뿌리입니다.
안양이 문화예술도시로 오래 기억되는 이유도 이름 없이 묵묵히 헌신해 온 수많은
문화예술인과 지역의 어른들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제 저는 그동안 꼭꼭 숨겨져 있던 인물들을 끝까지 찾아 기록하려 합니다.
종교와 문화, 예술과 건축, 혼란의 시대를 견디며 오늘의 안양을 일군 이름 없는 사람들의 삶을 찾아가겠습니다.
그들의 발자취를 만나고, 그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그들의 삶을 기록하겠습니다.
메마른 시대일수록 사람은 자신의 본향을 그리워합니다. 기억을 잃은 도시는 미래를 잃습니다.
저는 안양의 사람과 역사, 그리고 사랑을 기록하여 우리 모두가 다시 하나가 되는 마음의 본향을 세우고자 합니다.
시간과 정성을 아끼지 않고 한 분 한 분 찾아뵙겠습니다. 오직 십자가의 힘을 의지하며 진실을 찾는 기록자의 마음으로
끝까지 걸어가겠습니다. 너무 오랜 시간 고향을 멀리했던 만큼,
이제는 그 빚을 갚는 마음으로 안양의 숨은 역사를 찾아 나서고자 합니다.
바로 이러한 문인과 예술인들이 묵묵히 지켜 온 문학과 문화의 향기가 오늘의 안양을 세웠습니다.
서정과 진실이 살아 있는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의 삶을 듣고 기록하여 다음 세대에 전하는 일이 저의 남은 길입니다.
그러한 마음으로 저는 마침내 배준석 시인을 찾아뵙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한 사람의 시인을 만나는 일이 아니라 안양 문학의 향기와 정신을 다시 만나는 소중한 여정의 시작이었습니다.
화려한 건물보다 먼저 사람의 마음을 이어 주고 도시의 정신을 일으켜 세운 힘이 있었기에 오늘의 안양아트시티도 가능했으리라 조심스럽게 생각해 봅니다.
저는 오랫동안 여러 사정으로 외삼촌께 자주 연락드리지 못했습니다. 병목안의 주소를 다시 바라보는 순간 문득 죄송함과 그리움이 함께 밀려왔습니다. 그 마음 또한 저의 향수였습니다.
부디 배준석 시인과 故 김대규 시인의 문학 정신이 앞으로도 안양의 다음 세대에게 오래도록 이어지기를 기원합니다. 또한 친족 어른이신 김대규 선생님과 가까이 알고 지낸 김영규 전 조합장님, 그리고 부림마을로 이어진 과천문화원의 존경하는 이정달 원장님과의 인연 역시 제게는 소중한 기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그분들의 삶과 문학이 더 많은 사람들의 마음속에 '인간의 본향'을 일깨워 주기를 소망합니다.
도시는 건물로 기억되지 않습니다.
사람을 품은 문학으로 기억됩니다.
제가 오래전부터 꿈꾸어 온 '기억의 도시'라는 제안도, 안양아트시티를 시민 모두가 함께 만들어 가는 문화도 결국 사람을 향한 마음에서 시작되었습니다.
때로는 날카로운 비판과 직언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사랑이 없는 지적은 사람의 마음에 오래 머물지 못하며 끝내 함께 품어 갈 수도 없습니다.
지켜보아 주십시오.
그래서 저는 먼저 제 자신을 꼼꼼히 돌아봅니다. 다른 이를 평가하기에 앞서 스스로를 성찰하고, 더 겸손하고 더 어진 삶을 살아가고자 합니다.
기록은 사람을 남기고, 문학은 도시의 마음을 남깁니다.
저는 앞으로도 안양을 건물보다 사람으로, 개발보다 기억으로, 성과보다 따뜻한 이야기로 기록하고 싶습니다.
사람의 마음을 향하는 글이야말로 가장 오래 살아남는 문화유산이라고 믿습니다.
그 믿음을 잃지 않고, 끝까지 겸손한 마음으로 기록자의 길을 걸어가겠습니다.
끝으로 *한국문인협회 안양지부* 더욱 성장과 발전하는 모습 응원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글쓴이;
안양시민:문화영 올림
2026.07.02
https://kko.to/-puZLLi7nz
참고: 다음기회 숨겨졌던
기록과 사진
故 김대규시인,
배준석시인,
음춘야 수필가
소개하겠습니다.
{안양문인협회의}
무궁한 발전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