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축구연맹(FIFA) 2002월드컵 조직위원장인 레나르트 요한손 유럽축구연맹(UEFA) 회장은 "정몽준 대한축구협회장의 능력을 고려해 볼 때 FIFA 회장감으로 손색이 없다"면서 "정몽준 회장이 오는 2002년 실시되는 차기 FIFA 회장선거의 유력 후보중의 한사람"이라고 밝혔다.
제8회 한-일 교류 심포지엄 '두개의 개최국, 하나의 월드컵'(조선일보사-일본 마이니치 신문사 공동주최)에 참석하기 위해 29일 내한한 요한손 회장은 "한국이 최근 외국인 감독을 영입한 것은 세계축구의 흐름을 볼 때 매우 잘한 일"이라면서 "한국축구 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축구협회가 최근 네덜란드출신 거스 히딩크 감독을 영입키로 했는데.
▲세계는 좁아지고 있다. 기량향상을 위해서라면 국적을 가리지않는 시대다. 축구종주국인 잉글랜드가 최근 스웨덴출신 에릭손 감독을 영입한 게 단적인 예다. 한국축구는 외국인 감독을 통해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한국이 최근 시드니올림픽과 아시안컵 등 국제대회에서 부진을 보였는데.
▲지난 2월 호주에서 한국 대표선수들이 뛰는 모습을 봤다. 내가 보기엔 수준급의 선수들이 많았다. 그렇게 비관할 상황만은 아니다. 10∼15년전과 비교할 때 한국축구는 많은 발전을 이뤘다. 유럽의 최강팀들도 하강곡선을 그릴 때가 많다. 2002년 월드컵에서 (한-일 두나라 가운데) 누가 승자가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내년에 한국의 월드컵구장 10곳이 모두 완공된다. 준공기념경기로 A매치(대표팀간 경기)를 많이 추진하고 있는데 유럽팀들이 방한하도록 도와줄 의향은 없는가.
▲FIFA의 각종 위원회를 통해 적극 지원하겠다. 한국은 월드컵개최국이기 때문에 각국 대표팀이 앞다투어 방한하려고 할 것이다. 경기장 완공을 계기로 2002년 월드컵을 크게 홍보해야 한다.
-2002년 FIFA 회장 선거에 출마할 것인가.
▲내 나이 올해 71세다. 다시 FIFA 회장선거에 나서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다. (요한손 회장은 지난 98년 FIFA 회장선거에서 현 블래터 회장에 패해 낙선했다) 이제는 젊은 사람이 돼야한다.
-정몽준 회장의 FIFA 회장 가능성은.
▲현재 블래터 회장이 재임중이기 때문에 말하기가 매우 조심스럽다. 차기 회장후보로 다른 경쟁자도 많지만 개인 능력을 고려해 볼 때 정회장만한 인물이 없다. 그렇다고 특정후보를 지원하겠다는 말은 아니다.
-FIFA 2002월드컵 조직위원장으로서 한국과 일본의 대회 준비상황을 어떻게 파악하고 있나.
▲내가 2002월드컵 한-일 공동개최를 가장 먼저 제안한 사람이다. 공동개최가 아니었다면 한쪽은 패배자로 전락, 후유증이 컸을 것이다. 최근 양국을 방문한 결과 두 나라가 서로 협력해 순조롭게 대회준비를 하고 있다는 것을 피부로 느꼈다. 오늘(29일) 둘러본 서귀포월드컵구장은 FIFA의 요구사항을 십분 충족시킨 매우 인상적인 경기장이었다.
-FIFA 2002월드컵 조직위원장으로서 어느 부분에 가장 신경을 쓰고있나.
▲팬들이 손쉽게 입장권을 구입하도록 배려해야 한다. 몇몇 대회에서 문제가 됐던 암표 문제는 시정이 돼야 한다. 또 훌리건(경기장 난동꾼)에 적절하게 대처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밖에 안전문제나 2002월드컵 기간(5월30일∼6월30일)이 장마철과 겹치기 때문에 이에 대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