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외교통상부내 외교관중에 중고등학생때 학교성적이 중간 이하였던 분은 거의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현행 제도하에서 외교관이 되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외무고시에 합격하는 것인데, 외무고시에 합격하려면 외무고시 과목의 수준과 성격상 먼저 대학을 입학하여 제대로 공부하여야 하기 때문입니다.(외무고시 합격수준은 정상적으로 대학에서 공부하고 졸업한 사람의 실력을 요구합니다)
따라서 중고등학생이 외교관이 되기 위한 첫번째 방법은 우선 학과공부를 열심히 하여 희망하는 대학의 적정한 학과에 입학하는 것이 좋습니다.
자유인의 추정에 의하면, 외무고시 합격자를 많이 배출하는 대학은 서울대, 한국외국어대, 연세대, 고려대이고(매년 합격자가 나오는 대학임. 소위 외시의 'BIG 4'대학이지요) 매년은 아니나 꾸준히 합격자가 나오는 대학은 성균관대, 서강대,이화여대 등이고 몇년에 한번씩 합격생이 배출되는 대학은 건국대, 한양대, 동국대, 경희대, 단국대, 국민대 등입니다.
여타 서울소재대학들은 거의 외무고시 합격자가 없거나 매우 드문 편이고 지방대학에서는 더욱 드물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전혀 없지는 않습니다.) 전문대학 출신이나 검정고시 출신 외무고시 합격자는 아직까지 들어보질 못했습니다. (이는 학교의 서열을 말하려거나 학벌을 조장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으며 단지 생생한 현실을 참고로 말하는 것입니다. 자유인은 '학벌주의' 경향을 매우 부정적으로 생각합니다. '학벌'보다는 '실력'이 더 중요하지요. 그런데 현실을 객관적으로 아는 것도 중요합니다.)
또한 외국대학에서 유학한 사람중에 외무고시에 합격한 사람이 있다는 말도 아직 들어보질 못했습니다.(여기에서 외무고시 2부는 제외하고 1부시험만을 대상으로 말씀드립니다)
이처럼 대학간에 외시 합격생의 편차가 심한 것은 아마도 각 대학의 외시에 관한 정보력의 차이와 분위기 그리고 이에 따른 소속학생들의 '자신감'의 차이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고 봅니다.(외무고시는 사법고시나 행정고시보다 관련 정보가 더욱 중요한데 누가 외시에 관하여 정확하고 풍부한 정보를 더 많이 갖고 있는냐가 공부기간을 줄이고 합격을 좌우하는 경향이 큽니다)
예를 들어, 어떤 대학에서는 제대로 된 고시반이 있고 학교당국의 지원도 상당하기에 자연히 고시생들이 모여 열심히 공부하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선후배 동료들간에 정보교환도 활발합니다. 따라서 합격생도 많이 배출될 수 밖에 없지요. 합격생이 배출되면 같이 공부하던 주변의 선후배, 친구들도 자극을 받아 더욱 분발하게 되며 생생한 최신 정보나 공부요령이 쉽게 전수되지요. 그리고 이에 따라 이른바 합격에 대한 구체적인 '자신감'이 더욱 강해집니다.(쉽게 말해, "저 친구도 합격하는데 나라고 못할 것이 없지" 하는 마음이 들지요) 또한 이러한 분위기를 타고 상대적으로 많은 학생들이 외무고시에 도전하게 되지요. 지망자가 많으니 결과적으로 합격자도 자연히 많아지지요...
이러한 차이가 시간이 지날수록 합격자 숫자에서 '빈익빈 부익부'의 경향을 나게 합니다. 전반적인 실력에서 한국의 대학들에 뒤질 것이 없는 '외국명문대학'출신중에 외시 합격자가 없는 것도 이런 면에서 설명됩니다.
따라서 외무고시를 통하여 외교관이 되려면, 우선 위에서 말씀드린 외시 합격생 배출대학에 입학하시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외무고시 공부를 위한 (대학의) 학과선택은 일률적으로 말씀드리기가 쉽지는 않습니다. 워낙 다양한 학과출신들이 외시에 합격하기 때문이지요.
그러나 보편적으로 합격자가 많은 학과는 외교학과, 정치외교학과, 법학과, 행정학과 같은 법정계열과 경영학과, 경제학과, 무역학과 같은 상경계열 그리고 영문학과(영어학과), 독문과, 불문과, 일문과 같은 어문계열입니다. 또한 사학과, 철학과 등 인문과학계열에서도 합격자가 꾸준히 나옵니다.
그 외에 사범대학에서도 합격자가 적지 않으며 (사범대학졸업후 교직생활을 하면서 공부하여 외시에 합격하는 사례도 드물지만 있습니다) 섬유공학과, 전자공학과 , 치과대학 등 공대나 자연계열 전공자중에도 합격자가 있습니다.
이상에서 알 수 있듯이 법정계열, 사회과학계열이나 어문계열 등의 학과를 선택하시면 상대적으로 외무고시 공부에 유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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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적으로 2002년도 제36회 외무고시 합격자들의 출신학교와 전공학과, 나이 그리고 남녀 비율 등을 분석한 글을 아래에 다시 올립니다.
2002년도에 외교관으로 신규채용되어 연수중인 분은 모두 32명입니다.
이중 1명이 제35회(2001년도 실시) 외무고시 합격생이고 나머지 31명은 제36회(2002년도 실시) 외무고시 합격생입니다.(이분들은 이제 '연수 동기'로 묶여져 평생을 동기생의식을 갖고 근무하게됩니다...^^;)
2002년도 외시에서 여성합격자가 전체의 45%에 달한다고 하였는데 이번 연수생의 절반인 16명이 여성이고 나머지 16명이 남성입니다. 9합격자 수와 연수생 숫자는 다를 수 있습니다. 합격자중에 대학 재학중인 사정등으로 인하여 당해년도의 연수를 다음 해로 미루는 분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합격자들의 나이를 분석해보면,
1970년생 1명, 71년생 1명, 72년생 3명, 73년생 3명, 74년생은 없고(^^;), 75년생 5명, 76년생 9명, 77년생 8명, 78년생 2명입니다.
즉 최고령자는 32세이고 최연소자는 23세인가요..?
같은 동기에서 약 8년의 나이차가 나지요..
그런데 평균적으로 매년 합격자들간에 최고령자와 최연소자간에는 8-10세 정도의 나이차가 납니다.
합격자들의 출신 대학교를 보면,
서울대 17명, 연세대 5명, 한국 외국어대 4명, 고려대 2명, 이화여대 2명, 경희대 1명, 서강대 1명입니다.
이중 대학 4학년 재학생이 4명이고 휴학생이 1명 있네요..
나머지는 모두 대학졸업생 이상입니다.
대학에서의 전공을 살펴보면(외교관에 꿈을 두고 있는 고등학생 회원들은 관심있게 보시기 바람),
어문학계통이 총 17명입니다.(사범대 영어교육과 출신 1명 포함)
이 중 영어영문학 전공이 9명, 영어교육학 전공이 1명이고, 노어노문학 전공이 4명, 독어독문학 1명, 불어불문학 1명, 서어서문학 1명입니다.
그 다음으로 합격자가 많은 (출신) 전공학과는 정치외교학과 4명입니다.
그 다음은 경제학과 3명, 사범대 2명(위에 영어교육과 출신 1명 포함) 그리고 경영학과 전공 1명, 인문학부 출신 1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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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에서 말한, 외시합격자가 많이 배출되는 대학이나 학과에 속하지 못한 분들에게는 다소 미안합니다만, 제가 이 분들에게 좌절감이나 굴욕감을 주려고 이러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절대 아님을 다시 밝힙니다. 그리고 이 정도의 정보에 좌절을 느끼지 않을 정도가 되는 분이라야 국내보다 더욱 치열한 경쟁이 진행되는 국제외교무대에 서서 대한민국이 국익을 지키는 외교관이 되기에 자격이 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