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보면 한 박자 쉬어가야 할 때가 있다. 이럴 때 우리는 '한잔'을 떠올린다. 언제든 한잔 나눌 누군가 옆에 있다면 이 풍진 세상 살아갈 힘쯤 솟아나지 않을까. 후들거리는 두 다리로 간신히 땅을 딛고 있을 때, 이때 진짜 한잔이 간절해진다. 나와 단 둘이, 오롯이 나에게 허락된 시간을 함께 할 소중한 한잔. 알코올, 차(茶), 커피 등이 곁을 채울 것이다. 그 중 커피는 알코올보다 안전하고 차(茶)보다 다가가기 수월해 많은 이들이 찾는다. 그래서일까. '커피공화국'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이땅 곳곳에 커피 전문점들이 들어서고 있다. 빠듯한 일과 중 커피 한잔 마시며 쉬어가는 게 일상이 되었으니 그리 과한 표현도 아닌 듯 하다.
그렇다고 전문점에서만 커피를 맛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언제나 부담없이 만날 수 있는 인스턴트 커피도 있다. 어쩌면 커피는 생각보다 더 깊이 우리 일상에 스며들었는지 모른다. 다만 지금부터 만나러 갈 오늘의 커피는 좀 멀리 있다. 마음 시린 어느 날, 그대를 위로해 줄 마법 같은 한잔이니 조금 멀어도 그저 기억해주시라. 언젠가 아무 말도 할 수 없고 말하고 싶지 않을 때, 누구도 보고 싶지 않은 순간과 맞닥뜨리게 된다면 이곳으로 한잔 하러 가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