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로에 버려진 의자들
얼마 전 그린시티 주공1차 아파트 단지 옆 대천(춘천)변 산책로에 의자가 한 개 등장했다. 처음엔 누군가 앉을 용도로 의자를 가져다 둔 것으로 여겼다. 그러나 최근 연속해서 2개가 더 보였다. 근처엔 벤치도 있는지라 나무 둥치에 붙여진 꼴이 사람이 앉으려고 가져다 둔 것으로 보이지 않았다. 그 후 3개의 의자는 다리에 뿔이 난 양 언제나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요즘 헌 의자를 버리려면 돈이 든다. 그래서 아마 돈을 아끼려고 의자를 산책로 벤치 근처에 갖다 버린 것으로 보인다. 의자를 버린 사람은 산책로 주변까지 차를 이용해 의자를 싣고 왔을 것이고 사람들의 눈길을 피해 버리고 갔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곳 근처에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다는 사실까지 훤하게 알며 자주 이곳을 찾는 사람의 소행일 것이다.
의자를 버린 사람은 이곳을 지날 때마다 자신이 버리고 간 의자를 볼 수밖에 없을 것인데 사람인 이상 분명 양심이 찔릴 것이다. 사람이란 양심이 찔리게 되면 위축되게 되며 양심이 위축될 때마다 수명이 줄어들 수 있다. 자신의 수명과 의자 몇 개를 맞교환하는 사람은 지극히 어리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