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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문화는 한국의 역량
코로나19 재난의 과정에서 주목할 일이 발생했다.
2020년 4월 14일 IMF는 코로나19의 충격을 반영한 세계경제 성장률에 대한 수정 전망치를 발표했는데, 한국의 성장률이 OECD 국가 전체 중 가장 높은 수치였다. 선진국 평균 성장률이 종래 1.5%에서 -6.1%로 급락했다. 특히 2020년 선진국 중 가장 성장률이 높을 것으로 전망했던 미국은 2.1%에서 -5.9%로 조정한 반면, 한국은 당초 2.0%에서 -1.2%로 충격이 가장 적을 것으로 발표했다.
플러스 성장률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했던 중국도 당초 5.8%에서 1.2%로 4.6% 포인트 감소한 반면, 한국의 성장률 축소는 3.2%포인트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많았던 이탈리아, 스페인, 프랑스의 성장률이 각각 9.6% 포인트, 9.8%, 8.5% 많이 감소할 것으로 보이는데, 독일과 영국 등도 각각 8.2%, 7.9% 축소를 포함해 (호주, 대만, 싱가포르, 홍콩, 뉴질랜 등) 아시아 선진국들도 평균 5.8%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2020년 6월 발표한 IMF의 수정 경제 전망치는 새로운 정보를 추가했다. 세계 성장률은 4월 -3.0%에서 6월에는 -4.9%로, 선진국 평균은 -6.1%에서 -8.0%로, 미국은 -5.9%에서 -8.0%로, 한국은 -1.2에서 -2.1%로 하향 조정했다.
4월에는 하반기부터 경기가 회복될 것을 전제로 추정했는데, 많은 국가가 경제활동을 재개한 후 코로나가 재확산되는 등 하반기에도 경기 회복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6월 전망치를 해석할 때 고려할 사항이 있다. 6월 전망치에서는 재정수지와 국가 부채도 발표했다. 재정수지의 경우 모두 재정적자가 많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선진국 평균 재정적자의 규모가 GDP 대비 -16.6%, 미국은 -23.8%, 일본은 -14.7%, 중국도 -12.1%로 전망되는 반면, 한국은 -3.6%에 불과했다. 경제규모가 큰 나라 중에서는 중국이 유일하게 1.0%로 플러스 성장률이 전망됐는데, 한국보다 8.5% 더 많이 재정을 투입한 결과다.
역으로 한국이 중국만큼 재정 투입을 하면 (재정승수를 1로 가정해도) 성장률이 6.4%에 달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한국의 성장률이 주요국보다도 압도적으로 높다는 걸 보여준다. 게다가 국내 보수언론과 야당 등이 한국의 국가 부채의 증가 속도가 가장 빠르다고 주장했지만, 실상은 가장 느린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 한국의 국가 부채는 7.6%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선진국은 평균 26% 증가하고, 특히 미국과 일본은 각각 32.7%와 30.0%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한국의 놀라운 경제 성과를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끼?
경제 이론적으로 성장률은 노동력이나 자본 등 생산요소의 투입 정도와 (생산요소 투입의 기여분을 제외한) 생산성 등에 의해 결정된다. 그렇다면 한국의 성장률 타격이 적을 것으로 전망되는 이유는 생산요소의 투입량 감소가 상대적으로 적을 것이고, 생산성 기여도에서도 차이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재난으로 생산요소의 투입량이 감소하는 사태가 발생했다는 점에서, 감소를 최소화한 요인과 생산성 기여도에 미치는 요인들로 나누어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코로나19는 빠른 감염으로 사람들의 활동을 위축시키고, 그 결과 ‘소비-유통-생산-소비’로 연결되는 경제 생태계를 약화시킨다. 자연 생태계의 먹이사슬이 끊어지면 생태계가 활력을 잃듯이 경제 생태계의 연결고리가 끊어지면 경제 주체들도 생존위기에 내몰린다.
경제 생태계가 근본적으로 정상화되려면 감염병 치료제가 개발되어야 하지만, 치료제가 개발되기 전까지 경제 생태계 연결고리가 최대한 유지되어야 한다. 즉 사람들의 경제활동 위축을 최소화하고, 경제활동의 위축으로 경제 주체들이 쓰러지지 않도록, 즉 버틸 수 있도록 소득 및 금융 지원을 해주면서 지원된 소득이 연결고리를 최대한 이어주는 역할을 하게 해야 한다. K방역은 바로 이 두 가지 요인에서 차이를 만들어낸 결과다.
대부분 국가가 선택한 방법으로 대외적으로는 봉쇄, 대내적으로는 (강제) 자가 격리가 진행되었다.
한국의 경우 초기에 (일부 시민들이 정부에) 중국인 입국 봉쇄를 요구했음에도 불구하고 봉쇄 이유와 효과에 대한 과학적 근거가 미미해 정부는 개방을 유지했다. 그리고 투명하지 못한 신천지에 의해 감염증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는 가운데서도 정부와 방역 당국은 검진을 무료로 시행하고 방역의 투명성을 유지했다. 그 결과 (초기에 불안해하던) 시민들로부터 신뢰를 확보해 시민들의 자벌적인 참여(사회적 거리두기)와 협조(마스크 사재기 자제)를 이끌어내었다. 여기에 세계 최고의 IT 기술도 일익을 담당했다. 즉 정부가 접촉 차단을 강제하지 않고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와 협조(자율성)를 끌어냄으로써 경제 생태계의 연결망 파괴는 최소화되었고, 그 결과 생산요소 투입의 감소를 최소화한 것이다. IMF나 국제신용평가 회사들은 이 점을 주목하여 성장률 전망치를 추정한 것이다.
K방역은 5월 연휴 기간 이태원클럽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며 위기를 맞이했다.
민주주의를 쟁취하고 발전시키는 과정에서 치른 사회 비용이 촛불시민을 만들어냈다면, 이태원클럽발 코로나19의 확산이라는 또 다른 사회 비용은 젊은 세대의 자율성을 신장시키는 계기로 작용할 것이다. 우리 사회는 클럽을 이용한 젊은 세대의 무책임에 대한 비난을 넘어, 이를 끌어안기 시작했다. 정보공개를 우려한 클럽 이용자들이 숨어버리면 클럽 방문자와 연락이 닿지 않는 어려움이 발생하자 검사비 무료와 익명 검사 방식으로 전환함으로써, 즉 개인에게 확산의 책임을 묻기보다 포용과 연대의 방식으로 전환해 문제를 해결했다.
포용과 연대는 젊은 층의 자발적 진료 참여를 유도했을 뿐 아니라 진료를 받은 젊은 층은 자신의 행동이 사회에 피해를 준 것에 대한 미안함(수오지심)을 갖게 되는 기회가 되었다. 방종으로 빠질 수 있는 자유를 공동체 속에서의 의무와 결합한 자유로 전환시킨 것이다. 이처럼 연결의 세계에서 절대적으로 요구되는 개인의 자율성은 쉽게 발휘되는 것이 아니다. 한 사회가 자유로운 개인에게 공동체에 대한 책임감을 느끼게 해주는 과정이 필요한 것이다. 이는 사회 공동체에 관한 관심이 없는 개개인의 정의감을 회복시키는 과정이다.
* K방역의 원천, K민주주의
그렇다면 왜 다른 국가들과 달리 한국에서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협조가 가능했을까? 즉 한국 방역(K방역)과 서구(미국과 서유럽) 방역의 차이는 어디에서 비롯한 것인가? 공공의료가 취약한 미국은 그렇다 해도 공공의료의 선진국인 서유럽 국가는 어째서 코로나19 대처에 실패한 것일까?
개인의 존엄을 최고의 가치로 삼는 개인주의 사회에서 전파력이 강한 코로나19 확산의 차단은 구조적으로 어려움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이탈리아아, 스페인, 미국과 더불어 최대 피해국이 된 프랑스, 심지어 독일에서 감염자 추적시스템 도입을 가로막은 것은 사생활 침해 등 개인의 자유 문제였다.
K방역이 성공한 주요인이었던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와 협조는 한국인의 눈치 문화와 관련이 있다. 중요한 점은 사회 전체의 분위기를 읽고 자신의 개성이나 개인주의적 행동을 자제할 줄 아는, 이른바 ‘독자적 자아와 관계적 자아의 균형을 추구’하는 한국인의 눈치 문화는 숱한 희생을 치른 민주주의의 발전 과정에서 업그레이드되었다는 점이다.
촛불시민혁명은 비민주적인 풍토를 청산하고 국민과 국가의 자존감을 세우는 계기가 되었다. 그리고 그 연장선상에서 일본의 경제 침략을 막아내면서 한국인의 눈치문화는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나 일본 여행 자제 등) 사회 전체의 단합을 위해 개인주의적 행동을 자제하는, 즉 공동체에 대한 자기 책임감을 실현하는 모습으로 진화했다. 프랑스 의회 상원의 제1당인 공화당이 한국의 코로나 관리와 관련된 보고서에서 한국이 코로나 관리에서 모범이 된 이유로 한국인들의 시민의식을 뽑은 배경이다. 보고서는 투명한 정보 공개 덕분에 한국시민의 공동체 정신이 발휘되었고, 그 결과 정부 대책이 성공적으로 작동했다는 내용으로 구성되었다.
서구에서 들어온 개인주의와 한국인 고유의 눈치 문화가 균형적·입체적으로 결합하면서 자율과 협력을 한국의 새로운 사회 규범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이처럼 코로나19에 대한 한국 방역 모델은 우연이 아닌 촛불혁명과 촛불시민, 촛불정부 등장의 결과물인 것이다. 나아가 눈치 문화의 진화는 사회적 역량을 성장시켰다.
사회적 역량이란, 사람들이 스스로 협력을 통해 (공적 관계의 조직을 만들어) 상호 이익과 공통의 목적을 만들어내는 능력을 말한다. 신뢰, 협력적 행동, 포괄성과 개방성 등이 구성요소들이다. |
문화자본을 포함한 사회적 자본은 사회적 역량의 주요 구성요소이다.
즉 K방역이 ‘개방성과 연결성(포괄성) - 투명성 - 신뢰 - (사회적 거리두기, 마스크 구매 자제 등) 자발적 협력 유도’ 등을 이끌어낼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사회적 역량이 성장했기 때문이다. K방역은 국제사회에서 한국에 대한 신뢰를 높여 한국에 대한 봉쇄 해제로 이어졌다. 국제사회의 연결망이 복원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K방역과 K경제를 가능케 한 근본적 힘은 K문화에 기초한 사회적 역량이었다. 그리고 K문화와 사회역량은 한국 민주주의(k민주주의) 진화의 산물이다.
한국 민주주의의 분기점이었던 1980년 5.18 광주민주화운동은 대한민국 역사에서 새로운 문명의 출발점이었다.
사람을 짐승화하려 했던 군부독재의 야만과 폭력을 거부하고, 목숨으로 정의를 지켜냄으로써 대한민국 국민이 동물로, 짐승으로 살아가는 것을 막아주었다. 군부독재는 정의감을 포기하고 자신과 가족만의 삶, 특히 경제적 삶만을 추구하며 살 것을 강요했다. 정의감은 인간이 가진 본능, 이른바 인에서 우러나는 측은지심, 의에서 우러나는 수오지심, 예에서 우러나는 사양지심, 지에서 우러나는 시비지심 등 사단에서 나온다.
5.18광주민주화운동에서 목숨을 잃은 광주 영령들로 인해 살아남은 국민은 집단적으로 사단을 발휘할 수 있었다.
즉 한국인과 한국 사회는 광주 영령의 희생을 통해 구원받은 것이다. 그 구원은 1987년 6월 항쟁과 1997년 평화적 정권 교체부터 촛불시민혁명과 촛불정부의 탄생을 만들어냈다. 2017년 한반도 전쟁위기를 평화체제로 전환한 것은 그 결과물이었다. 그러나 냉전 세력과 매판적 특권층의 저항, 그리고 군국주의자 아베의 경제 침략이 이어졌다. 촛불시민은 노 아베와 불매운동 등의 1차 의병봉기로 이를 막아냈고, 그 연장선상에서 검찰개혁에 시동을 걸었다. 그동안 검찰개혁으로 기득권의 위협을 느낀 매판적 특권층은 (위성정당 건설로) 개혁입법과 문재인 정권의 무력화를 시도하는 등 반란을 일으켰고, 촛불시민은 2차 의병봉기(4·15 총선 승리)로 반란을 제압했다.
이처럼 한국 민주주의의 진화는 한국인 문화의 진화와 동의어였다.
한국 민주주의가 성장한 덕분에 90년대 대중문화 발전으로 연결되고, 2000년대 이후에도 K드라마와 K팝, 그리고 K무비 등으로 이어진 것이다. 이처럼 K방역과 그 산물인 K경제의 뒤에는 ‘K민주주의’가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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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나이가 들면 아는게 많아질즐
알았는데
나이들어도 배울것이 많고
부족함이 더많은것 같습니다
보람있는 휴일 보내기바랍니다.
한 주를 정리하며 기분좋은 마음으로 쉴 수 있는 휴일 오후입니다.
오늘 하루도 삶속에서 사랑하며, 환호하며, 기뻐하여 걸어갈수 있는 힘을 얻고
기다릴수 있는 여유를 얻어 고난을 이겨내는 삶이 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