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환타스틱 애니메이션 영화제의 폐막작인
뱀파이어 헌터 D를 봤어염.
이번 영화제에서 젤 보구싶었던 건
SIN과 퍼펙트 블루, 그리고 뱀프 헌터 D
앞의 두개는 결국 시간이 안 맞아 보지 못하고 말았지만
어찌나 재밌던지.. ㅠ.ㅠ
미래의 가상공간,
사이버틱와 고딕이 기묘하게 결합된
기이한 도시,
그 곳에서 벌어지는 뱀프와 헌터들의 싸움을
어느 한쪽의 시각에서 서지 않은채 다루는
이 작품을 보면서도 느꼈지만
(만약 그런 게 있다면..)
뱀파이어란,
생태계의 먹이사슬에서 인간의 위에 있는 존재일 뿐
사악한 존재는 아니지 않은가하는 생각이 다시 한 번 들더라구요.
인간의 피로 살아가는,
영원히 죽지않는 뱀파이어들의 숙명적, 존재론적인 고통과
여튼 그들과 싸워야만 하는 인간.
고통스런 사랑에 빠진 뱀프와 인간의 여인.
그리고 그들 사이에서 태어난 사생아 D.
멋진 만화였습니다... -0-
특히,
오프닝 시퀀스는 정말 압도적였어요.
여러가지 모양으로 근사하게 도안된 십자가들이 즐비한
새벽의 묘지를
맹렬한 속도로 뒤로 빠지는 카메라가 역동적으로 담아냅니다..
(라는 식으로 그려져 있습니다. --;;)
계속 이동하는 카메라는 묘지를 지나 시내로 들어서구요.
첨탑과, 다리.. 고딕풍의 도시..로 이미지화된
그 아무도 없는 새벽의 거리를
검은 말 네필이 끄는 마차가 달립니다.
마차가 지나는 자리마다
십자가는 비틀어져 휘어버리고, 거리의 분수는 얼어붙죠.
그 마차가 도착하는 곳은 어느 여인의 방,
방의 장미는 순간 시들고,
거울은 쩍, 갈라집니다.
그러나..
그 여인은
이상할 정도로 담담하게
뱀파이어에게 안기는 거예죠.
게다가 캐릭터들도 어찌나 멋진지.
헌터들 각각의 개성,
그리고 어둠의 편으로 숙명지어진 요괴들도 너무 근사했답니다.
(그건 숙명이지 선택이 아니니, 선-악을 구분하는건 물론 무의미했져.)
저는 나무요괴인 한 걸이 넘 이쁘더군여.
차갑고 고혹적이며 요염한 표정,
펑크스타일의 초록색 머리,
아무것도 입지 않은 듯한 몸에 초록의 문신.. >>ㅑ~~
-0-
여튼..
나중에 개봉하면 꼭들 보세여..
영화 내내,
열라 폼잡는 주인공이 자신의 이름을 묻는 질문에
"디."
라고 답하거나,
누군가가
"이것으로 빚은 갚았군, 디."
하는 식의 대답을 하면
왠지 낯이 간지러웠던 디딥니다. 헤헤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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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lo Tango
뱀파이어 헌터 D
디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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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10.18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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