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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방 이야기 스크랩 출장길인지, 고행길인지...패잔병 같은 몰골로 귀국.
桐谷 李邦魯 추천 0 조회 121 13.01.20 11:32 댓글 4
게시글 본문내용

 

                              카라치 SEA VIEW 해안의 저녁노을

 

 

엊그제(1/17), 정초부터 계획했던 파키스탄 출장길에서 돌아왔다.

한마디로 말해서 엉망진창이었고, 고행길이었다.

패잔병 같은 몰골로 엉금엉금 기면서 귀국했고, 지금도 망가진 육신을 추스릴려고 휴식하며 몸을 가꾸고 있다.

오랜 등산으로 다져졌던 다리와 몸이 탈육이 되어 흐믈흐믈해진것 같다며 마누라는 내 몸을 만져볼때 마다

눈물을 보이며 이대로 가면 큰일난다며 빨리 회복시킬려고 걱정이다.

나도 며칠을 누워만 있으니 몸과 마음이 까라지는것 같아 기분전환을 해 볼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런데 너무 탈진했던것 같다.  갖고있던 모든 에너지를 완전히 방전시켰던 출장길이었다.

 

가기전 부터 아프카니스탄 접경지역인 발루치스탄주의 주도 퀘타시에서 115명이 숨지고 200여명 이상이

다치는 큰 테러가 있었다. 아마 이슬람 분리주의자들의 소행이라 하는것 같다.

너무나 끔직스런 일들이 그후 곳곳에서 작게나마 일어나고 있었다.

파키스탄 전국 곳곳이 도로, 교통이 통제되어 화물이 움직일수 없는 상태가 되었다.

 

작년 11월말에 선적했던 기계가 한달 반이 지난 지금쯤은 도착했을거라 생각하고, 또 에이전트에 확인해 보니

우리 조립시운전팀이 도착하기전에 기계는 공장안에 도착되어 조립을 해 놓을수 있다고 해서 1/12 (토)출발했다.

이번 일정이 사정상 토요일에 토착하여 일요일 부터 작업을 시작하기로 했던 계획이다.

홍콩, 방콕을 거쳐 자정이 다되어 카라치에 도착하여 마중나온 에이전트의 이야기를 듣고는 큰일났구나 싶었다.

 

전국의 교통이 통제되고 컨테이너를 운반하는 트럭들이 각지역에 묶여서 움직이지 못하여 카라치항에서

컨테이너를 운반할 트럭이 모자라고, 또 자주 교통이 통제되어 도착된 기계가 월요일에나 옮겨질런지 확신 할 수 었단다.

도착하자 말자 휴대폰을 열어보니 도착한 외무부 멧시지는 파키스탄이 분쟁 위험지역이니 여행자는 빨리 귀국 하란다.

우린 카라치에서 일할때마다 이런 외무부 멧시지를 몇번 받어왔었고, 또 폭탄테러가 종종 일어나도 먼곳에서 일어난

사건이었기에 10여년을 무감각하게 지내 왔었다.

아마 안전 불감증이라고나 할까...한국에서나...외국에서나....

 

 

 

거리풍경

 

 

우리가 살고있는 이곳 대한민국은 휴전선을 이고 살고있고, 수십년전 부터 무장공비 침투, 도끼만행사건,...

그리고 최근에는 서해대전, 연평도 폭격사건, 천안함 폭침사건 등등의 굵다란 사건들을 겪으며 살고있는

곳이라 그런지 나이든 우리들은 안전불감증에 만연되어 있다고 할수 있다.

그러니 이곳 파키스탄의 사건들에 대해서도 오래전 부터 그렇게 민감하게 느끼지도 않었고, 또 에이전트도

한국 보다 더 안전하다며 우리를 안심시켜 왔었다.

 

일요일(1/13), 기계가 공장에 도착하지 않었으니 먼저 지금 까지 수출했던 기계 A/S를 위해 몇개 공장을 다녔다.

그리고 월요일(1/14)에도 다른 공장을 방문하여 A/S를 해 주고 상담도 하며 하루를 보내는데 부두에 도착해 있는

기계는 움직일 생각을 않는다.

그런데 월요일 저녁때 부터 몸살기 느낌이 살살 느껴진다. 그래서 갖고간 약을 ?었는데 밤중에 설사를 시작한다.

순간 장염(노로바이러스)이라는 생각이 불현듯 머리를 스쳐간다.

년말에 굴을 잘못 먹어 노로바이러스에 걸려 사나흘 고생했던 기억이 머리를 스쳐간다.

 

갖고간 약을 먹으며 한국에 개업하고 있는 아들넘 하고 상태를 진단받고 컨디션을 주시하고 있는데 먹었던

모든것들이 밤새도록 좌악좌악 훑어내린다.

다음날 화요일(1/15), 그래도 호텔식당에서 아침으로 뭔가는 먹을려고 해도 식욕이 나지않는다.

간단히 죽만 조금 먹고 미리약속된 세계에서 가장 큰 타올공장에서 보내준 차로 상담하러 간다.

이회사는 손님의 안전을 위해 경호차를 항상 뒤따르게 한다.

이회사에 내 기계가 25대 가동되고 있으니 우선 한바퀴 돌아보는데 2시간이 걸린다.

 

 

 

 

 

간부들과 이런저런 이야기하며 가동되고 있는 내 기계를 돌아보는데 다리에 힘이 빠지는게 더 이상 돌아볼 수 없어서

대충 마치고 상담을 하자며 회의실로 돌아온다.

그런데 사태는 그때 부터 일어난다. 도저히 회의도 할 수 없고 기력이 완전히 쇠잔해지는걸 느낀다.

그곳 회사 병원에 가서 진단받고 약 받아들고 급히 호텔로 돌아와 누워 버렸다.

오한이 심해서 이불을 두장 덮고 갖고간 내복과 쉐타를 다 입고 누웠다.

물만 먹어도 설사를 하니 겁이나서 물도 마실수 었다. 입이 타들어가는것 같았다.

이날도 부두의 기계는 움직일 생각을 하지 않는다.  정말 뭐 이런 나라가 있을까????

 

약을 먹고도 밤새도록 설사를 해 대니 겁이난다. 잠도 오지않고 하늘이 뱅글뱅글 도는것 같다.

워낙 배가 ?아 혹시나 싶어 에이전트가 갖다준 바나나를 한개 먹었는데 얼마후 이것도 설사...

누워있으니 설사를 참을려해도 무의식적으로 싸게되어 팬티를 버렸다.

화실에서 화장지를 여러겹 싸서 기저귀 비슷한걸 만들어 팬티아래에 끼워두니 안심이 되었다.

돌아오는 날 까지 이런 기저귀(?)를 여러번 만들어 사용했다.

아이들 기저귀만 있는게 아니라 어른용 기저귀가 있는 이유를 알만했다.

이날도 기계는 부두에서 꼼짝하지않고 움직이지 않었다.

 

 

 

 

 

1/16(수), 오늘은 밤 비행기로 한국으로 돌아가는 날이다.

아침에 아들넘 하고 상의하니 나이 70이 넘어 아무것도 못먹으면 힘드니 큰 병원에 가서 링거수액을

맞으라고 조언을 해 준다.

10시쯤 에이전트가 와서 병상태를 묻길래 사흘을 굶은 이런 상태로는 못 움직이겠다며 우선 큰병원으로 가서

링거수액을 주사맞도록 주선해 달라고 부탁했다.

그 길로 병원으로 가서 전문의 진단을 받고 링거수액을 3시간 동안 주사 맞었다.

 

오후 3시가넘어 병원문을 나설때는 배는 비었으나 살것같은 생기를 느꼈다.

호텔로 돌아와 체크아웃 하고 기계가 도착하기로 되어있는 공장으로 가는데 또 길이 통제된다.

뒷길로 돌아돌아 공업단지에 있는 공장에 도착하니 교통이 자주 통제되어 기계는 아직도 오고 있는 중이란다.

사장과 만나도 힘이 없어하니 긴 벤치에 누우란다.

누워있는 사이에 기계가 도착하여 컨테이너에서 기계박스를 내리고, 또 박스를 해체하여 기계를

공장 현장에 배치하고 나니 오후 8시 30분이다.

 

급히 준비된 전기와 압축공기를 연결하여 각 부분의 작동상태를 급히 점검하니 전혀 이상이 없다.

이제 기둥부분만 조립하여 정식으로 작동만 하면 정상적으로 운전될것 같다.

이럴때는 탈진한 내가 무슨힘으로 한시간여 몸과 머리가 움직였는지 알수 없다.

어쩌면 동물적인 감각이었던것 같다.

그때가 오후 9시 30분이 가까웠기에 얼른 마무리짖고 공항으로 향해 출발했다.

공항에 도착하여 체크인하고 게이트에 도착하니 11시가 다 되었다.

공항에 오던길에 병원에서 처방받은 약을 샀기에 늦은 시간에 약을 먹었다.

 

 

 

 

 

카라치(00:20)-방콕(07:00)간은 승객이 많지 않아 텅텅빈자리에 누워서 방콕 까지 왔는데 방콕에서 홍콩구간은

많은 중국 관광객들이 타니 빈 자리가 별로 없어서 두어시간을 앉아서 홍콩 까지 오니 엄청 고통스러웠다.

카라치에서 홍콩 까지 오는 동안 약을 두어번 더 먹었더니 설사가 서서히 멎어가는 기분이 든다.

그런데 아무것도 먹을 수 없어서 그냥 굶고 버티었다. 옆에서 먹고있는 음식물 냄새가 싫었다.

 

홍콩-인천구간의 좌석이 뒷좌석이라 수석 승무원 한테 부탁했더니 상냥한 한국말로 자리를 만들어 주어

편안히 누워서 인천 까지 오게 되었다.

나흘동안 아무것도 먹지않고 다만 홍콩-인천 구간에서 수박 4조각을 먹은게 다였다.

마지막 먹은 수박 네조각이 나흘동안 가장 맛있게 먹었던 음식이라 할수 있다.

 

KTX로 대구 집에 도착하니 밤 12시가 다 되었다. 카라치를 출발하여 20시간 걸렸다, 아픈몸으로....

집에 들어서자 마자 먹고싶던 마누라가 끓여놓은 죽을 먹으니 한결 원기가 돌아오는것 같다.

1/18-19, 무조건 이틀을 집에서 쉬었다.

나흘을 굶으니 몸에서 살이 쏘옥 빠져들어 내가 보아도 염려스러워 밥을 열심히 먹었고, 조금전에는

마누라와 저녁먹으러 나가서 등심을 푸짐하게 먹고 돌아왔다.

그런데 마음 같아서는 많이 먹을것 같으나 굶었던 배라 조금 먹으니 금방 포만감을 느꼈다.

 

70이 넘은 이 나이에 천방지축으로 돌아다니니 나를 성원해 주시던 많은 블로거님들이 건강을 걱정해

주셨는데 내 마음만 믿고 까불고 다니다가 이런 개고생을 하고 돌아왔다.

정말 먹는것 모두 설사하고 오한으로 이불 두개를 덮고도 떨었을때, 먹지않아 천정이 뱅글뱅글 돌때는

비명횡사 하지 않을까하는 걱정이 머리속을 여러번 들락거렸다.

난 아직도 길을 걸을때는 허리 바로 세우고, 어께 벌리고 다리 휘청거리지 않고 빠른 걸음걸이로 걸었는데

공항의 긴 통로를  힘이 없어서 휘청거리며 걸어나올때의 몰골이 앞으로의 나의 모습이 아니기를 걱정했다.

 

난 배낭여행을 다니며 몇번 식중독 사건으로 고생했지만 다행이 하룻밤으로 끝났었기에 큰 걱정을 하지 않었는데

앞으로는 내 나이를 인식하고 아무렇게나 음식을 먹지않아야 겠다고 다짐해 본다.

오늘이 토요일인데 내일 대관령 선자령으로 등산가자는 후배들의 전화를 받고 한동안 그 유혹에 망서렸다.

그러나 단호히 마음을 잘랐다.

그만 집에서 쉴란다.

 

내겐 휴식이 더 필요한것 같다.

 

여러분 새해에는 더 건강하시고 행복 하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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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13.01.20 23:15

    첫댓글 큰 일 날뻔했구려. 그래도 강인한 동곡이니 금방 회복되리라~~~. 화이팅!

  • 13.01.21 21:00

    우리 나이에는 ㅡ두 가지-즉 ㅡ'고뿔과 낙상' 에 조심을 하라고 하는데 ㅡㅡ여기에 한 가지 더해야겠군요---장염 을 ㅡㅡ아자1 아자1 桐谷 學友

  • 작성자 13.01.22 08:12

    모두 고맙소. 어제 박도수원장 한테 전화를 받었는데 설사하면 전해질, 수분이 빠져나가니
    잘 못하다가는 심장쇼크로 죽는수가 있다네요.
    다리, 팔뚝에 근육들이 많이 빠졌어요.
    탱탱했던 엉덩이가 살이 쭈욱 빠졌고요.
    이제 나이가 드니 운동한다고 돌아올것 같지도 않아 걱정 입니다.
    모두들 건강 하세요.

  • 13.01.22 09:59

    해외 출장 다닐때
    [장염]약을 준비하면 어쩌까이....
    [국보급 인물]이 다치면 안되지라~~~
    나랑 올해에느 [골프]한번 같이 즐길라 하는디....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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