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뉴스에서 앞으로 한국 나이는 쓰지 않는다고 했다. 내가 알기로는 관습적으로 우리나라 나이를 이야기했지만
관공서나 기업체 같은데서는 출생일자로부터 만으로 따지는 나이를 사용해 왔다. 따지고 보면 나 자신의 원류는 부모의 유전자를 가진 정자와 난자의 수정으로부터 시작된 것이 아닌가. 그런 측면에서 보면 한국 나이가 타당한 것이라고 보여진다. 다만 어머니 벳속에서 일년을 채우지 않고 10달만에 태어나는 것이 한 해인 12달과 조금 차이가 날 뿐이다.
오늘 대구 계명대에서 일반인들을 위한 실크로드 중앙아시아특강을 들을려고 대구엘 다녀왔다. 3시쯤 집을 나와 부산역에 도착하니 4시7분전이었다. 줄을 섰다가 창구에서 동대구 왕복 티켙팅을 하였다. 올라가는 열차편은 4시23분KTX, 내려오는 것은 9시37분 동대구발 SRT를 달라고 했었다. 표를 받아 열차를 타고 대구엘 갔다가 강의를 들은 다음 다시 동대구역으로 와서 시간이 조금 남아서 역구내 TV앞에서 내려갈 차표를 확인한바, 차표는 19시 36분발SRT로 돼 있었다. 내가 부산역에서 주문할 때 동대구에서 내려오는 것은 분명히 9시37분 SRT를 달라고 했는데 창구 여직원이 19시로 착각했던 모양이었다. 대구역 창구에 가서 사정을 이야기했으나 부산역에다 전화를 해 봐도 안받는다면서 이 차표는 무효가 됐으니 다시 티켙팅을 하라고 하여 제일 빠른 KTX표를 끊었다. 그리고는 부산역에 가서 이야기를 해 보라고 하였다.
KTX를 타고 내려오면서 동대구역 로비에서 표를 확인하지 않고 바로 플랫폼으로 왔더라면 다시 표를 끊지 않고 올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왜냐하면 코로나19 팬데믹현상인지 모르지만 아직까지 빈 자리가 많았기 때문이다. 도중에 승무원이 표검사를 한다해도 부정으로 승차한 것은 아니고 직원의 실수로 9시37분 차표를 달라고 했는데 19시 차표를 주어서 그렇게 됐다고 하면 될 것 같았다. 어쨌거나 변명은 변명이다. 표를 확인하지 않은 것은 내 불찰이다. 하지만 1차적 책임은 9시를 19시로 착각한 창구 여직원의 실수다.
우리는 보통 하루에 12시를 넘으면 새로 한 시, 두 시...라고 한다. 12진법을 쓰기 때문이다. 그런데 교통기관인 열차나 선박, 그리고 항공기에서는 13시 14시...24시(0시)료 많이 쓴다. 왜냐하면 그냥1시와 13시를 혼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12진법을 쓰지 않고 24시까지 잇달아 쓰면 시계문자판도 다 바꿔야 한다. 오후 한 시가 13,오후 2시는 14.. 등으로 표기 되어야 한다. 그렇게 되면 혼동을 되지 않을지언정 불편이 가중될 것이다.
부산역에 도착하여 창구로 가서 무효가 된 표를 보이면서 반환을 요청했으나 여직원은 지나간 표이기 때문에 반환이 불가하다고 했다. 그렇다고 순진하게 물러설 나도 아니다. 일반백화점에서 산 상품들도 일주일 이내면 다 반품처리가 가능한 것으로 아는데 시간이 그렇게 많이 흐른 것도 아닌데 더구나 직원의 실수로 손님에게 여러가지로 피해를 입혔음에도 불구하고 취소가 안된다니 말이나 될 법인가? 창구직원이 표를 드리면서 확인하지 않았느냐?고 하면서, 표를 반환하게 되면 직원이 물어내야 하는 데 전적으로 다 물어낼 수가 없으니 확인하지 않은 손님에게도 잘못이 있으니 반반으로 하자는 말투였다. 물론 실랑이를 벌이던 사람은 내게 표를 판 직원은 아니고 근무교대한 딴 여직원이었다.
본래 교통사고가 발생하여 인명사고가 나면 유족들은 회사로 우루루 찾아가 회사사무실에 들어가면서부터 "사람 살려내라!"고 고함을 치며 깽판을 쳐야 한다고 알고 있다. 우선 눈에 보이는 전화기부터 손에 잡히는대로 내리쳐서 박살을 내고 그 다음엔 책상을 뒤집어 엎어버린다. '초전박살'이 유리하다는 것을 이미 평소학습으로 들어서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 다음에는 "사장 나오라고 해!"다. 세월호 사고도 마찬가지였다. 세월호에선 사장이 아니라 대통령을 불러냈다. 그랬더니 보상이 1인당 8억이상에다 여러가지 특전이 많이 붙었다. 이게 우리나라의 현실이다. 그전부터 우리나라에선 되는 게 없고 안되는 게 없다고 했다. 맞는 말이다. 안되는 것은 안돼야 한다. 그렇지만 우리나라에선 법 위에 떼법이란 게 있다. 관습법이다. 떼를 쓰면 안되는 게 없다는 말이다.
나도 AI로부터 선행학습을 어느 정도 하고 있었다. '화랑도 정신'으로 임전무퇴다. 창구에서 안된다면 역장을 찾아가겠다고 했다.
그랬더니 역장은 안계신다고 했다. 그러면 매표한 창구직원 이름이라도 알려 달라고 했더니 티켙 제일 아래에 작은 글씨로 이름이 인쇄돼 있다고 하였다. 창구직원에게 직접 손해배상 소송을 내겠다고 하면서 언제 그 직원일 만날 수 있나 물었더니 내일 오전 9시부터 6시까지라고 했다. 큰 소리로 말다툼을 하고 있을 때 옆에 와서 가만이 듣고 있던 고참 여직원인듯 한 30대말쯤 돼 보이는 사람이 왜 그러느냐고 창구여직원에게 물어 보더니 자기를 따라 오라고 하였다. 뒷쪽 분실물센터와 함께 쓰는 사무실로 안내하더니 잠시 자리에 앉아 계시라고 하더니 무효가 된 SRT차표와 다시 끊은 KTX표를 달라고 해서 주었더니 한참 만에야 10800원 반환영수증을 건네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