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룻천사 미솔이 아빠의 음악이야기 80번 째입니다.
이번주에는 가장 부담이 되는 레슨비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짧지만 지극히 저희 경험이야기입니다.
정말 매달 자금 압박이 올 때
"개인 레슨비도 카드로 결제하면 얼마나 좋을까?"
라는 생각을 한번 해봤습니다.
1.
교육 시키면서
레슨비 밀린 적이 없고
레슨비 깎은 적도 없습니다.
2.
레슨 잘 했냐 한 번도 묻지 않았습니다.
레슨비 부족하다는 말 하지 않았습니다.
레슨비를 돌려막기로 메꾸는 것을 아이들한테 티내지 않았습니다.
3.
어느 순간
레슨비가 우리집 엥겔계수를 넘었습니다.
4.
영등포시장 지하에서 편지봉투 100개 1천원에 산 것을
고3 때는 레슨비 반주비 봉투로 얼마 안가서 소진이 되었습니다.
5.
흰 봉투에 아이 이름을 정자로 쓰고
아이가 직접 선생님께 드리는 것도 좋은 교육이라 생각하고
지폐 모서리 쫙 펴서 앞뒷장 바르게 각을 맞추어 넣습니다.
6.
가장 기쁜 말은
콩쿠르 수상도 아니고
입시 합격도 아니고
선생님 사정으로 다음 수업 휴강 하자는 말입니다.
레슨비를 안내도 되니까요.
7.
이자나 세금이
자동이체 나가기 전에 레슨비를 다른 통장으로 빼돌렸고
통장은 텅장이 되었습니다.
8.
보험료 빠져나가기 전에 다른 통장으로 돌려서 먼저 레슨비 내고
2번 연체되어 실효된다고 문자가 오기도 했습니다.
9.
서울로 이사 올 때 은행에 거실과 주방을 내주었고
이번에 추가로 안방까지 내주었습니다.
아직 아이들방 2개는 남았는데 이건 끝까지 지켜야지요
은행에서 나온 사람들이 거실과 안방에 누워서 비키지 않고
매월 백 만원이 넘는 돈을 꼬박꼬박 받아가고 있습니다.
10.
평범한 가정에서 몸을 갈아넣어 자녀 음악 전공을 시켰습니다.
그래도 내 콩팥 두 개는 지켰습니다.
11.
대구에서 서울 예원학교에 합격했다고 하니 영재원 학부모님들은
“미솔이 아빠는
대구에서 서울까지 미솔이를 업고도 갈 수 있다.“고 하더군요.
12.
우리나라는 대학원이나 유학보다도
학부를 우선으로 알아주는 분위기 때문에 아들한테는
네가 꼭 가고 싶은 대학이라면 군대 갔다와서도 도전하라 밀어줄게 했습니다.
아이는 군 입대를 앞두고 3수만에 합격했습니다.
13.
서포 김만중 어머니는
두 자식 공부를 위해서 아끼던 베를 잘라서 우선적으로 좌씨전을 사주었습니다.
조선시대도 교육비 고민이 많았겠지요.
신사임당은 아들 율곡 이이를 영재 교육을 시켜 대학자로 만들었습니다.
오늘날 우리 부모님들은 신사임당이 되고 싶어
신사임당 얼굴이 그려진 5만원 지폐를 여러 장 봉투에 넣어서 선생님께 드립니다.
14.
지금까지 드린 레슨비만 그대로 환불받아도
노후가 아주 편안해질텐데 말입니다.
15.
레슨 비용은 총알입니다.
총알이 든든하면 치열한 전쟁에서 승리 확률이 높고
총알이 부족하면 언제든지 항복 할 위기가 생깁니다.
16.
최저 시급이 10,030원인데
레슨비는 한 10배는 되는 것 같습니다.
우리 선생님들께서도 처음에는 다 이렇게 레슨비 내면서 배우셨겠지요.
17.
우리집에 크리넥스 티슈 뽑아쓰는 것보다 흰색
레슨비 봉투가 더 빨리 소진되는 것 같습니다.
18.
자녀들 학년이 올라갈수록 수입이 늘어나는 것이 아니라
신용카드 숫자가 늘어나고
돌려막기 횟수가 늘어났습니다.
19.
그래도 아이들이 음악인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면서
결혼을 하고 출산을 하고 양육하기를 잘 했다고 위안을 합니다.
20.
개인 레슨비도 카드로 결제 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렇게 되면 통장과 카드 돌려막기 할 필요가 없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