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0일 23시 남부터미널 집결하다)
저녁 8시쯤 남부터미널에서 집결..간단한 저녁식사와 짐정리.
(8월 11일 04시 중산리매표소 출발하다)
남부터미널에서 진주행 우등버스에 몸을 싣고 밤새 산그림자와 고속도로 주변마을의
가로등을 벗삼아 잠 한숨 못자고 진주로 진주로....진주터미널에서 택시 두대로 중산리
매표소를 향해 이동..어스름한 암청색의 새벽녁을 청룡열차보다 더 빠른 속도로 달리는
택시 안에서 다들 엄청 긴장함.
헤드랜턴 착용,스틱 두개에 집채만한 베낭을 메고 산행 시작.
살다살다 이렇게 무거운 베낭은 처음...어깨 아프고 등골이 빠지는거 같고
허리통증은 이루말할 것도 없고....속으로만 연거푸..내가 미쳤지..미쳤어.
지리산은 여자산이라서 능선이 완만하고 산길이 대로처럼 넓어서 뛰어다닐만하다고
대체 누가 그랬쥐?? 잡히면 주겄어~!! 지긋지긋 징그러운 바윗돌길에 깔딱고개에
발이 퉁퉁 발가락이 다 물집 잡히고...물은 물대로 귀해서 가뜩이나 무거운 베낭에 물까지 메고
다니려니....숨이 콱콱 막혔지만..여기서 포기할수는 없는일.법계사를 지나 천왕봉을 올라 장터목
도벌꾼들이 도벌을 숨기기 위해 불을 질렀구 그로인해 생겼다는 희귀한 고사목들과 어울어진
갖가지 야생화들과..구상나무..가문비나무..이름모를 새들의 울음소리..장터목은 꼭 무슨 야생화
수목원에 온듯한 느낌이 들만큼 잘 가꾸어져 있었다.
베낭의 크기와 무게에 질려버린 우리 일행들에게 산행 첫날은 완전히 지옥이었다.게다가
버스에서 자지 못한 피곤함까지 겹쳐 밥맛도 잃었고.....지리산의 경관은 커녕 발밑에 채이는
돌들과 베낭만 원망스러웠고.....휴식이 잦고 길어졌으며...꾸벅꾸벅 조는 사태까지 발생.
결국 벽소령까지의 산행은 포기했고, 선비샘에서 비박을 결정하고 종호친구와 랑데뷰.
산속에서 누굴 만난다는 건 또 다른 기대고 기쁨이란걸 이날 알았다. 우리에게 줄 음식이
가득 들은 백리터가 넘는다는 베낭을 메고 찾아온 남성미가 푹푹 풍기던 터프가이 종호친구
이 친구가 아니었음 오리백숙과 얼린 과일맛 주스는 꿈도 못 꾸었을게다.또한
리딩자였던 영성이의 배려와 독려가 없었더라면 아마 이날의 산행은 거의 불가능했으리라.
텐트 칠 무렵 갑자기 쏟아진 비때문에 고생은 했지만, 산속에서 이런 기분을 맛본다는 게
그져 즐거움으로만 느껴졌으니....종호랑 영성이는 속으로 얼마나 깝깝했을까? ㅎㅎ
(8월 12일 뱀사골을 향해 출발하다)
산행 두번째날, 이날은 종호친구의 리딩하에..
숨이 목에 탁탁 걸린다는 사점까지 경험하며 산을 날았다.
선두가 어찌나 빠르던지 후미는 거의 뜀박질 수준...밤새 지리산의 정기를 얼마나 많이 받은걸까?
전날 죽을등 살등 하던 모습은 간데 없구 산을 훨훨 난다.
그나마 몸에 익숙해진 베낭과 산길이 산행에 도움이 된 까닭이리라.
벽소령을 지나 연하천 산장...토끼봉....연하천 산장 부근이었나? 종호친구가 알고 있다는 비밀의
비박장소에서 점심을 먹고 운무에 가득찬 지리산 산자락을 구경하고 피곤에 쩔은 몸을 잠깐이나마
뉘여보고......요때의 휴식시간은 정말 꿀맛같은 오수였다.
반야봉에서 조우할 계획이었던 영수와 유미팀은, 우리 일행의 늦은 출발과 지연..기타등등의 이유로
인해 뱀사골에서 저녁 6시쯤 합류...,.어찌나 반갑던지~!!!
삼겹살 파티....수박과 토마토, 네덜란드산 치즈..얼린 맥주와 소주...
고된 지리산 종주가 아니라, 즐거운 엠티를 온 기분, 20 여년 전의 나를 새롭게 느껴본 시간.
지리산 밤하늘은 생각만큼 별들이 많지 않아서 실망스러웠지만, 그나마 쟁반같은 둥근 달과
꼬리를 물고 떨어지는 별똥별을 보았다는 즐거움에 마냥 행복한 둘째밤이었다.
(8월 13일...뱀사골로 하산)
반야봉을 지나 노고단, 삼성대를 향해 종주를 계속 할것인지, 뱀사골 계곡으로 하산할지를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가, 리딩자인 영성이의 의견을 따르기로 결정. 아쉽지만, 두번째의 지리산
종주를 기대로 남겨두고 뱀사골 계곡으로 하산하다.
내려오는 도중 옥색이다 못해 간장색이라는 간장골 계곡물에 알탕을 시도.
어찌나 시원하던지...내내 물이라고는 쫄쫄쫄 흐르는 대피소의 식수밖에 구경못했던 우리에게
계곡물은 그야말로 몸을 던져 푸욱 주저앉아 있어도 시원찮을만큼 머리부터 발끝까지 짜릿했던 기억.
뱀사골 아래에서 닭도리탕을 한다는 종호친구의 후배집으로 향하다.
여덟명이 쪼르르 모여앉아 닭다리 찾아가며 쌈박질 할 만큼 맛나게 먹었다.
끊임없이 목줄기를 타고 들어가는 션한 맥주와 종호친구의 멋진 설악가를 끝으로
남원으로 향해 출발..........................서울 강남고속 터미널 도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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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무리한 계획하에 무리하게 진행된 초짜들의 원정 산행이었다.
술김에 올려보았던 '지리산 가자'라는 공지글에 누가 내 이런 불량한 정신상태를
말려주려니 했건만, 도리어 가자고 불을 붙여준 몇몇 얄미운 친구들.
속으로 얼마나 미웠던지..............!!
그래두...여아일언 풍선껌은 되지 말아야겠다는 신념 하에 가뜩이나 뻥쟁이 구라쟁이 은행이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겸...그래..이 뜨거운 열정과 용기로 도전해 보는거야.
내 평생 어쩌면 처음이자 마지막일 수도 있는 지리산 종주..
내 이런 만용에 용기를 준 현주와 남인이 영성이,그리고 가입하자마자 응해준 호근이.
첫날 저녁 셀퍼로 합류해준 종호....두쨋날 기쁨으로 와준 유미와 영수.
(일행들 이야기)
김영성
지리산 처음부터 끝날까지 자상함으로 우리를 편안하게 해주었던 영성이, 자신을 챙기기보단
일행의 불편함, 피곤함, 배고픔...등등으로 부터 하나하나 세심하게 돌봐주던 니 모습이 새삼
그리워...그져..감복, 탄복.....전혀 반대성향의 남편과 사는 나는 영성이의 부인이 넘넘 부럽더라.
김남인.
산방대장님으로 주중산행에서 하던 모양새로 여겨보면...분명 지리산에서도 잘난체,멋있는 체로
일관할 줄 알았는데, 리딩을 영성이에게 맡기더니...최고로 말 잘 듣는 조교가 아니었나 싶을 만큼
어찌나 고분고분하던지~~~!!! 우등상을 준다면 얘한데 줘야 할꺼야..ㅎㅎ
이호근.
가입하자 마자 지리산에 같이 가준다고 해서 내심 참 고마웠어.
사실은 남자가 많아야 산행이 수월하다는데, 남학생이 부족해서 불안했었거든.
똘똘하고 야무져 보이는 친구가 말도 없이 묵묵히 잘 따라주는게 너무너무 고마웠고
또 무릎도 아프다는데 짐을 못 덜어줘서 엄청 미안했구말이야....
그치만 우리가 이렇게 만난건 또 하나의 인연이고 좋은 추억을 공유했다는 것만으로도
벅찬 즐거움이라 생각해~!!
서현주.
'고마워'
네가 없었으면 지리산 종주는 꿈도 못꿀일,감히 상상이나 해 봤겠니?
어설픈 계획에 무리한 줄 알면서도 같이 가자고 부탁했는데,너무 쉽게, 너무 편하게
대답해줘서 어찌나 고맙던지~~!!
힘든 내색 하나도 하지 않고 도리어 누나처럼 일행들을 보살펴주 던 마음씨에 놀랬어.
사람은 여행을 같이 떠나 봐야 그사람의 진가를 알게 된다던데..이런 어렵고 힘든 산행길에
남부터 챙기고 배려해주던 니 모습이 참 보기 좋았구 내가 사람을 그나마 제대로 볼 줄 안다는
생각에 흐믓했었다..
김종호
원조 산꾼이라고 해야 하나?
처음 장비구입모임때..점원으로 오해해서 미안~ㅎㅎ
이친구는 우리일행의 평소 모습이나 우리의 성향을 제대로 파악을 못해서 한참 어리둥절해 했었는데
나중엔 점차....익숙해지는 듯.....,
히말라야까지 등반했다는 프로 산꾼..둘째날 이친구의 리딩은 가히 환상이었다.
산을 달리다시피하는 산행이었는데도 전혀 피곤함을 몰랐고 기운은 오히려 쑥쑥 솟아올라서
새삼 놀랬구 리딩자의 중요성을 다시 깨달았다. 훤칠하고 미남인데다가 카리스마가 펑펑 흘러넘치는
매력만점의 친구......여자싱글들은 함..도전해 봐도 좋을 듯~ㅋㅋ
김영수
클라이밍을 하면서 살을 뺀다더니..완전 근육질의 멋진 몸매로 지리산에서 조우하게 될 줄이야.
완전 핵 퍽탄인 유미를 데리고 뱀사골을 올라 올수 있었던 건..영수의 리딩실력도 실력이지만,
내생각엔 아마도..멋진 몸매와 은근히 풍기는 남성적 매력때문이 아니었을까나?? ㅎㅎ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던 친구라서그런지 언제나 봐도 동네 오빠처럼 푸근한, 친근하게
느껴지는 마음이 따뜻한 친구.
이유미
아직은 몇몇 친구만 안면이 있는 내 친구.
등산 경험이 얼마 안되어서 내심으론 참 많이 걱정했는데, 생각과는 달리 뱀사골까지
무사히 잘 와 줘서 참 고마웠다. 동네에서 볼때는 그냥 그져 그랬는데, 산에서 보니 어찌나
반갑던지~!!! 유미야~!! 우리가 이렇게 오랫동안 엮이게 될꺼라고는 상상이나 했겠니?
서른 후반쯤에 만났지만, 남은 세월은 함께 가는 그런 친구였으면 참 좋겠다는 내 생각~!!
우리 잘 먹고, 잘 놀고....................잘 살자~!!
정지숙.
일명 뻥쟁이, 구라쟁이...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나를 뻥쟁이가 아니라
순수하고 진실한 구석이 있는 아줌마로 이번 지리산을 계기로 새삼 각인시켜준 친구들을
고맙게 생각.
내 평생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수 도 있는 지리산 종주에 함께 해준 친구들
절대로 잊지 못할꺼야.....지리산 부근을 지날때면 항상 생각하게 되겠지?
모두들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기를 하나님께 기도할께~^^*
첫댓글 쩝~~~~ 담에 설악산 칠건데...........
음...설악산...또 도전해 봐???ㅋㅋ
나 오빠 안할래...ㅡ,.ㅡ
무모한 도전을 아무 탈 없이 성공으로 이끌고, 따라준 친구들에게 감사하고, 다음엔 좀더 준비하고, 공부해서 갑시다. 첫 종주를 축하 드립니다.
오빠 안하면?? 아빠 할래?? ㅎㅎㅎ 마져..더 공부해서 종주해야겠다는 결론~!!
고생들많었다.... 그리고 부럽다....훨훨던지고 떠날수잇는그대들이....
젬수도 가끔은 잘 던지잖아~!
술췌서 끝꺼정은 안읽어봔는데 머 존 내용이거찌 그쟈 은행아? 구래도 대롱대롱 꼬랑지는 매달고가느 쎄~~엔쓰...캬캬캬~~
ㅋㅋㅋ 역쉬~ 천사의 매너는 끝내주는구만.
중산리 가파른길 올라가느라 엄청 땀 빼께따,,, 살 마이 빠져째???ㅎㅎㅎ
(사실은) 살빼려구 간거였거든....근데...개뿔..헛/고/생/만 해따아...ㅠ,.ㅠ
울 친구들의 도전에 새삼 놀라울 뿐이다................ 나이 42...인생의 내리막이 아닌... 새로운 출발.......... 끝없는 도전......... 늘 그 마음 같기를~~~..^^*
응.......지리산에 올랐던 그 뜨거운 마음으로 남은 인생을 살기로 했어~!!..
또래방....첫...지리산 종주~~~~~~~^^;; 추카 드립니다............
고마워~ 우리 설악산에는 함께 가자~!!
청계산에 몸풀러 간다,, 다녀와서 보자~ 지리산 원정팀 만만만만만만쉐이~~~~
걍 하루쉬지...독한넘..........!
토얀이가 이번에 좋은 경험을 했을꺼야...다음엔 좀 더 공부해서 알찬 산행을 준비하자.
내가 가방끈 잘매는 방법만 알았드라면,,, 날러댕겼을텐디,, ㅡ,.ㅡ 어깨가 을메나 아팟떤지,,c.. 산행은 역쒸 경험이여~~ 은행아 가을엔 설악이다~~ ㅎㅎㅎ
다녀온 친구들 너무너무 고생한것 같구만 담에 기회되면 나두 꼭 하구싶다........
고생들했네... 관광하듯 편안했다면 산에 간게 아니겠지 오히려 고생한 산행이 기억에 더 오래남는 추억이 될꺼야.
친구들 지리산 종주 진심으로 축하 드립니다...고생들 많안네~~~~~~
첫날 무릎때문에 힘은 들었지만 즐겁고 재밌는 산행이었어...좋은친구들과 지리산종주 평생 잊지못할 추억으로 남을것같고...함께했던 친구들 모두 고생했고 수고많았다^^
ㅎㅎ가문의 영광^^
덕분에 꿈에도 못꿀 지리산 산행을 하게되었구나. "취중산행공지" 아주 잘한 일이여...감사감사하고여 같이한 모든 친구들에게도 같은 감사를 ....
산행은 잘 하고 왔네~~~많이 힘이 들어겠지만 암튼 수고했어 ㅎㅎㅎ
은행아,,,,,,,,,,,,,,,,,,데이트 하자..............(은행 털러 가야지!.)
정말 돈으로는 절대로 살수없는 값있는 경험을 했네 ..... 나도 가끔은 체력의 한계에 도전하고픈 마음에 여러운동을 했었는데 어느땐가부터 그것이 귀찮고 싫어지더라구.. 나이먹어가는건가? 하여튼 부럽고 부러울따름이네 ... 화이팅이여 ~~~~^^*
정말 대단하다 은행아..지리산종주한것 축하한다.....더운데 수고 많았고 푹 쉬고 주중산행에서 보자꾸나~~~~~~~
은행아 멋지다.. 그리구 축하해..^^ 힘들었겠지만... 난 그저 부러울 따름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