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친구가 있다.
내 사는 곳이 분당과 멀지는 않지만
시골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동네에서 같이 사는 친구가 있다.
이런 곳에 내 마음에 맞는 친구가 하나 있다.
나랑 같은 나이에(41세) 같은 학번(87학번)인데
그 친구랑 나랑 만나면 늘 대학다닐적 이야기로
한시간을 아니, 한나절을 과거를 회상하곤 한다.
지난 화요일 그녀집 에서 <김민기> 노래를 듣다가
아..<아침이슬>.. 우리가 대학다닐적..이 노래 참 많이 불렀는데..
5.18광장에서 학생회관 들이 갈 적에
그 푸른 잔디를 밟고 지나갈때 ,
아~ 아침이슬이, 울려 퍼질때
나, 그때는..울컥..그런 감정... 들었었는데..
라고, 나는 용봉골 전대생 시절을 이야기 했고
고대생이었던 그녀도
괜시리히 샌치해 지는 듯한 감정...
추억은 아름다운 거..
특히 스무살적 그 시절만큼이나 아름다운 적... 살면서 또, 있을까..
인생에서 가장 눈 부신 시절이라면 바로 그때가 아닐까...
우리는 괜한 감정에 휩싸이다가..
우리 고대 갈까?
내가 순간적으로 제안을 했다.
우리는 1분만에 용수철 처럼 튕겨나와
후다닥~
차를 몰고 고려대로 갔다.
졸업후 처음 가 보는 모교라 했다.
이곳이 이렇게 바뀌었네?~
87년에는.. 350원 하던 수제비 집이 저기 였는데
아~ 피시방으로 바뀌었네?~
아..<도솔천> 이라는 찻집...저기..나 죽순이였는데..옷가게로 변했다.~
아..저기다...저 서점..그 자리에..아직도 있다...어머나..그대로다..~
감격해 하는 그녀의 손을 잡고
고려대를 두 바퀴나 돌았다.
하지만 내 마음속에서는 고려대가 아닌 전남대..내 모교를 돌고 있었음을...
용봉동 이었지? 전대정문을 지나, 인문대를 지나, 경영대 뒤로 갈까.. 복사 가게로 향할까?
대리 출석을 부탁할까? 방송국으로 갈까? 아니다 후문 <레브체인> 커피숍으로 갈까?
명자 선배는 뭐하나...방송국에 있나..
아니다, 충장로가 가 불자..남자친구 만나러 가불자..
그런데 최루탄은 어떻게 피한다냐.~
후후.~.
나름 내 모교를 생각하며
나는 그녀와 손잡고 고대캠퍼스를 거닐었다.
바람도 매섭고 따갑고 얼굴이 시렸다.
올들어 가장 춥다는 영하 8도의날씨에도
나와 그녀는 아줌마가 아줌마이길 거부 하고
20살 대학생인듯한 표정으로
고대 학생회관도 들리고 고대 도서관도 들리고..
공부하는 대학생들 모습을
얼핏얼핏 살피며 내심부러워하며
그렇게 걷다가
걷다가
문득 내 친구가
핸드폰을 꺼내 누군가에게 전화를 한다
형! 나...응,~나~ 학교 왔어.
무슨일이긴..그냥~그냥 왔어..
아. 그래? 시간되요? 그래요 잠깐 들릴게요...
라고, 내 친구는 전화를 끊고
나더러 써클 선배네 연구실로 가보잔다.
법대 교수가 되어 있다는 86학번 써클 형이라고
형이라고..형..
형 형 형...
형이라는 호칭이 참...정겹다.
우리시절에는 선배, 오빠 보다는 형이라는 호칭이..
자주 사용되었고..
동아리말고
써클이란 단어가 더 정겨웠던 그런..기억..
아..다시 대학다니고 싶다..
~~
계단을 밟고 연구실 건물로 올라갔다.
4층에 올라서서는..
화장실에 들려
그래도 후배 여자라고는...수돗물에 머리를 다듬고는,
립스틱도 바르고는.. .ㅎㅎ
연구실 문을 열고 들어갔다.
아~ 형~
아~ 왔구나..반갑다.~
우리~ 얼마만이지?
응..15년만이지..아마?
잘 있었어?
응,..형도?
써클 선후배사이인 그들은
~ 다시 그 시절로 돌아 가서
써클 시절의 옛모습을 재현한듯
....했다.
누구는 뭐하니.?~
그는 뭐뭐.뭐...하고 있어요.~
왜 그랬어? 너...그날.. 그때 말이야.~
아..그거 형이 오해한거야...몰랐어? ~
나 원 참..이제 와서...그 말을 하다니..~
늦었어..너무늦었어..그말하기엔.. ㅎㅎ
그들은 정말이지 즐겁게 옛이야기를 나누었고
고려대 생이 아닌 나, 옆에서 전남대생은 조금 질투가 났다.
조금이 아니라 많이 잘투가 났다...
나도 그러고 싶다.
친구랑 어딘가를 거닐다가
광주든, 서울의 강남이든.일산이든 광양시든 순천이나 여수의 항구이던간에
써클 형이나...선배에게 문득, 전화를 걸어서
선배~ 오랫만이야..~그래요 갈게요..기둘려요..~
하고, 문열고 선배네 사무실을 문 열고 들어 갈 수 있는.
그런 선배가 있다면
나에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아니다..나를 선배라 부르며..
그렇게 찾아줄 전남대 후배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얼마 좋을까..
해는 저물고..부러움은 갚고..
그 질투스런 감정을 갖고 집으로 돌아가려고
차에 시동을 가는 순간..
신문희 선배(20기 제작부)에게서 전화가 왔다.
경희야..너 고대왔다고 해서..
우리집에서 멀지 않으닌깐 우리집에 와서 밥먹고 가라.고 전화했다...
얼른...이리로 와라.잉.~~
~~~~~
야호~~~
나는 순간적으로 환호성을 절렀다.
나도 모르게 터저 나온 환호성..
왜일까....
아..나도 선배가 있다...밥먹으러 오라는 선배가 있다..
내 고대대생 친구에게 ..
거봐..
나도 선배 있다구.,
금호동사는 방송국 제작부 선배인데
내가 고려와 왔다닌깐 집에 와서 법먹고 가래.......
내모교~~ 전남대에도....이런 선배 있다고~~~~
고대로 부터 집으로 돌아 오는길..
마음이 왜 이리... 풍성한지
~~~~~~
나는 지금 방송국 선배 후배가 다 모인다는 인터넷 게시판에다
이 풍성한 마음을 올리고 있다. 선배 후배..
참 좋은 단어다..
씨유비 화이팅~~
첫댓글 찌~~~잉...........ㄱ ㅏ 슴이....
평소 선배 글 열심히 읽고 있습니다...
그래요 이곳은 다시 갈 수 없는 학창시절의 모습이 서려 있는 곳입니다. 글 고마워요. 쌩~U
아이랜드 가이.......아이디.........섬이랑 연관이 있나봐요? 제 고향이 완도거든요....<완도아짐> 제 또다른 아이디랍니다..
그래요. 아일랜드는 진도를 뜻합니다. 20년전 용봉캠퍼스에서 방송을 듣던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글입니다. 몇번을 읽었는지....
읽느라 힘들었다. 글 읽으랴. 니가 다녔을 동선을 상상하랴. ㅋㅋㅋ. 나에겐 자연스러움이, 타인에게 글에 옮길만한 의미로움이 되었다는 특별한 날어었어. 나에게도.
특유의 기억력을 또 발휘하셨구만...그 때 그시절로 돌아가고 싶다...
승찬선배랑과는 가끔 문자를 보내도 부담느끼지 않을실듯해서..편하긴 해요...
전남대 베트콩....라면에 막걸리 한잔 !! 그립군요 ~~ 지금은 사라지고 없다면서요 그 베트콩 마을
경영대 뒤 발용부락!
상대뒤= 베트콩마을?....몰랐어요...베트콩의 유래가 뭐래요?
경희야 ! 학교 다닐때 너를 사랑한(?) 죄로,,,,,나 이렇게 살고 있다....
명자 선배~ 우린 서로를..............미치도록 사랑했던것 같아..............정말로!!
학창시절은 항상 그리운 것입니다. 본관건물 1층에 CUB가 있었을 때의 앰프에 사용했던 진공관 100TH로 오디오를 만들어 들으면서 그 때 고생했던 기억과 즐거웠던 기억들을 떠올리며 즐거워하는 나의 모습, 천진난만 합니다. 난 왜 후배들한테서 전화가 없는 걸까? 경희 후배 전화해요. 그 때의 오디오 얘기좀 계속하게....
알겠음~ 니다.........
괞찮네...글도 마음도...나는 어릴적 경희가 선입관에 박혀 있어서(경희 아빠랑 오빠랑을 먼저 알았으니까) 풋풋햇던 푸레쉬맨시절이 참 좋은 때지...나도 그시절이 있었는 데..경희가 40대니 이를 어이할꺼나...
우와... 저도 그런 좋은 후배 선배들 많이 만들어 둬야 겠습니다..^^ 너무 부럽습니다.. 몇십년을 이어오는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