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미디어아트플랫폼 “각 사람에게 비추는 빛”
광주미디어아트플랫폼에서 열리는 이이남 작가 전시회를 다녀왔습니다.
전시장 입구를 들어서자 가장 먼저 만난 작품은 ‘책 읽는 소녀’였고, 작품에서 우리는 무엇을 이야기하고 전달하고 싶어 하는지 잠시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봅니다.
예쁜 아가씨네.
동그란 빛 속에 그림자가 생겼어.
그림자가 까맣네.
뭐지?
개미가 지나가고 있나?
아니야. 글자야.
유담이 위로 글자들이 지나간다.
아이들이 움직일 때마다 함께 움직이는 글자 그림자. 신기함에 아이들은 바닥에 누워 보기도 하고 글자를 찾아보기도 합니다.
몸을 숙여 낮은 문을 지나 들어가니 바닥에는 잔잔한 물결과 꺼지지 않는 불이 촛불이 아이들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뜨거워?
아니? 괜찮아.
그리고 부드러운 음악이 흘러나오는 곳을 따라 돌아가니 화려한 조명과 오래된 선풍기, 그리고 횃불을 들고 있는 소년이 있습니다. 작가의 어린 시절 추억이 붙어 있는 선풍기에서는 작가의 특정시간을 이야기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우~~ 와
빛이 눈부셔요.
예뻐요. 내가 빛 속에 들어가는 것 같아요.
시원해!
그런데 여기에 상장이 있네.
어린이랑 어른 사진도 있어.
그림자는 우리가 멈추면 멈추고 움직이면 움직여.
이 그림자는 계속 움직여.
화려한 조명아래 반사되어 비치는 색그림자는 즐거운 놀이가 되어주고, 한쪽 모퉁이에 설치된 삽화작품에는 이이남 작가의 목소리가 담긴 작가 자신의 뿌리에 대해 설명하고 있습니다.
드로잉의 파편들이 영상과 페인팅으로 채워져 가는 작품은 쓰고 지우는 드로잉의 흔적을 통해 기억이라는 것은 불완전하지만, 불완전하기에 더욱 집착하게 되는 심리를 담아내고 있습니다.
사람이 점점 많아지고 있어.
계속 그리는 것 같은데? 누가 그리지?
저절로 그려지는 거 아냐?
사람이 많아지니까 미로 같아.
아버지 재킷 속 짤랑 거리는 동전과 바닥에 놓인 동전들.. 작가의 어린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추억작품이라는 설명 속에 우리들의 어릴 적 추억을 떠올려봅니다.
<책 읽어주는 소녀>
우주인가 봐. 우리가 우주에 왔나 봐. 우주에 가면 숨을 못 쉬는데 여긴 숨을 쉴 수 있으니까 우주가 아니네.
그냥 우주 그림이 나오는 곳 인가 봐.
헬리콥터 타고 날아가나 봐
어떤 나라에서 불이나지?
책을 읽어주는 소녀의 낭독과 화면 가득 펼쳐지는 3D입체 영상은 다양한 상상을 가능케 합니다.
<테미스, 버려진 AI>
큰 형상에 처음에는 무서워하던 아이들.. 아이들이 이름을 부르자 큰 눈동자를 깜박이며 질문에 대답하는 모습이 신기하기만 합니다.
말하는 사람이다.
테미스가 사람들은 여러 가지 감정을 가지고 있대.
나는 기쁜 감정이 있어.
슬픈 감정도 있어.
테미스는 어떤 감정을 가지고 있지?
거대한 빗방울 같다.
여기도 우주 옷 입은 사람이 있어.
근데 우주 옷을 신문지로 만들었네?
신문지 우주 옷을 입고 우리한테 계속 뭔가 말하고 있어.
무슨 말을 하는 거지?
지구 밖으로 나가는 옷을 입고 있어.
지구 밖에서 동그란 불빛을 보고 있나 봐
지구를 보는 거 아닐까?
그림 속에 그림자가 숨어 있다 나왔나 봐.
마지막으로 찾은 전시관에서는 빛의 향연을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이었습니다. 음악과 함께 펼쳐지는 빛줄기에 아이들은 음악에 어울리는 춤을 추며 감정을 표현해 갑니다.
<각 사람에게 비추는 빛이 있었나니>
나 좀 보세요. 내가 발레리나가 된 것 같아요.
멋진 무대가 생긴 것 같아요.
눈 같아.
겨울이 다가오나 봐.
별 같아.
물고기가 뛰어오르는 것 같아.
바다로 변했어! 바닷물이 나한테로 오는 것 같아
눈이 내리는 바다 같아.
‘각 사람에게 비추는 빛’은 다양한 작품과 의미 있는 작품을 볼 수 있었던 전시회였습니다.
첫댓글 와...작품들 너무좋네요.. 전시회가보고싶은욕구가 .. ♡.♡ 아이들도 눈이반짝반짝 신기해하는것이 보이네요ㅎ
아이들의 표상활동에 많은 영감을 주었겠는데요?! 같이 한번 더 가봐야겠어요~
요즘은 아버지 재킷 속에 짤랑거리는 동전을 보기가 어려운 시대라 정말 추억작품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