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제목을 보았을 때 키친(부엌)을 통한 무슨 얘기를 펼칠지 무척 궁금했다.
예상한 것은 영화'음식남녀'처럼 수많은 음식을 통해 가족이나 사랑같은 것을 전달하려나 했다.
읽으면서 성장소설 내지는 순정소설의 느낌도 들었다.
간결한 문체나 간간히 나오는 유머를 통해서...
책은 키친, 만월(키친2), 달빛그림자의 세 편으로 나뉘어져 있다.
첫 장인 '키친'은 할머니를 읽고 홀홀단신으로 남은 미카게가 혼자 남겨진 외로움을 극복하고 조금은 비정상적인 가족(성전환한 아버지와 아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그 곳에 있는 고즈넉한 부엌과 따뜻한 배려를 통해 조금씩 상처를 치유해가는 과정을 그렸다.
두번째 장 '만월'은 키친의 후속 이야기로 성전환한 아버지 에리코를 잃은 다나베를 이번엔 미카게가 치유해주면서 함께 고통을 이겨내는 이야기이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그 고통의 과정에서 다시 성장하는 과정을 그렸고 여성 특유의 문체는 순정소설을 읽는 즐거움이었다.
세번째 장 '달빛그림자'는 키친과의 다른 이야기로 애인을 잃은 사츠키가 신비한 전령의 모습을 한 우라라를 만나고 또 형과 함께 애인을 동시에 잃은 히라기와 고통을 나눈다.
우라라와의 약속장소에 나간 사츠키는 죽은 애인 히토시와 작별을 고하고 다시 용기를 얻고 상처를 치유하는 내용을 신비스럽고 감성적으로 그리고 있다.
요시모토 바나나는 웨이트리스 일을 하면서 이 작품을 썼다고 하는데 감성적인 문체가 좋게 느껴졌고,
상처를 치유하여 성장하는 과정을 계속 써나갈 것이라고 작품후기에서 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