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광장 / 松花 김윤자
-러시아 문학기행
사진:松花
러시아에서, 가장 서 보고 싶었던 곳
소련을 보고자, 공산당을 만나고자
단일 이념으로 붉게 채색 되었겠지, 육신도, 정신도
그런데 그곳에 들어섰을 때
정작 붉어지는 것은 우리의 눈이고, 발이다.
잘못 인식된 기억들이
회로를 발기발기 끊어버리고
툭툭 튀어나오는 새로운 열림의 장
러시아어의 아름다운 광장이 잘못 번역되어
붉은 광장이 되었을 뿐
그곳에 붉은 소련도 없고, 붉은 공산당도 없다.
레닌의 묘, 건물 하나가
붉은 단장으로 광장 끝에 서 있을 뿐
바실리아 성당, 클레믈린성
굼 백화점, 구원의 성 교회가
거대한 직사각형의 광장을 에워싸며
세련된 빛으로, 혼돈의 역사를 지운다.
붉은 광장-미래시학 2023년 여름호 제4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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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광장
김윤자
러시아에서, 가장 서 보고 싶었던 곳
소련을 보고자, 공산당을 만나고자
단일 이념으로 붉게 채색 되었겠지
육신도, 정신도
그런데 그곳에 들어섰을 때
정작 붉어지는 것은 우리의 눈이고, 발이다.
잘못 인식된 기억들이
회로를 발기발기 끊어버리고
툭툭 튀어나오는 새로운 열림의 장
러시아어의 아름다운 광장이 잘못 번역되어
붉은 광장이 되었을 뿐
그곳에 붉은 소련도 없고, 붉은 공산당도 없다.
레닌의 묘, 건물 하나가
붉은 단장으로 광장 끝에 서 있을 뿐
바실리아 성당, 클레믈린 궁
굼 백화점, 구원의 성 교회가
거대한 직사각형의 광장을 에워싸며
세련된 빛으로, 혼돈의 역사를 지운다.
붉은 광장-미래시학 2023년 여름호 제44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