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짠돌이카페'는 67만여 명의 회원이 절약 노하우를 공유하는 것으로 유명한 카페다. 가계부를 공개해 평가를 받거나 쇼핑 정보를 교환한다. '짠돌이 협회 절약연구소'를 통해 차(車)계부 쓰는 법, 주유비와 통신비 줄이는 법도 소개한다. 회원 충성도가 높아 공동구매 이벤트를 하면 하루 만에 몇 억 원의 상품이 팔리는 경우도 있다. 카페지기인 ‘대왕소금’은 이미 재테크업계에선 유명인사다. 기업의 상품을 팔기 위해 광고의뢰를 하고 회원들에게 자신의 상품을 팔아달라며 하루에도 몇 건씩 문의를 한다.
하지만 회원 중 ‘반짝 관심’에 그치는 사람이 대다수다. 재테크에 대해 공부하지도 않고, 꾸준함도 없어서 가입만 해두는 사람이 많다. 인원이 많은 동호회는 활동을 많이 안한다고 해도 그 수가 워낙 많아 제대로 굴러가지만 그렇지 않은 동호회도 많다.
네이버에 4년 동안 600명 정도 동호회원이 가입해 있는 한 재테크 카페 시삽은 “시간을 내서 강의도 듣고 모임에도 참석하는 사람은 겨우 30명~50명 정도”라고 말한다. 하지만 참석자 수에 연연하지 않는다. 회원 수가 많은 동호회에 비해 가족 같은 모임을 자주 가질 수 있고, 회원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들 동호회는 매달 전문가를 초빙해 회원들에게 부동산, 주식 등에 대한 강의를 한다. 전문가는 증권업계, 금융계, 부동산 분야의 전문가들인데 대부분 운영진들이 동호회를 위해 몇 년 동안 공을 들여 꾸준히 영입한 사람들이다. 회원들은 매달 무료강의를 듣기도 하고 질문시간을 통해 그 동안 궁금했던 것을 묻기도 한다. 강의엔 보통 30~40명의 회원이 참석하며 뒤풀이 시간에 직접 대면을 통해 궁금했던 것을 서로 나누기도 한다.

회사 재테크 동호회가 활성화 되는 경우도 있다. 통합LG텔레콤 ‘지식발전소’는 제대로 살림을 꾸렸는지, 경제 지식이 얼마나 발전했는지에 대해 매주 난상토론을 연다. 지식발전소 회원은 신입사원부터 입사 10년차까지 다양하다. 정보교환은 물론, 자신의 경제관념을 되돌아보는 반성의 시간도 가진다. ‘독서토론’과 ‘모의투자대회’를 통해 독서후기 교환을 하고, 실전감각을 익히기도 한다. 애경의 '행복한 부자 만들기'동호회는 2개월에 한 번씩 해당 분야의 전문가를 섭외해 세미나를 진행하고 조별 토론과 발표를 통해 개인의 투자 패턴과 성공·실패 사례 등을 공유한다. 최근에는 부동산보다 주식이나 펀드투자에 대한 관심이 많은데, 주가폭락에도 무너지지 않는 투자방법에 대한 정보공유가 무엇보다 유용하다. '행복한 부자 만들기' 동호회는 뮤지컬이나 영화를 보며 친목도모를 하기도 하며 전문가를 섭외해 경제상황에 대한 예측과 전망을 듣기도 한다.

‘워렌버핏, 벤저민 그레이엄 연구모임(cafe.daum.net/buffett 이하 워렌)’은 주식투자의 귀재로 알려진 워렌버핏과 벤저민 그레이엄의 투자방법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기업분석을 통해 저평가된 기업을 발굴하고 이들 기업에 장기 투자하는 가치투자자들의 모임이다. 2001년 7월에 설립됐고 회원 수는 만여 명이다. 온라인 모임이 주이지만 월별 또는 분기별로 오프라인 모임도 활발하다. 9년에 걸쳐 뛰어난 개인투자자들이 많이 모였고, 이름처럼 카페의 수준도 높아진 상태다. 또 회원들 중에는 전업투자를 하고 있을 정도로 좋은 수익률을 내고 있는 사람도 있다. 워렌 운영자 중 송상훈씨는 2001년부터 주식투자를 시작한 이후 거래소, 코스닥, 장외시장에서 데이트레이딩, 스윙 등을 하면서 2년 동안은 ‘실패’를 거듭하다 2003년부터 500만원으로 주식투자를 다시 시작해 3년간 4억 원 이상을 만든 이력도 있다.
하지만 성공하는 재테크에는 기본이 가장 중요하다. 송상훈씨는 재테크를 처음 시작하는 사람이 가장 쉽게 범하는 실수로 공부와 절약을 너무 소홀히 생각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즉, 주식계좌에 발생한 수치상의 수익을 돈으로 생각해 단기간 결산으로 저녁시간을 화려하게 보내고 수치상의 손실이 발생하면 결국 손절을 하고 다시 소주로 마음을 달랜다는 것. 이 때문에 주식투자 시 ‘여유’를 가진다는 것은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했다. “하루하루 이익과 손실에 너무 민감하게 대응 하지 말고 10년, 20년 아니 평생 한다는 마음가짐으로 투자한다면 단기간의 손익보다 긴 안목으로 투자에 대한 전략을 짜는 데 도움이 될 듯합니다.”
그는 또 투자의 성공확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우선 “자신이 잘 아는 분야에 투자해야” 한다고 말한다. 부동산 분야를 잘 아는 사람이라면 부동산에 투자해야 되고 주식을 잘 아는 사람이라면 주식에 투자해야 된다는 것. 다만 어떤 투자를 하든 기본 원리는 같다. 투자 위험을 낮추면서 얼마나 투자 수익을 높일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돈을 벌기 위해서 주식투자를 합니다. 저 또한 이 부분에 대해서 부정하지는 않지만, 발생하는 수익보다 제가 열심히 공부해서 발견한 종목을 매수하고 또 그로 인해 주변사람들에게 이익이 발생했을 때 더욱 큰 즐거움을 느낍니다.” 재테크 혹은 주식 동호회 운영진들이 가지는 기쁨 중의 하나다.
글 : 이학명 (이코노믹리뷰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