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아파트 시장의 기형적 구조가 여전히 지속되는 가운데 전세가격의 상승세로 주택실수요자들을 중심으로 한 무주택 서민들의 고통이 가중되고 있다.
비수기와 전반적인 공급 과잉, 고분양가 등의 여파로 전주 지역의 아파트가 된서리를 맞으면서 기존 아파트의 매매가격은 날이 갈수록 하락하는 반면 전세금은 견고한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도내 부동산 업계 등에 따르면 전주시 중화산동 현대 에코르 34평형의 경우 매매가는 1억7천만원 선인 가운데 전세금은 1억4∼5천만원에 육박하고 있다. 옆 단지인 코오롱 하늘채 33평형도 매매가 1억8천만원짜리의 전세가격이 1억3∼4천만원에 이르고 있다.
인근 한신코아 아파트 역시 31평형의 경우 매매가가 8천300∼500만원에 전세가는 6천만원에 육박한다.
매매가 대비 전세가의 비중이 전국적으로 60%대인 점을 감안할 때 80%를 넘나드는 전주 지역의 전세가는 나홀로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이 같은 전세금 불패신화는 주로 신시가지 등 신흥주거단지를 중심으로 한 우수 학군 주변에서 많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 부동산 업계 관계자의 설명.
아무래도 생활여건이나 정주여건, 교육시설 등이 우수한 곳에 신혼부부 등 비교적 젊은 30∼40대 초반 부부들이 몰리면서 가격이 부담스런 매매 보다는 전세를 선호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전주시 효자동 현대아파트나 롯데아파트, 인후동 현대아파트 (31평형)등도 예외는 아니다. 매매가는 8천∼8천500만원인 반면, 전세가는 6천만원에 육박하거나 넘나드는 수준이다.
전주와 규모가 비슷한 다른 지방도시에 비해 유독 전주의 전세가격이 높게 형성되면서 신혼부부 등 실수요자들의 부담만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박모(36·전주시 평화동)씨는 “전에 세들어 살던 아파트가 만기가 됐는데 무려 2천만원을 더 올려달라고 해서 어이가 없었다”며 “우리같은 서민들은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집을 옮길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장정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