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의 안녕을 기원하는 공간
우리 옛 마을에는 오랫동안 마을 사람들이 치성을 드리는 신목(神木)이 있었다. 신목은 신령이 강림해 머물러 있는 나무로 여겨졌는데 원성 성남리 성황림 역시 성남리 주민들이 치악산 성황신이 머물러 있는 곳이라 여기며 보호해 온 마을 숲이다. 마을 사람들은 원성 성남리 성황림을 ‘신이 깃든 숲’으로 여겨 신림(神林)이라 불렀다. 성남리가 속한 신림면의 신림이라는 명칭도 이와 관련이 있는데, 이것이 현재 신림면의 이름이 되었다고 한다.
마을 사람들은 원성 성남리 성황림을 마을신이 사는 신성한 공간으로 여겨 평소 함부로 들어가지 않고 나무도 훼손하지 않았다. 숲 안에는 치악산 성황신을 모신 신당이 있고 이를 성황당이라고 부른다. 성황당 옆으로는 오래된 엄나무와 전나무가 자리해 있는데, 전나무는 높이 29m, 가슴높이의 지름 1.3m의 아름드리나무로 어른이 두 팔 벌려 안아도 못 안을 정도로 자랐다. 전나무와 엄나무가 위옹(圍擁)하는 성황당에서는 매년 음력 4월 8일과 9월 9일에 마을 사람들이 치악산 성황신에게 마을의 안녕과 무병, 풍년을 비는 성황제를 올린다.
온대 낙엽수의 경연장
원성 성남리 성황림은 온대 지방을 대표할 만한 낙엽수림으로 그 가치를 인정받아 1962년 12월 7일에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었다. 면적이 63,877m2인 숲은 훼손되지 않은 자연 환경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어 전통적인 식생(植生)의 보고(寶庫)로 여겨진다. 숲에는 각시괴불나무, 음나무, 졸참나무, 층층나무, 피나무, 가래나무, 쪽동백나무, 들메나무, 박쥐나무, 산초나무, 보리수, 광대싸리, 복분자딸기, 찔레, 노박덩굴, 으름덩굴 등의 나무가 자란다. 나무는 오래전부터 이 근처에서 흔히 자라던 것들로 베어지거나 병들어 말라 죽지 않고 여전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마을 사람들은 성황림이 사라지면 마을 또한 안녕하지 못할 것이라 여겨 왔다. 이 생각에는 스스로를 자연의 일부로 여기는 마음이 자리 해 있지 않을까. 자연이 깃들지 못하는 곳에는 인간 또한 살 수 없음을 오랫동안 공존해 온 마을과 마을 숲에서 배워 본다.
마을 사람들은 원성 성남리 성황림을 ‘신이 깃든 숲’으로 여겨 신림(神林)이라 불렀다. 성남리가 속한 신림면의 신림이라는 명칭도 이와 관련이 있는데, 이것이 현재 신림면의 이름이 되었다고 한다.
정리. 편집실 사진. 문화재청
[문화재청, 문화재사랑. 2022-9월 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