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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우수카페] 자연산야초와 발효효소를 배우는 사람들(효사모) 원문보기 글쓴이: 오즈
왕산댁 오즈의 귀촌이야기
(본문 사진들은 왕산댁 오즈네 사계절 풍경입니다)
내 인생의 대부분..
아니 거의 다를 도시에서 태어나 자라고..
이제 그 도시에서 늙어가기 까지 하는
나!! ...
그리고 나의 짝궁님은..
이 담에 우리 한적한 시골에서 오고가는 사람들과 어울리며
푸성귀 심어 나눠 먹으며 재미지게 살아보자..!
라는 꿈을 가지고 있었다.
사실 나는 풀하고 먹는 나물도 구별 못하는 도시 아줌마다!
시장에서 파는 나물만 알뿐...
그러니 농사는 자신이 없고
나름 할 수 있는 건 살림이니
펜션을 지어 그 돈으로 노후를 살자~
라는 노후 계획으로 귀농을 결심했다.
그래서 막연히 귀농을 꿈꿀때..시골로 간다면...??
이쁜 그림같은 전원펜션
황금잔디에서 좋아하는 사람들과 바베큐를 만들어 술잔을 기울이고..
자그마한 밭에 우리가 먹을 고추와 배추,무 등 푸성귀를 심고
산으로 들로 카메라를 메고 사진을 담으러 다니는
여유롭고 느림의 삶!!
머 그런걸 외치며~그렇게 살아갈거라 여겼다!!!!
그러나 현실은 그런 나의 꿈이
얼마나 허황된지..귀농후 한달도 안되 알게 했고
그 현실은 내 꿈을
몽땅!! 깡그리!!
무시하고 있었다..!!
꿈꿨던 작은 텃밭과 펜션은
4700여평의 땅에 이층집으로 바뀌었고
느린 삶은
눈코 뜰새 없는 전투적~!! 삶으로 변해버렸다!!
빈터에 작은 펜션 짓고 텃밭 일구며
펜션 운영에서 나온 이익금으로 둘이 오손도손 살줄 알았는데
어느날 지금 살고 있는 집의 매물을 알게된
남편이 이 집을 놓치면 후회한다며
어여 사서 이사가야 한다고 재촉하는 바람에
귀농 하겠다는 결심은 이미 섰으니 ..
그럼 가볼까? 하는 겁없는 선택에 이사를 하게되었다.
이집을 선택해 바로 귀농해야 한다는 남편의 주장은
빈땅에 집짓고 나무심고 가꾸다 보면
자리잡으면 한 십년...
그러나 다 되어 있는 집을 사면
가자마자 바로!! 과일도 나고 집짓느라 고생도 안하고
수확물이 나오면 돈도 버니
시간을 버는 것이다..그러니 지금 가야한다!!라고 주장했다
귀가 얇은 나는...그 말에 혹~해서
흠흠...그럼 가야지..라는
무식하면 용감하다!!말을 실천하게 된다.
결정적인건...술 담그면 그맛이 끝내주는
산머루!!!
200그루가 있는데..에 그만
정신이 혼미해져....
산머루주 먹고 싶은 욕심에...:"ㅜㅜ":
난 그냥 꿈꾸고...상상만 하면 행복해 하는게
다 일거라고 생각했는데...
꿈은 현실이 되니....머리속에 지진이 나기 시작했다..
난....벌레도 싫어하고..
난...야채도 키워본적 없고...
난...난.....등등등...
시골살이를 하기 위해선 우리가족은 얻는것두 있지만
포기해야 할것들이 너무 많았다..
그런것들을 포기하면서..과연 가야하는건가..
도시에서 살겠다고 해도...난 그냥 수영하고..그림그리러 가고
사진찍으러 돌아댕기면서 많은 칭구들을 만나고
.........
그냥 이대로도 난...좋은데....
남편은 내게 미래를 생각해서 ...
또 우리의 꿈이였으니...더 나이 먹기 전에
지금가서 돈 버는거 말고...그냥 우리 사는것만 해결되면
재미나게 살수 있을거라구 했다.
그래....더 나이먹기 전에 해보지..머 ..까짓꺼...^^
하며 겁없는 귀농을 감행한다.
귀농한 집엔 무농약 친환경 개두릅밭이 1200 여평 있는데
살면서 개두릅이 어떻게 생겼는지..
또..그런 먹거리가 있는지도 몰랐던 나는
이삿짐도 풀지 못한채 개두릅 수확에
가시에 손구락이 구멍이 뻥뻥 뚫려가며
허리가 뽀사지도록~일을해야했다.
어찌나 많이 찔렸는지
물 마시면 손가락으로 물이 샐것만 같았다..ㅠㅠ
지금 생각하면 그때 먼저 주인이 수확을 거의 다하고 이사를 해서
별 수확 거리도 없는 거였는데
파 한뿌리도 키워보지 못했던
우리로서는..세상에 이렇게 힘든일이 있을 줄이야~~~~~했다
봄날에 귀농한 우리는 머하나 심을 줄 몰랐지만
인터넷의 겸색과 주변 이웃의 밭을 보며
빠른 눈치로 남들 심는 다는 푸성귀는
이것저것 모종을 사다가 심었다
다행히 귀농 선배이신 시부모님께서 하나하나 가르쳐주시며 심어주시니
훨씬 수훨했던거 같다.
일단 심었다!
그러면 그다음은? 그건 나도 잘...
우린 친환경 농사이니 심은 다음 자연이 주시는 것만
소중히~~먹자라는
말도 안되는 주장을 하며 밭 돌보기를 돌 같이 했다.
아니...무식해서 용감한척 하면서...모른척한게 맞다
일단 하나하나 알기 시작하면 농사일은 너무나 할일이 많은 거다.
조석으로 풀을 뽑고 벌레를 잡아줘야 하고
가물면 물 줘야 하고..등등
도시에선 TV에 애국가가 나와야 잠자던
올빼미 형이였던 나는
시골로 이사와서는 창 밖이 환해지는 시간부터...나가서
밭의 풀을 뽑기 시작해서 한 나절이 다 가도록 뽑아도
한 고랑을 뽑을까 말까하고
꿈꾸던 황금 잔디밭에 잔디는 하루에 서너시간씩 풀을 뽑아도
풀들은 한구석 한구석씩 내 잔디 밭을
땅따먹기 하듯 먹어 들어온다.
마치 꽁지에 불붙은 거 마냥 미친듯이
풀을 뽑아 제껴도
그 풀은 나를 통째로 이땅에서 뽑을 듯
달려들고 있었다.
아...하느님께서 이땅에 모든 것을 만드셨다면
그중에 제일은~풀이리라~!!
빙하기에도 살아 남은 위대한 풀~!!
엄지 손가락이 접히질 않고
쭈구리고 앉아 있으니 나의 무릎은 물이찼다 하고...
한 계절을 귀농해 보낸 나의
결과물이였다.
이제 귀농2년차가 되고 보니
왜 그리 그 풀 뽑기에 집착을 했는지 이해가 안된다.
그 풀이 머...나를 잡아 먹는 것도 아니고
대충 갸들도 살으라고 나두면 될것을...쯔쯔..
악착같이 하다보니 내몸이 고장나고..
결국 내몸 고장나면
그 풀은~
누가~
누~우~가~
뽑는단 말인가~!!
천천히 살살 ~할수 있을 만큼만~~하자~!!
초보 시골살이다 보니
웃지못할 많은 실수가 일어나는데...
시장에서 파는 나물만 알고 살던 나는
사람들이 자연 산나물을 캐서 맛난 산채밥상을 하는게
참으로 부러웠고
도시에서도 일부러 변두리 산아래
산채나물밥집을 찾아다니며 먹곤 했기에
귀농하면 산채 공부를 열심히 해서 산나물을 채취하고
말려서 몸에 좋고 맛있는
산채나물밥상을 내손으로 하리라~라는 생각도 했었다.
그러던 차...우리집 주목나무 아래부터
꽃밭이며 마당에 줄 지어 나오는 원추리를 발견했다.
사실 나는 그게 원추리인지도 몰랐고
원추리가 먼지도 몰랐는데
이웃들이 그 원추리 새순으로 데쳐서 나물을 해먹으면
참~맛나다고 하시길래
땅에서 고개를 살짝~내미는 어린 원추리 새순을 따서
살짝 데친후 고추장에 들기름 넣고 조물조물 무치니
그 아삭아삭 씹히는 식감과 맛이 일품이였다.
그러나 그 밤내내 우리부부는 밤새 변기와 씨름을 하며
설사 복통에 시달려야 했다.
무엇을 잘못 먹었길래 그럴까...하며
궁리를 하니 우리가 안 먹어보던거라곤
원추리!!
그래서 먹고 남은 원추리를 마져 먹어보고
또 아프면 원추리 때문이다~~라고 하자며
그 남은 원추리를 남김없이 다 먹어 치운거다...쯔쯔..
얼마가 지나니
복통과 설사 뿐만 아니라 머리가 어지럽고 토할거 같은..것이
앉아 있을수도 없이 힘든 상황이 되는것다..!
헉...이러다 죽나? 겁이나 인터넷 검색으로
원추리의 부작용을 찾아보니
원추리부작용
원추리에는 콜히친이란 독성이 있어서
잘못 먹으면 설사 구토 복통..두통..
심하면~죽기도 한다는~~
그 이후로 우리 부부는
시골에서 모르는 것~
또는 첨 보는 것은~절대로 안먹기로 했다!!
또...어떤 날은
친구가 이 맑고 깨끗한 시골에 왔다하니
서울에서 친구가 놀러왔다.
나름 시골 아낙인척
폼 잡으며 친구에게
몸에 좋은 자연음식을 먹게 해주고 싶었던 나는
멀 해줄까 하다가
시원한 계곡 정자에서 부침개 부쳐서 막걸리 먹는
시골의 여유로움을 느끼게 해주고 싶어
시장에서 단으로 묶어 파는 부추말고
밭에서 친환경으로 잘~자라고 있는 부추로 부침개를 해주려고
부추를 따기로 했다.
시어머님이 밭에 이것저것 모종을 심어주실때
쪼기~있는건 부추란다~~라고 알려주셔서
가늘고 긴~~것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가서
깨끗하게 생긴 녀석들로 똑똑~따서 씻어
부추부침개를 잘 부쳐~~시원한 계곡에 마주 앉았다.
한장~맛나게 부쳐 친구와 막걸리 건배를 하고
부침개를 나눠 먹는데
친구가 " 순영아...부추가...질기다.."
나" 어..그래? 머...자연산이라 그런가바"
"밭에서 약 안주고 자연적으로 길러져서 좀 질긴가부지
원래 거친음식이 몸에 좋은거야~~많이 먹어둬~~"
그날 그 부추부침개를 친구와 꼭꼭!! 씹어가며
한 양푼 다 부쳐서 먹었다!
얼마후 우리집 민박에 놀러오신 손님이
내 밭으로 상추를 따러 가시더니 내 부추밭에서
내 부추를 푹~푹~뽑아내시는거다.
"어...내 부추인데...그걸 왜 뽑아 버리세요?"
라고 하니...그 손님이..아주~황당한 표정으로 나를 보시더니
"이거...풀이에요~~~~~~"
깜짝 놀라..."어..그거 부추라 잘라서 부침개 해먹었는데요.."
라니...손님이 우하하하하~~
정신없이 웃으시더니
"이건 방동산이라는 풀이에요~~~~~"
이러신다...헐~
"부침개 해서 드시고 아프시진 않았나요?"
하시길래...별탈은 없었다고 하니...마구 웃으시며
그럼 됬네요..담부터..잘 구별해서 드세요~~이러신다..쩝
부추밭에 난 부추와 방동산이라는 풀을 구별 못해
친구에게 풀을 강요하며 먹였던 내가...어찌나 부끄럽던지
쥐구멍이라도 들어가고 싶었다.
그 이후...내 친구에게서 한 통의 전화가...
"야~~너 왜 나한테 풀을 먹인거야~~~~~~~~~???"
미안해 친구야~!!ㅎㅎㅎ
또 하나..
곰취 곰취...하는 사람들의 말을 듣고
어떻게 생겼지..?
하는데 무심히 tv에서 본 기억이 나서
집 주변을 둘러보니..
손바닥 처럼 둥글고 넙적한 잎!! 발견~~
아...곰취야~~하며
정성껏 따서
간장 잘 다려 붓고..곰취장아찌를 담았죠
오시는 손님들 식사대접때
곰취 장아찌라고 내 놓으면
정말 맛나다고 칭찬들 해주시면 밥한그릇 뚝딱!! 해치우곤 했는데
그런 내 자신이 자랑스럽길래
인터넷에 내가 만든 곰취 장아찌 이야기를 써놓았더니
어떤 분이
"님..저건 곰취가 아니고 머위입니다" 라는 댓글이..ㅎㅎ
컥...머...곰취면 어떻고 머위면 어떻습니까~~
맛나게 먹고 배탈 안났으니~~됬지요~~ㅎㅎ
이젠 곰취와 머위쯤은 구별하는 저입니다!!
귀농하기전 펜션으로 돈 벌이를 하겠다고 했기에
나는 귀농공부를 농사공부가 아닌
손님들의 만족을 위한 제과제빵 , 홈피에 들어갈 사진공부
펜션의 인테리어를 위한
미싱배우기,POP배우기,홈스케치배우기를
3년 정도 걸쳐 미리 공부하고 있었다.
농사에 대해선
시립도서관에서 농사에 관련 책정도를 열심히 읽어본 것 뿐...
그러나 막상 귀농을 하니
내가 배운 것들도 유용하게 잘~썼지만
농사에 대해선 너무~~너무 무식했던 거다
그래서 문을 두드린게 강릉농업기술센터 였고
농업기술센터에서 귀농/귀촌 교육도 하고
여러 과수나 산채등의 교육을 받게 되고
농촌진흥청의 인터넷강의도 듣고
이웃의 도움을 받고 하면서 농사에 대해 하나하나 배우게되었다.
귀농한 우리의 수입원 개두릅<엄나무순>
강릉 왕산면 목계리에 자리잡은
우리의 보금자리에 봄이면 지리적표시제 등록을한
개두릅<엄나무순> 을 수확하는데
4월말부터 5월15일 정도까지 엄나무의 가지 첫순을 수확해서
인터넷으로 판매를 한다
여기 이사와서 개두릅 <엄나무순> 을 처음 구경한 나로선
어떻게 이 많은걸 팔지? 라고 걱정을 했는데
의외로 사람들은 개두릅<엄나무순> 의 효능이나 맛을 많이 알고 있었고
정말 나 먹을 것도 없을 정도로 인기가 좋아
전량 예약판매로 판매가 완료되었다.
귀농할때 남편이 목계리집을 주장했던 이유중 하나는
우리집 마당에 있는 맑고 깨끗한 계곡이였다
그러나
이 맑고 깨끗한 계곡은
나의 삶을 풍요롭게 해주기 위해
발 담그고 우아하게 차한잔 마시며
자연을 느끼게 해주기는 커녕
밭에서 호미들고 땀 뻘뻘 흘리다가
너무 더우면 옷 입은 채로 계곡에 온몸을 풍덩 담그고
몸을 식히는 정도에만 쓰이고
집 옆에 세동 정도 펜션을 더 지어 돈을 벌겠다고 했던 꿈은
현실에 벽에 부딛혀 잠시 접고
현재 있는 집의 아래층 30평을 꾸며 민박으로 운영을하니
한 여름 두달정도 청정 계곡의 힘으로
예약이 완료되어 짭짭한 수입을 준다
그래서
계곡은 나의 여유로움 삶에 자리잡지 못하고
손님들의 계곡이 되어버렸다.
물론...돈을 주긴 한다..^^
온갖 과일나무가 종류대로 다 있는 우리집 과수중에 숫자가 많은 것은
산머루와 호두나무 대추나무인데
과수나무 키우는 법을 알지 못하니
하늘이 주시는대로 거두고 먹는다.
귀농을 하니 주변에 친인척들과
친구등 주변 지인들이 있으니
수확을 해서 한아름씩 이집저집 나누어
택배로 나누어 주다보니
정작 나먹을 것도 없을 때가 많고
그 택배비는 또...어쩌란 말인가~~
받는 사람은 택배상자에 이것저것 조금씩이라
덜 넉넉하시겠지만
그런 상자를 수없이 만들어내야 하는 귀농인의 입장은
참으로 대략 난감이다.
잘 키워서 팔아 돈으로 만들어 생활을 해야는데
우리집 농사물에 관심이 많은~~지인들을 모른척 할수 없으니
어쩌란 말인가~~
또..물 맑고 공기좋은 곳으로 귀농을 했다하니
주변의 지인 분들이 관심을 가지시고 주말이면
손님들이 끊이질 않으니
일년내내 한 주말도 손님을 안 치른 날이 없었다.
이쯤 되면 농사짓느라 등골이 빠지는게 아니고
지인들 밥해드리느라...손구락에 지진이 난다.
어떤 지인은 찾아오시여 하시는 말씀이
이런 산골에 있으니 얼마나 심심하겠느냐..
손님이 찾아와주는게 감사하지~~라고 하신다...ㅎㅎ
안 심심하거든요~
심심하고 싶다구요...엉엉엉~:"ㅠㅠ":
귀농...생활비에 70%를 농업으로 벌어야 귀농이라 한다는데
우리는 개두릅을 판매비와 한 두어달 민박으로 나오는 돈이
전부이니
내 맘과 상관없이 귀촌이 된 셈이다.
남편은 귀농 계획을 수정하여
여전히 도시에서 하던 사업을 접지 못하고
수입을 벌어들이는
Two job을 하게 되었다.
우리 강릉은 지역적 특성때문인지
눈이 참으로 많이 올때가 있다.
그러나 눈이 자주와서 그런지 제설 작업이 아주~
신속히 잘 ~ 이루어지기때문에
생활에 그리 큰~피해를 주지는 않는다.
천재지변으로 어마어마한 양의 눈이 온다면야
어쩌겠는가만은..
천재지면으로 눈속에 한 며칠 갇혀 자연을 느끼며
살아보는 것 또한 귀농이나 귀촌의 맛 아닐까 싶다.
아직 철없는 나는 눈이 오면 눈치우기보다
카메라를 메고 나들이 나가곤 한다.
그런 맘의 여유가 참으로 중요한...것이 시골살이다
마을길은 이장님이 치워주시고
우리집 길은 우리가 치워야는데...다행히도
손재주 좋고 부지런한 남편이 제설차를 만들어
우리집길 눈도 치우고 많은 마을길을 치우시는 이장님을 돕고
마을을 위해
우리집 앞 마을길이라도 미리 치우는 봉사를 하니
눈도 빨리 치워 불편함도 없지만 이웃들간의 정도 더 돈돈해 졌다.
도시에서만 살아서
남의 인생이나 남의 일에 별 관심이 없고
우리와 나 위주로 살아가던 터라
아파트에선 몇년씩 살아도 옆집과 엘리베이터에서 만나면
가벼운 목인사를 나눌까 다른 유대관계를 딱히 맺어보지 못했던
우리에게
시골로 이사를 하니 온 동네의 관심과 촛점이 모여
참으로 불편하고 신경쓰였었다.
왜 이런 시골로 이사를 왔을까..부터 시작해서
우리집 가족사까지 상상의 나래로 각색들 해가시며
웅성웅성 대곤 하셨다.
이웃과 굳이 유대관계를 가지며 살아야 하냐는
필요성을 별로 느끼지 못했지만
밭에 풀과 먹거리도 구별 못하는 처지라
내스스로 찾아가 인사를 드리고
그들의 대소사를 챙겨드리고
마을의 행사에 참가하고 지원하며
사진봉사도 하고
서스럼없이 도움을 요청하고 그분들의 도움을
열심히 성심껏 도우니
한분한분 좋은분들을 사귀게 되고
알게 되면서
농사의 좋은 정보나 방법 요령들을 현장에서
배울수 있게되고
콩 한쪽이라도 서로 나눠 먹는 법을 배우게 되었다.
요즘은 귀농한 집들이 많다보니
마을의 가구수의 30%정도가 귀농/귀촌인이라
마을회의에서도 여러가지 의견을 낼수 있고
그 의견들이 마을의 발전에 보탬이 되기도 한다.
나는 나름 마을 사람들과 쉽게 다가 설수 있게
부녀회에 가입하여
부녀회 활동을 하고
농업기술센터의 생활개선회에도 가입하여
여러가지 활동을 하며 지역의 많은 사람들을 사귀었다
사람이 재산이라 하지 않았는가..
나는 지금
황금잔디에서 바베큐해서 나의 도시의 지인들과 술잔을 기울이는
꿈의 귀농에서
바베큐 만들어 마을 이웃집 비닐하우스에
모여 멍석깔고 윶놀이하며
웃음꽃 피우며 사는 귀촌을 하고 있다.
이제 5월 봄이 되면 꽉찬 귀농2년차를 마치고
3년으로 들어간다.
또다시 봄을 알리는 개두릅을 수확하기 위해
밥 먹을 새도 없이 미친듯이 따야하고
나를 놀리기라도 하듯 자라나는 풀과의 전쟁이 시작되지만
그렇다고 풀만~~주구장창 뽑으며
땅바닥에 엎드려 고생고생~만 하는건 아니지만 ㅎㅎ
허리가 뻐근하고 다리가 안 접히게 일해
내가 좋아하는 연속극도 못보고 쓰러져 잠들어도..
아침에 일어나 커텐을 열면
빛나는 맑은 햇살과
푸르른 산과 들
산허리에 걸쳐진 구름과 안개
밤하늘을 빈틈없이 수놓아 주는 반짝이는 별들
살짝만 쉼쉬어도 달콤하게 느껴지는 공기와 바람
시원하게 흐르는 계곡의 물소리
청아하게 울리는 새소리
마당에 뛰노는 나의 이쁜 강아지들
손만대면 내게 먹을 것을 주는 과일나무들
온세상을 하얗게 색칠해주는 하얀 눈
눈뜨면 보고싶고 궁금한 내 이웃 사촌이 있고
아무것도 할줄 모르는 이 초보에게도
먹을만큼의 소중한 먹거리를 주는 자연이 있으며
나와 함께 이 자연속에서 꿈을 꾸는
내 옆지기가 있기에
매일 매일 귀촌에서 귀농이 되길
행복한 꿈을 꾸며
하루를 시작 해 본다
귀촌이야기/귀농이야기/귀촌/귀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