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어느새 더운공기는 가시고 아침 저녁 선선한 바람이 꽤 가을냄새가 나네요
전 개인적으로 4계절중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는 간절기를 제일 좋아합니다
올 여름은 유난히 비가 많이 와서 더운것도 잘모르고 지나간듯 해요
남편이 너무 바빠서 휴가 한번 못가고
휴가에 '휴'자 이야기만 꺼내도 크지도 않는 가재미 눈으로 쬐려보며
독설을 퍼붓는 스타일이라
그냥 올해도 포기하고 있었어요..
그래서 하얏트 수영장은 못가도
오랜만에 외식하고 싶다 했더니
예약해봐라 해서 냉큼 테판을 예약했어요
피곤하다 차막힌다 운전 못하는것들은 나오면 안된다
짜증내며 휴.. 물런 차안에서 또 싸우고..
이럴줄 알면서 내가 왜 같이 오자고 했을까 급후회ㅜ
정말 저같이 사는 여자가 있을까요 ㅜㅜ
도착하자마자
왕년에 제이제이 마호니에서 좀 놀았던 기억이 나는지
혼자 추억놀이에 잠기는듯 눈을 스르르 감더라구요..
참고로 남편은 어릴적 꽤나 놀았던것 같아요
전 속아서 결혼했지만 ..
언주,은주, 찌질이,성희 등등 지나간 여자들 종합세트 이야기 듣는것도 이젠 지겹네요
6시오픈 시작전에 시간이 잠시 남아 주변을 돌며 가볍게 산책을 하고
오랫만 남산공기도 맡아보고..
트렌디하고 핫한 레스토랑들은 금새 사라지기 마련인데
아직도 남아있는 라쿠치나 레스토랑을 보니 반갑네요
흐리지만 살포시 비치는 햇살이 멋졌어요
남편과 내맘도 점점 멀어져가고
남산도 오늘따라 멀리 보이고..
오랫만에 봐서 그런지 오늘따라 호텔이 유난히 웅장해 보이네요
다시 태어나면
남자다운, 넉넉한 여유로운 마음의 웅장한 사람과 살고 싶네요..
조금은 흐리고 쌀쌀한 날씨였는데 수영을 하는 사람들이 꽤 있었어요
그래도 부럽네요.. 저런여유가..
산책을 마치고 들어와 앉은 테이블은 뷰가 너무 좋았어요^^
적당한 개방감 뒤에보이는 백일홍나무 그리고 요리에 집중하는 셰프들 마저도 그림처럼 아름답네요
뒤에 보이는 저나무가 백일홍이라네요
여름에 꽃피워서 딱 100일만 핀다는 백일홍
왠지 그이야기를 들으니 마음 한구석이 차르르하네요..
제 청춘이 그렇게 흘러가버린거 같아서..
드디어 에피타이저
제철 전채요리입니다
전체요리는 3가지로 구성되어 나와요
작지만 완성도 높은 비쥬얼
맛은 기억이 안나요
풍미가 남달랐던 달걀찜
남편은 이걸 제일 좋아하네요
무조건 뜨겁거나 차게
전 간절기같은 여자라 미지근한걸 좋아하는데..맞는게 하나도 없어요
세비루가 캐비어가 올라간 다랑어 뱃살
훈제돼지고기 육수에 산초나무잎 마늘 세브루가 케비어
적도미
오징어 호박꽃 만두 고추장 콩소메 오세트라 캐비어
개인적으로 좀 비리고 육수는 생각보다 깊은맛이었어요
육수는 이렇게 압을 올려 향을 머금고 다시 내려와 특유의 향과 깊은맛이 조화를 이루네요
초당 옥수수, 가리비, 참나물 실크, 트러플
그위에 육수를 부어주셨어요
전제 요리중 가장 별로였던 메추리
메추리 가슴살롤과 누룩소금, 마, 콩피다리, 한련화
메추리 다리는 처음 먹어보지만 역시나 맛은 별로였네요
오리간 먹는맛?
남편은 이걸 먹으면서 사람들이 대중적으로 닭, 돼지. 소고기를 많이 먹는이유가 있다며 투덜투덜
역시 소고기 ~
이건 등심이라 그런지 씹는맛도 있고 양파피클 그리고 콤보버섯과 조화가 좋았어요
전 미듐웰던 남편은 웰던
뭐든 대쪽 같음..성격도 대쪽 취향도 대쪽
한우, 된장,콤보버섯, 양파피클 알리움,쌈
전복 비빔밥 노른자 감태 아욱&도라지 된장국
개인적으로 제일 인상깊었던 전복죽
비빔밥이라고 하는데 질감은 전복죽
감태와 전복 그리고 끎인 올리브유에 살짝 담근 노른자의 풍미가 예술이였네요
이건 집에서도 해먹을수 있겠어요 꿀맛~~
홈메이드 콤부차
입안을 상큼하게 리프레쉬 한템포 쉬어가는 센스
보기엔 무우피클처럼 생겼지만 참외 입니다
옥수수 모양의 디저트, 블루베리는 설탕으로 카라멜 라이징하고 ,시트러스와 시소잎으로 모양을 낸 푸딩 디저트
이것도 너무 맛났어요
작품처럼 보이는 스폰지 케잌과 배디저트, 코코넛, 감식초, 검은깨
마지막 하이라이크 디저트 불쇼!
셰프님들의 요리하는 과정을 보는 재미 그리고 불쑈까지 눈과 입이 즐거운 디너입니다^^
커피와 차 선택중 저희는 유자꿀차를 주문했어요
마지막 입가심을 도와준 프티플루도 너무 맛났어요~
별기대없이 왔는데 생각보다 괜찬아서
남편도 기분이 금새 좋아진거 같네요
집에와서 라볶이를 해달라 하긴 했지만
적은양은 아닙니다
한달전 예약하는걸 추천드리고
조금 일찍 가셔서 산책도 하시고 6시 디너타임을 추천드려요
가격은 24만원입니다
여러분 밤이 점점 길어지는 시기입니다
감사한밤
넉넉한밤
사랑볶는 긴밤 되세요~^^
경찰부인 올림
첫댓글 부인님~~
너무너무 오래간만 부인님 글이 반갑네여~~^^
역시 부인님은 넘사벽, 고퀄러티이신거 같아여~~ㅠㅠ 그래서 부럽^^ 그래서 부인님 같이 사는 여자는 별로 없죠...
어쩌면 부인님의 푸념은 대다수의 기혼여성에겐 행복한 투덜거림이심을 아셔야 할 것 같아여~~~^^
항상 행복,불행은 자기보다 잘난 사람들과의 비교를 하느냐 안하느냐의 차이인거에서 있는듯여~~
그런 점에서 저 기준으로는 부인님은 행복한 여성이신듯~^^
어쩌면 스스로 멋지신 부인님 믿고 남편분께서 허세부리시면서 행복해 하시며 사실듯여~~
남편분 본인 스스로는 존심 상해서 표현을 못할수도 있겠단 생각...
저 같은 경우는 친정부모님 모시고 조금 값비싼 동네 고기집가서 제 카드로 계산을 해도 왜 시댁에는 이렇게 못하냐 불만불평에 친정부모님 앞에서 얼굴 붉히는 저 남편보다는 훨씬 나으신거 같네여~~ㅠㅠㅠㅠ
솔직히 저는 저 똥차끌고 제가 운전을 하네요ㅠㅠㅠ
너무 힘들어마셨음 좋겠어여~~ 대다수의 생계책임지는 기혼여성들에겐 부인님은 동경의 대상이니까염~~~~
제 밥벌이, 제 집안 못챙기는 남자들, 오히려 여자에게 기대는 대한민국 중년남자들 ㅠㅠㅠ 이것이 대다수인것이 팩트인게 슬프네염 ㅠㅠㅠㅠ
박봉의 공무원 월급으로는 절대 카바안되는 럭셔리 삻이신듯~~
저도 우리 집사람 재력 덕에 저런 신기한 음식들 먹어보고 싶네요 ㅎㅎㅎ
대한민국 공무원 남편과사는 여자들의 애환이죠ᆢ짠하고 안타까우면서 현실은 늘팍팍해요
전 매번 눈치보고 기죽어살아요ㅜ
기질이 너무쎄고 나르시스트 남편모시느라ㅜ
속이 다썩었어요ㅜ
그나마 이렇게라도 하면 좀풀리더라구요
한사람과 사는게 너무어렵네요ᆢ
도를얼마나 더닦아야하는지ㅜ
덕을 얼마나 더쌓아야하는지ᆢ
부모에게 사랑받지못하고 인정받지못한채 성장한사람은 자기사람에게도 표현할줄몰라요
자기외엔 남의감정따윈 알필요도없고
공감능력도없고ᆢ
전 이런음식보다 붕어싸만코 하나 나눠먹어도 같이 걷고 힘을주고 편하게 대화하기만해도
행복할것같은데ᆢ소통하지못하는사람과 사는건 참 외로운것같아요
혜수기님 글이 너무 위안되네요
이게 또 제가 가야할길 주어진 여정이겠죠ᆢ
또 힘내보아요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