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과 12월은 짝짓기 시즌. 수정된 알은 석달 후 새끼홍어가 된다. 첫해, 몸통 12~16cm 정도까지 자란 홍어는 2~3년 후 20~40cm까지 큰다. 그리고 5~6년 후에는 전장 1.5m가 넘는 성어가 된다. 잘 자란 홍어는 '1번치'라고 부르는 홍어계의 귀족이 된다.
암놈은 암치, 수놈은 수치라고 한다. 둘의 차이는 꼬리 양 옆에 달린 거시기. 암놈이 맛도 좋고 값도 비싸 더 귀한 대접을 받는다. 그것만 잘라내면 암치와 구분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일꾼들이 소주 안주로 잘라가도 못 본 척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만만한 게 홍어 거시기'라는 말도 있다. 암치가 더 귀한 건 알겠다. 귀한 암치, 어떻게 급이 나뉘는 것일까?
암치 1번이 홍어의 최고봉이다. 8.25kg이상 나가는 홍어 암놈을 뜻한다. 최상품이자 흑산도 홍어 시세의 기준이 된다. 비쌀 때는 한 마리에 100만원 가까이 솟구치기도 한다. 8월 마지막주 암치 1번 가격은 36만~40만원 선. 가격은 매일 달라진다. 그 다음은 암치 2번, 7.25kg 이상 나가는 홍어 암놈을 말한다. 1kg 정도 차이가 날 뿐인데 가격은 8~10만원 가량 벌어진다. 어민들은 "8kg 이상 되는 홍어가 그만큼 맛있다는 뜻"이라고 했다. 흑산도에서 경매되는 모든 홍어에는 바코드가 따라간다. 바코드를 찍으면 누가 잡았는지 알 수 있다. 명절과 한겨울에 가장 비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