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복주의가 만들어 낸 야베스기도의 허상
야베스와 관련된 성경 구절은
구약성경 역대상 4장 9,10절 단 두 구절 밖에 없는 짧은 내용이다. 이
짧은 내용을 가지고 어떤 목사들은 설교를 하면서 야베스와 같이 기도를 열심히 하면 복의 복을 받는다고 강조하기도 한다.
그들이 말하는 복의 복을 받는다고 하는 의미는 영적인 축복과 육신적인 축복을 동시에 받는 것이라고 주석을 달기도 한다. 그리고 어린아이가 울어야
부모로부터 젖을 얻어 먹을수 있듯이 성도들도 부르짖어야 하나님께서 응답해 주신다고 말한다. 이러한 기복적인 언어 유희는 참으로 거북하기 짝이
없다.
“야베스는 그 형제보다 존귀한 자라
그 어미가 이름하여 야베스라 하였으니 이는 내가 수고로이 낳았다 함이었더라. 야베스가 이스라엘 하나님께 아뢰어 가로되 원컨대 주께서 내게 복에
복을 더하사 나의 지경을 넓히시고 주의 손으로 나를 도우사 나로 환난을 벗어나 근심이없게 하옵소서 하였더니 하나님이 그 구하는 것을
허락하셨더라”(대상 4:9~10).
이 두 구절 밖에 되지 않는 기도에
관한 성경 구절을 인용하여 기도가 응답되어지는 비결을 설교하고 있다
특히 마태복음에 나와 있는 “구하라
그리하면 너희에게 주실 것이요 찾으라 그러면 찾을 것이요 문을 두두리라 그리하면 너희에게 열릴 것이니, 구하는 이마다 얻을 것이요 찾는 이가
찾을 것이요 두드리는 이에게 열릴 것이니라”(마 7:7~8)라는 구절들과 더불어 야베스의 기도를 기복주의적으로 병행해서 해석하는 것은 잘못된
성경 해석을 통하여 교인들에게 잘못된 신앙관을 심어줄 수도 있기에 매우 염려스러울 뿐이다.
성도에게 있어서 기도의 중요성은 백
번을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왜냐하면 기도라는 의식을 통하여 하나님은 모든 성도들의 아버지가 된다는 사실과 더불어, 동시에 성도 자신은 하나님
아버지의 자녀임을 스스로 증거하는 수단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성도의 기도는 하나님의 자녀로서 마땅히 가져야 할 도리라고 볼수 있다. 그런데
문제는 성도들이 기도를 함에 있어서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자기의 유익을 추구하기 위한 모습으로 나간다면, 그것은 기복주의 신앙에서
나오는 잘못된 기도가 되는 것이다. 성도의 참된 기도는 “너희는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마 6:33) 라는 기도의 대명제를 늘
생각하고 하나님의 나라와 그 뜻을 구하는 기도를 해야 할 것이다.
또한 성도의 소원은 항상 하나님의
기쁘신 뜻을 이루어가기 위해서 존재한다는 사실(빌 2:13) 속에서 성도의 기도는 개인의 욕망을 위해서 기도하는 것이 아니라 항상 하나님 나라의
소망을 가지고 하나님의 뜻을 이루어 가기 위한 도구라야 할 것이다. 따라서
하나님께서 야베스의 기도를 들으시고 허락한 가장 큰 이유는 야베스가 자신의 유익을 위한 기도를 드린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나라를 이루기 위한
기도와 하나님의 뜻을 구하는 기도를 드렸기 때문에 하나님은 그의 기도를 들어주셨다는 사실을 전제하고 이를 해석해 나가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야베스가 정말 하나님의 뜻을 좇아 기도했다는 증거를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 이제 그 의문의 실마리를 풀어가도록 하겠다.
먼저 야베스의 기도가 나와 있는
역대상 4장 10절을 이해함에 있어 가장 중요한 단서 중의 하나는 그가 존재하고 있었을 당시의 시대 상황을 파악하는 일이다. 그러나 야베스가
살고 있었던 시대 상황은 성경 속에서 확실하게 언급을 하고 있지 않아서 정확하게 말할 수는 없지만 믿을 만한 증거는 있다.
그것은 역대상 4장 1절 이하의
말씀 속에는 유다 지파의 족보가 나오고 있는데, 그 족보 내용 속에서 유다의 후손들을 써 내려가는 도중에 9절과 10절 사이에 야베스와 관련된
기록과 함께 그 유명한 야베스의 기도가 나온다. 그 족보에 나와 있는 인물들에 대한 연대를 측정해 보면 성경 학자들은 대체로 야베스가 이스라엘이
가나안 땅을 정복하던 시기의 인물이라는 것이다. 그렇게 측정할 수밖에 없는 가장 큰 이유는, 우리가 야베스의 기도의 내용을 주의 깊게 상고해
보면 감지할 수 있다.
과거 이스라엘 백성은 여호수아의
인도하심을 따라 가나안 땅을 정복했지만, 부분적으로는 완전한 정복을 이룬 것이 아니어서, 아직도 정복해야 할 땅이 많이 남아 있는 상태였다.
그러나 당시의 여호수아는 가나안 땅을 모두 정복한 것으로 보고, 아홉 지파와 반 지파에게 땅을 제비 뽑아 분할하여 각 지파에게 나누어 주었던
것이다(수 14:2).
여기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왜 여호수아는 당시에 하나님께서 주시기로 한, 가나안 땅을 완전히 점령하지 못한 가운데서 가나안 땅 전체를 도면상으로만 분할하여 이스라엘
각 지파들에게 제비를 뽑아 미리 나누어 주었을까? 여호수아가 이러한 결정을 내린 것은 이미 하나님께서 그들의 조상 아브라함과 약속하기를 가나안
땅을 그의 후손들에게 주시겠다는 하나님의 신실하신 언약에 대한 믿음 때문이다. 여호수아의 이러한 믿음은 가나안 땅은 하나님께서 주시기로 약속한
것이므로 이미 가나안 땅은 정복되어진 것이나 다름없는 것으로 생각하고 이스라엘 각 지파들에게 배분한 것이다.
그런데 당시의 여호수아가 가나안
땅을 이스라엘 백성에게 제비를 뽑아 각 지파별로 분할할 때에 유다 지파에 속한 갈렙이 여호수아에게 요구하기를 자기네 지파만큼은 제비를 뽑지 않고
자기들이 거할 땅을 지명할 테니, 지명한 그 땅을 달라고 요구하였던 것이다. 그리고 그가 달라고 지명한 땅이 아낙 자손이 살고 있는 헤브론
땅이었는데(수 14:12), 이렇게 갈렙은 자신이 지명한 헤브론 땅을 달라고 요구하고 있는 이유를, 우리는 야베스의 기도의 내용을 해석함에
있어서 주의 깊게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과거 이스라엘 백성이 광야에 머물
때 모세는 가데스바데아에서 12정탐꾼을 가나안 땅에 보낸 적이 있다. 그 때 12명의 정탐꾼 중에서 10명은 그들이 탐지한 땅은 신장이 장대한
자들이 살고 있으며, 또한 네피림 후손 아낙 자손 대장부들이 살고 있는데, 그들과 자기들을 비교하면 자기들은 메뚜기 같아서 패배할 것이고,
자기들로서는 절대 정복할 수 없을 것이라는 암시를, 모세와 온 이스라엘에게 보고할 때에, 온 이스라엘 백성은 울부짖으며 모세와 아론 그리고
여호와 하나님을 원망하였다(민 13:32~14:3).
그러나 그 때 여호수아와 갈렙은
10명의 정탐꾼과는 달리, 그들이 탐지한 땅은 심히 아름다울 뿐만 아니라 젖과 꿀이 흐르는 곳으로서 이미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주시기로
약속한 땅이기 때문에 이스라엘 백성을 그 땅으로 인도하실 것이라는 믿음과 더불어, 그들은 우리의 밥이라고 정탐 보고를 하였던 것이다(민
14:6~10).
하나님은 이러한 여호수아와 갈렙의
믿음을 기뻐하시고, 특히 갈렙에게는 장차 그가 정탐하고 돌아온 땅, 곧 아낙 자손이 살고 있는 헤브론 땅을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하는 약속을
주셨다(민 14:24).
따라서 훗날, 갈렙은 옛일을
회상하면서 여호수아에게 요구하기를 자기가 속한 유다 지파만큼은 제비를 뽑지 않고 옛날 여호와 하나님께서 자신에게 주시기로 약속한 땅, 곧 아낙
자손이 버티고 있는 헤브론 땅을 하나님의 약속에 근거해서 달라고 하였던 것이다(수 14:12). 그래서 여호수아는 당연히 갈렙에게 헤브론 땅을
허락할 수밖에 없었는데, 문제는 이 헤브론 땅이 아직 이스라엘 백성이 점령하지 않은 땅이었다는 사실이다. 여기에서 우리는 갈렙의 신앙을 엿볼
수있다. 즉 하나님께서 자기에게 주시기로 약속한 땅은 꼭 주실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장차 아낙 자손들과의 전쟁에서 반드시 승리할 것을 믿음으로
바라보았던 것이다. 그래서 그는 아무 의심없이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약속을 믿고 여호수아에게 헤브론 땅을 달라고 요청하였던 것이다.
이러한 갈렙의 신앙은, 하나님께서
장차 가나안 땅에 하나님의 통치가 실현되는 하나님의 나라가 세워질 것이라는 확신 속에서 하나님의 약속을 믿고 하나님의 뜻을 구하는 모습이었던
것이다. 이와 같은 갈렙의 신앙을 염두에 두고 야베스의 기도 내용을 들여다 보면, 야베스의 기도의 내용도 갈렙의 신앙과 다를바 없는 개인의
욕심을 이루기 위한 기도가 아니라 하나님의 뜻을 구하는 기도임을 알수 있다.
야베스의 기도의 내용을 보면,
자기의 지경을 넓혀 달라고 하나님께 도우심을 요청하고 있는 시기는 이스라엘이 가나안을 정복하던 시기임을 서두에 이미 밝혔지만 특히 야베스의
기도가 실린, 역대상 4장 1절 이하의 내용은 갈렙이 속한 유다 지파의 족보를 다루고 있는데, 여기에 야베스가 등장하는 것을 보면 야베스는 유다
지파에 소속된 사람임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사실로 미루어 야베스는 자기 지파가 아직 정복하지 못한 헤브론 땅을 하나님의 약속을 믿고 싸워서
지경을 자꾸 넓혀 나가야 하는 중대한 시기에, 그가 하나님께 기도하여 자기의 지경을 넓혀 달라고 요구하는 것은 하나님의 신실하신 약속을 믿고
하나님의 뜻을 구하는 정당한 기도임을 알수 있다. 그리고 그가 다른 지체들과 싸워서 지경을 넓혀가는 과정 속에서 겪는 환난은 그리 쉬운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야베스는 하나님의 나라를 확장하여 나가는 과정 속에서 겪는 환난을 제거하기 위한 기도를 드림으로 말미암아 하나님께서는 그의
기도를 허락하신 것이지, 야베스가 무조건 자기의 세상적인 욕망을 채우기 위한 기도를 드림으로 말미암아 응답을 받은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아야
할 것이다.
이와 같은 야베스의 기도는 이스라엘
백성이 가나안 땅을 정복하기 이전에, 모세의 뒤를 이어 이스라엘 백성의 지도자였던 여호수아에게 하나님은 약속하시기를 “내가 모세에게 말한 바와
같이 무릇 너희 발바닥으로 밟는 곳을 내가 다 너희에게 주었노니 곧 광야와 이 레바논에서부터 큰 하수 유브라데에 이르는 헷 족속의 온 땅과 또
해지는 편 대해까지 너희 지경이 되리라 너의 평생에 너를 능히 당할 자 없으리니 내가 모세와 함께 있던 것같이 너와 함께 있을 것임이라 내가
너를 떠나지 아니하며 버리지 아니하리니 마음을 강하게 하라 담대히 하라 너는 이 백성으로 내가 그 조상에게 맹세하여 주리라 한 땅을 얻게
하리라”(수 1:3~6) 하신 하나님의 언약의 말씀을 믿고 성실히 수행해 나가는 과정 속에 나타난 것임을 알아야 할 것이다. 결국 이 약속은
다윗과 솔로몬 시대에 이루어졌고(왕상 4:25), 더 나아가 하나님께서 그 조상 아브라함에게 약속하시기를 아브라함의 후손들이 장차 가나안 땅을
차지하게 될 것이라는 아브라함의 횃불 언약(창 15:7~21)의 성취를 통해서도 이미 드러났음을 이해하면, 야베스의 기도가 순전히 개인의 뜻을
이루기 위한 기도가 아니라 하나님의 뜻이었음을 간파하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야베스의 기도는 이 세상에서 자기의 사업이 번창하고 자기의 미래를 보장받기 위한,
성공적인 삶을 살아가기 위한 욕망의 기도가 아니라 하나님이 약속한 하나님의 나라와 그 의를 이루기
위한 기도였음을 우리는 알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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