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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마귀
오진숙의 비명에 이감독도 놀랐다.
파도가 부서지는 발밑 갯바위 끝에서 야광충이 파랗게 일렁이고, 그 야광충 사이에서 검고 긴 물체가 파도 따라 수면에서 꿈틀대고 있었기 때문이다.
마치 SF영화에서 나오는 외계생물체 같았다. 아니지.
꼭 아마존의 아나콘다 같았다.
오진숙이 떨리는 소리로 말했다.
“감독님 저게 뭐죠? 괴물이에요. 우리가 먹는 게 아니고 잡아먹히겠어요. 얼릉 낚싯대 던져 버리세요. 얼릉요!”
허지만 이감독은 오진숙과 달리 침착했다.
오진숙의 어깨를 잡고 머리를 숙여 갯바위 끝에서 움직이는 검은 물체를 유심히 살피더니 타이어 펑크 나는 소리를 했다.
“에이 씨부랄!”
“왜요? 뭔데요? 괴물 아니에요?”
“야! 여기는 지구야. 지구에 무슨 괴물이 사냐?”
“아마존 아나콘다 같은데요?”
“아마존은 민물이고 여긴 짠물 아냐? 아나콘다가 짠물에서 어캐 사노?”
“그럼 우리 안 먹히겠어요?”
“아, 미치겠네?”
“감독님 미치면 전 어떡해요? 미쳐도 내일 미치세요. 섬에서 나간 후요.”
이감독은 오진숙의 말은 들은 척도 하지 않고 조심스럽게 대를 들어올렸다.
오진숙이 올라오는 괴물체를 보고 탄성을 질렀다.
“엄마야! 크긴 엄청 크다!”
이감독이 간신히 갯바위에 올려놓은 것은 엄청나게 자란 곰피였다.
곰피가 조류를 따라 흐르다 이감독의 낚싯바늘에 걸린 것이다.
“이거 미역이죠? 근데 미역이 꼼보네요?”
“미스오! 모르면 좀 가만히나 있어라. 이건 미역이 아니고 곰피라는 거다.”
“어머머. 꼼보미역을 곰피라 그러는군요. 아, 오늘 한 가지 배웠다.”
“세상에 곰보미역이 어디 있냐? 이건 미역종류가 아니고 다시마 종류야. 쌈 싸 먹으면 맛있는 거다.”
오진숙이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며 낙담했다.
“감독님. 여기 싸먹을게 어디 있어요? 크릴새우하고 지렁이요?”
오진숙의 말에 이감독 발칵 해야 할 텐데 전혀 그렇지 않았다. 오히려 흐뭇해 있었다. 이감독이 흐뭇한 이유는 다른 게 아니다.
갯바위에서 아래를 내려다 볼 때 오진숙의 어깨를 붙들었는데 어느새 이감독의 손은 오진숙의 유방에 가 있었던 것이다. 의식적이거나 고의 적인 것은 아니었다.
갯바위 끝에서 위태하게 아래를 내려다보는 이감독의 안전을 위해 이감독의 허리를 꼭 붙든 오진숙은 들어 올리는 곰피를 아나콘다 같은 괴물로 착각하고 몸을 사리느라 이감독에게 바짝 붙었던 것이다. 여자가 남자에게 바짝 붙으면 어깨에 있던 남자의 손은 어떻게 되나? 자연히 아래로 내려 갈 수밖엔.
허지만 오진숙은 괴물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곰피를 보고도 쉽사리 접근하지 못했고, 이감독의 손이 자신의 가슴에 닿아 있다는 감각을 느끼지 못했다.
이 틈새에 이감독은 손바닥에 전해지는 오진숙의 말랑말랑 보들보들 빵빵탱탱한 유방의 촉감에 말초신경이 극도로 예민해져 있었다. 그래서 흐뭇했던 것이다.
한참 만에 이 사실을 깨달은 오진숙이 이감독에게 대들었다.
“감독님 지금 뭐하는 거에요?”
이감독이 능청스럽게 말했다.
“뭐가?”
“어딜 만지고 있냔 말이에요?”
“뭐가?”
“감독님 손 말이에요.”
“내 손이 어때서?”
“지금 내 바스트를 만지고 있잖아요?”
“뭐? 바스트bast라니? 미스오가 이집트여신이야? 웃기지마.”
“감독님은 여자의 바스트도 몰라요?”
이감독은 오진숙의 말뜻을 모를 리 없었다. 유방이 바스트로 통용되는 외래어를 왜 모르겠는가? 허지만 가능한 좀 더 오진숙의 가슴에 손바닥을 붙여놓고 싶은 욕망 때문에 시간을 질질 끄는 것이다.
“바스트? 난 잘 모르겠는데? 이집트여신이름이 바스트란 것 외엔 전혀 모르겠어. 뭔데? 내가 틀렸나? 그럴 리가 없는데?”
오진숙이 팔짝 뛰었다.
“얼릉 손 안 떼요?”
그제야 이감독이 정신 번쩍 든 표정으로 말했다.
“어? 내 손이 왜 미스오 브레스트breast에 닿아 있지? 희안하네? 암튼 미안해. 근데 바스트는 이집트여신이름 맞다. 미스오. 너? 진작 브레스트라 그래야지. 요즘 세상에 부라쟈 그러면 누가 알아 듣냐? 브레지어 그래야 알아듣지. 팬티도 마찬가지다. 빤쓰 그래봐! 아무도 못 알아듣는다.”
오진숙이 토라져 대꾸했다.
“잘났어. 진짜! 감독님 잘난 거 이제 알았네요.”
이감독은 슬그머니 오진숙의 가슴에서 손을 떼며 오진숙의 젓꼭지를 꾹 눌렀다. 그리고 오진숙이 대항하기 전에 재빨리 말했다. 무척 걱정스러운 표정이었다.
“근데 미스오 가슴에 웬 물사마귀가 달렸냐?”
오진숙이 꿱 소리쳤다.
“그게 왜? 물사마귀에요? 아휴 속상해죽겠네!”
첫댓글 말랑말랑 뺑뺑 탱탱 ~~ㅎㅎ
보드라운 오진숙의 가슴을 더듬고도
양이안찬 이감독,이제유두끝까지 만지네여~~~
ㅎ
감일수님 남의 거 탐내지 마시고 질투마옵소서
만지는 건 성에 안차기 마련이잖아요?
한계단 오르면 두 계단 오르고 싶고.....욕심 욕심 끝없죠....인간이니까요....ㅎㅎ
드디어 오진숙과 이감독의 사랑이 무르 익어 가는가요?
두사람의 사랑 이야기 즐감 해 봅니다.
감사합니다.
글쎄요.
원체 사랑이란 변덕이 심해 장담 못합니다...ㅋㅋ
오늘 또 주말입니다
멋진 주말 일과 후 좋아하시는 산행이라도 하시지요
젖꼭지가 왠 물사마귀?
이감독이 여자다루는데는 도사군요~~ㅎㅎ
남자들은 그런걸 구분 잘 못하거든요
이감독 뿐만아니고 저도 그런데요 뭐...ㅋㅋㅋㅋㅋ
신나는 주말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