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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 시간탐험 (41) - 언론재벌의 메이저리그 참여
2001-09-28 10:50:42 | 글 : 이석무 명예기자
1947년 양키스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뉴욕 양키스와 브루클린 다저스와의 월드시리즈 개막전을 사상 처음 NBC방송국에서 TV로 실황중계하면서 메이저리그의 TV중계시대가 열리게 되었다.
이후 1950년대를 지나 60년대에 접어들면서 메이저리그와 TV는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로 접어들게 되었다.
그리고 시즌이 한창 진행되던 1964년. 거대 방송국인 CBS는 지분 80%를 매입하면서 양키스를 전격적으로 인수하게 되었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이 사건은 대기업이 메이저리그 구단을 직접 소유하게 된 최초의 경우였다. CBS는 양키스를 인수하기 위해서 당시로는 어마어마한 금액인 1,100만 달러를 지불해야 했다. 하지만 그들은 양키스를 안전한 투자수단으로 인식했다.
CBS가 양키스를 인수하고나서 모든 일은 순조롭게 풀리는 듯 했다. 전설적인 명포수 요기 베라를 감독으로 새로 앉힌 양키스는 그 해에 팀 창단 이래 29번째로 리그 챔피언에 오르게 되었다. 하지만 그 해 월드시리즈는 CBS의 뜻대로 되는 것이 아니었다.
월드시리즈에서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를 만나게 된 양키스는 세인트루이스의 신예 밥 깁슨의 역투로 아깝게 7차전에서 무릎을 꿇고 말았다.
그리고 이윤추구를 최고 미덕으로 여기는 대기업답게 시리즈참패에 대한 책임추궁은 너무나도 명확했다. 월드시리즈가 끝난 다음날 바로 요기 베라 감독을 해임해 버린 것.
그러나 성급함이 화를 불러일으킨다고 했던가. 이듬해 리그 6위에 머물렀던 양키스는 1966년에는 리그 최하위로 떨어지는 수모를 당하게 되었다. 양키스가 꼴찌로 떨어진 것은 1912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었다.
그것 뿐만이 아니었다. CBS는 당시 중계방송을 담당하던 캐스터 레드 바버를 해고해버렸다. 이유는 TV카메라가 양키스 스타디움의 빈좌석을 보여주는 것을 부끄러워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기 때문.
거대 방송국의 야구단 운영은 계속 삐걱거렸고 결국 1973년에 현 양키스의 구단주인 조지 스타인브레너에게 구단을 넘기게 되었다. 그리고 양키스는 1964년 마지막으로 시즌 정상을 차지한 뒤 1976년 리그 챔피언을 다시 되찾게 될 때까지 무려 11년 동안이나 기다려야 했다.
5,60년대를 주름잡던 양키스 제국은 그렇게 끝나버린 것이다.
이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LA 다저스 등의 구단이 언론재벌들에게 넘어갔다. 그러나 이들 구단들이 엄청난 재력을 기반으로 강한 전력을 갖췄음에도 우승 문턱에서 늘 좌절하는 것을 보면 아마도 야구단과 언론사와의 궁합은 별로인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