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봉가」는 황해도 지방의 민요이다. 「긴난봉가」, 「자진난봉가」, 「타령난봉가」(「병신난봉가」 혹은 「별조난봉가」), 「숙천난봉가」, 「개성난봉가」, 「사리원난봉가」 등 많은 종류가 있으나, 그 원판은 「긴난봉가」이다.
도드리장단이나 중모리장단으로 혹은 굿거리장단으로도 많이 한다. 노랫말은 대개 사랑타령이다. 보통 「난봉가」라 하면 「긴난봉가」, 「자진난봉가」, 「사설난봉가」를 아우러는 말이다.
황해도지방에서는 대소연(大小宴)을 막론하고 이 노래를 부르며 춤을 춘다고 한다. 유절형식(有節形式)으로 이루어졌으며 대개 두 장단이 한 구를 이룬다.
「개성난봉가」는 개성 지방에서 발달된 것으로 개성 부근과 천마산 박연폭포의 아름다움을 노래하고 있다. ‘박연폭포’부터 시작하기 때문에 노래 제목을「박연폭포」라고도 한다.
<노랫말>
박연폭포 흘러가는 물은
범사정(泛槎亭)으로 감돌아든다
※ 후렴
에 에헤야 에 에루화 좋고 좋다
어러험마 디여라 내 사랑아
박연폭포가 제 아무리 깊다 해도
우리나 양인의 정만 못하리라
삼십장(三十丈) 단애(斷崖)에서
비류(飛流)가 직하(直下)하니
박연(朴淵)이 되어서
범사정(泛槎亭)을 감도네
월백설백천지백(月白雪白天地白)하니
산심야심(山深夜深)이
객수심(客愁深)이로구나
천기청랑(天氣淸朗)한
양춘가절(陽春佳節)에
개성 명승고적을 순례하여 보세
범사정(泛槎亭)에 앉아서
한 잔을 기울이니
단풍든 수목도 박연의 정취로다
건곤(乾坤)이
불로월장재(不老月長在)하니
적막강산(寂寞江山)이
금백년(今百年)이로다
슬슬동풍(瑟瑟東風)에 궂은비 오고
시화연풍(時和年豊)에 임 섞여 노잔다
화장사(華藏寺) 점심에
죽장 고쳐 짚고 나니
원통사(圓通寺) 송경(誦經) 소리
선경(仙境)을 자랑하노라
층암절벽(層岩絶壁) 걸린 폭포
쏟아지는 물은
옥쇄화산(玉碎火散) 비말(飛沫)되어
더욱 보기 좋구나
폭포수 쏟는 물에 몸을 풍덩 잠그니
속세(俗世)를 잊은 듯 만사가 무심하고나
구만장천(九萬長天) 걸린 폭포
은하수를 기울인 듯
신비로운 풍경에 심신이 맑아지누나
북성암(北城庵) 옛터에
불은(佛恩)이 흩어졌는데
흥망성쇠(興亡盛衰)는
유수(有數)하다 하더라
지령인걸(地靈人傑)이요
인걸지령(人傑地靈)인데
산성승지(山城勝地)는
천하의 명승(名勝)이로다
관음약수(觀音藥水) 한잔에
초혜(草鞋) 고쳐신고
개성암(開聖庵)에 오르니
우화등선(羽化登仙)이로다
안도리 지도리 돌고 돌아
차일(遮日) 바위 넓고나 땀 좀 들여 가세
노기거리 지나서 무자긴드렁 지낼 제
열 길 백 길 높더라 현기증 일어나누나
성거천마산곡(聖居天摩山谷)에 흘러내리는 물은
우리의 자랑인 박연폭포(朴淵瀑布)로다
성거관문(聖居關門)에 잠깐 쉬는 새에
종소리 찾으니 관음사(觀音寺)로구나
만경대(萬鏡臺) 가는 길
대흥사(大興寺) 앞에 이르니
넓은 바위 좋더라 춤추며 걸어 가세
산성남문(山城南門) 지나서
서사정(逝斯亭)에 이르니
화담선생(花潭先生) 안재(安哉)오 빈터뿐이로구나
쌍폭채하(雙瀑彩霞) 부산동(扶山洞) 영기(靈氣)는 어디로 갔기에
지금에 호지(胡地)로 돌아갔단 말이냐
선인교(仙人橋) 옆에
읍비(泣碑)는 울고 섰는데
일대충의(一代忠義)는
만고강상(萬古綱常)이로다
<풀이>
* 범사정(泛槎亭): 박연폭포 부근에 있는 정자 이름
* 우리나 양인(兩人): 우리 두 사람
* 삼십장(三十丈) 단애(斷崖)에서 비류(飛流)가 직하(直下)하니 박연(朴淵)이 되어서 범사정(泛槎亭)을 감도네: 삼십장 높이의 절벽에서 물이 떨어져 박연 연못이 되어 범사정을 감도네. 박연폭포의 물이 떨어진 연못을 고소담이라 하는데, 그 옆에는 용바위가 있고 용바위에는 황진이가 머리채를 물에 적셔 일필휘지로 내려 쓴 ‘飛流直下三千尺 疑是銀河落九天(비류직하삼천척 의시은하락구천)’이라는 글씨가 있다고 한다. 이 시는 이백의 시 「망여산폭포(望廬山瀑布)」에서 따온 구절이다. 이 시의 원문은 다음과 같다.
일조향로생자연 日照香爐生紫煙
요간폭포괘장천 遙看瀑布掛長川
비류직하삼천척 飛流直下三千尺
의시은하락구천 疑是銀河落九天
향로봉에 햇빛 비쳐 안개 어리고
멀리에 폭포는 강을 매단 듯
물줄기 내리쏟아 길이 삼천 자
하늘에서 은하수 쏟아지는가
황진이가 지었다는 한시(漢詩) 「박연폭포(朴淵瀑布)」는 아래와 같다.
일파장천분학롱 一派長川噴壑壟
용추백인수총총 龍湫百仞水叢叢
비천도사의은한 飛泉倒瀉疑銀漢
노폭횡수완백홍 怒瀑橫垂宛白虹
박란정치미동부 雹亂霆馳彌洞府
주용옥쇄철청공 珠舂玉碎徹晴空
유인막도려산승 遊人莫道廬山勝
수식천마관해동 須識天磨冠海東
한 줄기 긴 물줄기가 바위에서 뿜어나와
폭포수 백 길 넘어 물소리 우렁차네
나는 듯 거꾸로 솟아 은하수 같고
성난 폭포 가로 드리우니 흰 무지개 완연하네
어지러운 물방울이 골짜기에 가득하니
구슬 방아에 부서진 옥 허공에 치솟네
나그네여, 여산을 말하지 말라
천마산이야말로 해동에서 으뜸인 것을
* 월백설백천지백(月白雪白天地白)하니 산심야심(山深夜深)이 객수심(客愁深)이로구나: 이 구절은 김병립(김삿갓)과 공허(空虛)스님이 금강산에서 주고받았다는 한시에서 유래한다. 공허스님이 월백설백천지백(月白雪白天地白, 달도 희고 눈도 희고 천지도 희오)라고 하자 김병립이 산심야심객수심(山深夜深客愁深, 산도 깊고 밤도 깊고 나그네의 시름도 깊소)라고 답했다고 한다.
* 천기청랑(天氣淸朗)한 양춘가절(陽春佳節)에 개성(開城) 명승고적(名勝古蹟)을 순례(巡禮)하여 보세: 날씨가 맑고 청명한 봄날에 개성의 이름난 곳을 둘러보세
* 건곤(乾坤)이 불로월장재(不老月長在)하니 적막강산(寂寞江山)이 금백년(今百年)이로다: 천지는 늙지 않고 달도 영원한데, 적막상산에 이제 백 년 살아보는 인생이라. 도암 이재(李縡)의 「대이태백혼송죽지사(代李太白魂誦竹枝詞)」라는 과시(科試)의 셋째 구절이다. 「죽지사」의 첫 구절이기도 하다.
* 시화연풍(時和年豊): 나라가 태평하고 풍년이 듦
* 화장사(華藏寺): 개성시 용흥리 보봉산에 있는 절
* 원통사(圓通寺): 개성에 있는 절
* 층암절벽(層岩絶壁) 걸린 폭포(瀑布) 쏟아지는 물은 옥쇄화산(玉碎火散) 비말(飛沫)되어 더욱 보기 좋구나: 폭포 물이 옥처럼 아름답게 부서져 꽃처럼 날려 흩어져, 튀어 흩어지는 물방울 되어 보기 좋구나
* 구만장천(九萬長天): 아주 높고 먼 하늘
* 북성암(北城庵) 옛터에 불은(佛恩)이 흩어졌는데 흥망성쇠(興亡盛衰)는 유수(有數)하다 하더라: 북성암이라는 암자가 폐허가 되었으니 흥망성쇠가 다 허망하다
* 지령인걸(地靈人傑)이요 인걸지령(人傑地靈)인데 산성승지(山城勝地)는 천하의 명승(名勝)이로다: 영검 있는 땅에서 인재가 나오고, 인재는 영검 있는 땅에서 나오는 바, 산성의 좋은 땅은 천하의 명승지다
* 관음약수(觀音藥水) 한잔에 초혜(草鞋) 고쳐신고 개성암(開聖庵)에 오르니 우화등선(羽化登仙)이로다: 약수 한 잔 마시고 짚신을 고쳐 신고 개성암에 오르니 날개가 돋아 신선이 된듯하고. 관음약수와 개성암은 모두 개성 천마산에 있다.
* 안도리 지도리 돌고 돌아 차일(遮日) 바위 넓고나 땀 좀 들여 가세: ‘안도리’와 ‘지도리’는 모두 모두 지명이다. 그곳을 돌고 돌아 넓은 차일 바위에서 땀이나 식히고 가자.
* ‘노기거리’와 ‘무자긴드렁’: 모두 지명
* 성거천마산곡(聖居天摩山谷): 성인이 살던 천마산 골짜기에. 조선 중기의 학자 서거정이 살았던 것을 말한다.
* 산성남문(山城南門) 지나서 서사정(逝斯亭)에 이르니 화담선생(花潭先生) 안재(安哉)오 빈터뿐이로구나: 화담선생(花潭先生)은 서거정을 말함. 송도삼절(松都三絶)로 박연폭포와 황진이와 서거정을 칭한다. ‘안재(安哉)오’는 어디 계신고.
* 쌍폭채하(雙瀑彩霞) 부산동(扶山洞) 영기(靈氣)는 어디로 갔기에 지금에 호지(胡地)로 돌아갔단 말이냐: 쌍폭동, 채하동, 부산동은 모두 개성에 있는 마을 이름. 그런 개성의 신령스런 기운은 다 어디를 가고, 폐허가 되었단 말이냐.
* 선인교(仙人橋) 옆에 읍비(泣碑)는 울고 섰는데 일대충의(一代忠義)는 만고강상(萬古綱常)이로다: ‘선인교’는 개성에 있는 다리 이름. 선인교 옆에 비석은 울고 서 있다는 것. 정몽주의 북음을 말한다. 정도전의 시조에 “선인교 나린 물이 자하동에 흐르니/ 반천년 왕업이 물소리 뿐이로다/ 아희야 고국흥망을 물어 무삼하리오”라는 것이 있다.
첫댓글 월백 설백 천지백
크아아 좋다~
거기로 피서나 갈까부다.^^
月白도 좋지만
日白도 좋지요
酒白도 좋구요
餘白이면 최상~
그 무엇보다
여당보단 야당이
훨씬 좋더래요 ~
@춘수 누가 보면 오해할라~ㅎ
일산역에서 두정거장 지나 야당역
이따 봐요.
@석촌 네 야당역에서~~
@춘수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