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금요일 시골 집에 가서 연3일 동안 연못을 없애고 다시 조경을 하느라 심한 노동을 하고 왔다.
오늘 출근을 했는데 온몸이 뻐근하고 몸살 기운이 난다.
무리한 것 같다.
7년 전 전원 주택을 지으면서 뜰 안에 연못을 만들고 비단잉어를 키웠는데
집안에 연못을 두고 관리한다는게 이렇게 힘든 줄을 몰랐다.
지하수를 뽑아 올려서 사용하기 때문에 여름이면 녹조 때문에 내려갈 때마다 물갈이 청소를 해줘야 하고
비단잉어 밥도 줘야 하고,
무엇보다도 수달로부터 보호도 해야 한다.
수달이 한번씩 침투를 하면 잉어 몇마리씩을 물고 가기 때문에 결국 수달에게 질 수밖에 없었다.
어디 그뿐인가.
뜰이 400평이어서 잔디 관리며, 정원수들 관리가 장난이 아니다.
물론 가지치기나 수형 잡는 것은 정원관리 전문가에게 맡기지만
내가 해야 할 소소한 일들이 너무 많다.
집을 관리하는 누나에게 월 150만원, 기타 전기세 등 관리비, 잔디 관리나 풀뽑는 인력비 등등 수십만원,
그리고 내려갈 때마다 손봐야 할게 왜 그리 많은지....
세컨하우스를 두는게 비용 뿐만 아니라 신경 쓸게 한두가지가 아니다.
시골집, 특히 주택은 끝없는 노동과 관리를 요한다.
사실 집을 지으면서
집안에 연못을 두면 풍수상 좋지 않다고 주변에서 여러 충고를 했지만
그런 말들이 귀에 들어오지는 않았고
연못과 맞닿아 있는 1층 작은방에서 연못 풍경을 유유자적 즐기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집에 연못을 두면 좋지 않다는 말은 아마도 역적의 집은 모두 파서 연못으로 만들어 버리는
조선시대 역사적 사실에서 기인될 뿐일거라는 생각에서였다.
그렇지만 집을 짓고 나서 자꾸 그런 충고들이 귀에 거슬리기 시작했다.
무슨 일이 꼬이면 혹시 연못 때문에?
그러던 차에 수달이 등장하기 시작해 연못에 대한 갈등을 부추겼다.
수달은 천연보호종이다. 그래서 잡아서 어찌할 수도 없다.
결국 연못을 없애기로 했다
남은 비단잉어(팔뚝만함)는 마침 연못을 가지고 있는 주변 지인에게 주고
인부들과 포크레인 장비를 동원해 작업을 시작했다.
연못을 없앤 자리엔 작은 동산을 만들어
휘어감아 굽은 채 올라가는 멋진 소나무 한그루를 심었다.
뜰도 넓어지고 공원같은 풍경이 아주 좋았다.
일을 마치고 어제 기차를 타고 귀경하면서 가만 생각해보니
한달에 겨우 한번이나 두어번 가는 시골집
이건 월세살이 아닌 월세를 사는 것 같기도 하고
매월 집에 들어가는 비용을 생각한다면
투숙비가 어지간한 고급 호텔비 버금가는 집에서 겨우 하루이틀 자고 오는 손해보는 기분 같기도 하고...
하지만 한편으론,
그집엔 홀로된 누나가 살고 있고
때로 형제들이 모여서 우애를 다지기도 하고
언제든 형제 가족들이나 지인들이 쉬어가는 대가 치고는 아주 싼 비용이 아닌가?
첫댓글
뜰이 400평이나 된다면
관리하기에 힘 좀 들겠습니다.
연못이 넓은 뜰은 조경이 멋지고,
가끔 형제들이 모여서 우의를 다지기도,
친구들의 모임 장소로는 적합하기도 하겠습니다.
집주인이 거기에 살지 않는 이상
정원을 꾸미는 것과 관리비가 너무 많이 들것 같습니다.
집안에 연못을 만들지 말라는 말은
이유가 있을 것 같습니다.
아무튼 잘 하신 것 같습니다.
힘드셨겠지만요.^^
네 많이 힘듭니다.
누나가 늘 불평이지요.
집안 청소하기도 힘든데 뜰도 커서 해야 할 일이 넘 많다구요. ㅎ
그래서 날마다 잉어 밥주는 일을 덕분에 없애드렸습니다.
집에 연못이 있으면 풍수에 좋지않다?
연못이 있는 집들은 다 탈이 났단 말입니까?
그래도 좌우간 그 연못은 잘 없앴습니다
충성 우하하하하하
저는 믿지는 않지만,
연못의 습한 기운이 꼭 좋은 것만은 아닌 것 같더군요.
일운동 많이 하셨군요.
수고하셨습니다.
비용이 들더라도
식구들,친지들이
사용할수 있으면
더할나위없이
좋은 일이지요.
저도 삼년전부터
고양원흥동에.농막을
빌어쓰고 있지만
삼년전 여름
횡성에 자그마한
전원주택을 마련하였습니다.
봄,여름,가을이면
식구들
아들들내외와, 손주들
친구들이
캠핑하거나,
동해안 해수욕장갈때
자주 사용하곤 합니다.
고향이 도시화되고,
아파트에서만 지내기에
손주들에게도
횡성의 산내음음을 맡고
자연을 사랑하기에
좋은것 같습니다.
날씨가 꾸물거리네요.
감기,몸살 조심하시구요.
횡성 좋은 곳이군요.
관리에 신경이 많이 쓰이시겠네요.
세컨하우스라는 게 사실 관리측면에서 부담스러울 때도 있더군요. ㅎ
부럽습니다.
연못을 만들 수 있는 너른 땅이 있다는 사실이....
당연이 물길도 있을 터.
전원주택을 새로 짓고, 텃밭농사도 짓고...
저는 서해안고속도로 무창포톨게이트가 있는 충남 보령 웅천읍에 고향을 두었지요.
누대로 살고 있기에 산 밭 논 집이 있고, 아쉽게도 그 집은 하도 낡아서....
함께 살던 어머니가 돌아가신 뒤 저는 서울로 올라왔더니만 지금은 완전히 빈 집.
텃밭 세 자리에는 엉뚱한 나무와 억센 풀들이 가득 찼지요.
님의 시골집에는 그래도 사람내음새가 나는군요.
누이가 살고, 이따금 형제의 가족과 친구들이 찾아오기에....
해동되는 내년봄에는 더욱 자주 내려가서 시골냄새, 흙냄새도 맡겠군요.
살아있는 글, 글맛 좋아서 엄지 척! 합니다.
저보다 가까운 곳에 고향집이 있는데
잘 꾸며 보시지요.
나름대로 즐거움도 많습니다.
세컨하우스 요사이 유행인가봐요.
한 그루의 노송나무가 어울어진 뜰안도
운치있고 멋 있을 것같습니다.
저도 아버지가 사시던 시골집이 아버지 저세상 가시고
재작년부터 비어있는데요.
빈집은 그냥 놔두면 망가진다하니 적당히 손 봐서 세컨하우스로 활용하면 좋을텐데 망가질까봐 은근히 불안해 하면서도 천성이 게을러서 엄두를 못 내고 있어요.ㅠㅠ
정말 사람 온기가 없는 빈집은 금방 망가지더군요.
적당히 리모델링해서 휴양처로 삼아보세요.
고향집이라서 더욱 에정이 갈겁니다.
연못 이야기에 예전 기억을 소환해 봅니다.
결혼 전 합정동 친정집에도 정원에 연못이 있었어요.
새로 지은 집이었는데 정원은 그리 크지 않은 백평정도 지만 작은 연못과 분수 까지 있는 예쁜 연못이였는데, 비단잉어는 아니고 작은 물고기도 있었지만,그 분수는 전기를 올려야 되는거라 분수는 거의 명절날만 볼 수 있었고 관리가 힘드니 엄니가 몇년 후 결국 없애고 잔디를 깔았죠. 88 올림픽 영향으로 탁구대를 놓고 형제들이 치며 놀았죠.
단풍 나무숲님 연못 이야기에 예전 친정집 생각이 나네요.
세컨하우스 부럽습니다.
아~ 제가 대학 다닐때 합정동에 대학 친구집이 있었는데
(지금은 국내 굴지 재벌 그룹이 되었지만 )
그 친구집에 멋진 연못이 있더군요.
거실 반쯤까지 연못이 들어와 있고 그 거실 바닥 위가 유리로 되어 있어서
거실까지 비단잉어가 돌아다니는 모습이 아직도 선합니다.
혹시 그집 따님은 아니셨는지....ㅎ
@단풍나무숲 ㅎ 합정동 제가 살았던 집 연못은 거실까지 들어오진 않고 거실 앞에 있고 비단잉어는 없었어요.
재벌 친구네는 아닌 것 같네요.
물론 앞집 옆집이 다 무지 큰집들 중소기업 회장집 유정회 국회의원집,
우리 옆집은 정원에 넓은 풀장도 있어서 우리헝제들의 부러움을 샀지요.
ㅎㅎ나이들어 피해야 할 것 중에 세컨드 하우스라고 하더군요.
그래도 그런 재력이 부럽습니다.
재력은 그저 코딱지만합니다.
다만 남겨두고 가려하지 않고 내려놓고 살 뿐이지요.
세컨하우스 관리 힘들기는 하지만 나름 또 즐거운 부분도 많습니다.ㅎ
누나를 생각하는 동생의 사랑이 그집을 유지하겠지요
멋진집에서 누나 살게 하고
집관리 명분으로 생활비도 드리니
정말 멋진 동생의 마음이 보입니다
제가 인생에서 힘들 때마다 항상 옆에서 지켜주셨던 큰누나입니다.
그 빚을 갚아나가는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