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려 드는 물이 다 차면, 물은 다시 쓸어 내려가지. 고인 물은 그러지 못하지만, 썩은 물이라면 충분히 고인 물이 흘려 내려가도록 도와 주어야 하는 것 아니겠어."
중국의 한 강가, 두 사내가 배의 노를 저으며 석양이 지는 노을을 바라보며 허심탄회하게 말을 나누고 있다. 그들 끼리가 아닌 허공에 시선을 두고 말이다.
"새우는 엄지 손가락을 잃었네. 엄지 자네를 말고, 직접 엄지 손가락을 자른 게야. 지금은 어엿한 축구계의 스카우터가 되었지. 산동의 새우를 모르면 간첩일 세."
새우라고 불리는 사내는 오른손에는 골프 장갑을 끼고 있다. 아마도 엄지 손가락이 없는 콤플렉스를 극복하기 위해서 일테다. 하지만 새우 본인은 작업 상의 이유를 든다.
"물이 흘러 내려가도록 구멍을 내었어. 고인 물은 빠질 거야. 홍콩에서의 우리가 진작에 그렇게 했다면, 우린 지금도 홍콩의 고층 빌딩 레스토랑에서 칼질을 하며 와인 한 잔을 나누고 있을지도 모를텐데."
새우는 말이 부쩍 줄어 들었다. 아마도 과거에 대한 절망적인 추억과 돌이키고 싶지 않은 내적 자아에 인한 후회 일테다. 하지만 새우 본인은 작업 상의 이유를 든다.
"우린 지금을 위해 엄청난 공을 들였다네. 우리의 일가 중 남은 식구라곤 새우와 나, 그리고 자네의 동생 동팡저우 뿐이네."
"동팡저우는 세계 최고의 팀에서 뛰고 있습니다. 형님. 형님과 함께 있었다면."
새우의 눈가에 이슬이 맺힐 세라 새우는 골프 장갑을 벗어 강가에 던지며 말했다.
"제가 형님을 지키지 못한 대가를 보여 드리는 겁니다. 만에 하나 동팡저우마저 지키지 못한다면 아울러 푸 형님마저 보필하지 못한다면 이 다음엔 나무 상자에 저의 뼈가루를 담겠습니다."
아마도 엄지를 그리워 하는 새우의 눈물일테다. 하지만 새우 본인은 끝까지 작업 상의 이유를 든다.
"제가 하는 일이 너무 기뻐 눈물을 흘립니다. 제가 하는 일이 자랑스러워 그러니 형님은 아무 걱정 마시고 편히 쉬십쇼."
순간 고요한 강가 위에 대어가 위로 팔짝 뛰어 오른다. 서서히 어둑어둑 해질 세라 석양이 조금이라도 빛을 보여 주기 위해 애쓰는 모양새다.
"우린 이미 가네. 다음에 올 때는 우승컵을 보여 드리겠네. 우리 독일로 가네. 엄지, 자네와 함께 있었다면 이루지 못했을 테지. 하지만 서운해 하지 말게. 자네의 몫까지."
서서히 노의 방향이 반대편으로 바뀌면서 새우가 있는 힘껏 노를 젓는다. 강가에 비친 석양이 멀어져만 간다.
"잠자는 사자. 자네를 빼닮은 팀이지. 독일의 잠자는 사자."
"헤르타 베를린 BSC"
"헤르타 베를린 BSC"
새우와 푸가 합창하듯 그리 내뱉는다. 이미 어둑어둑 해진 세라 새우의 붉게 젖은 눈가도 보이지 않는다. 새우는 내심 다행이라고 말한다. 물론, 부끄러워서 이겠지만, 새우 본인은 업무상의 이유를 든다.
푸가 새우에게 더는 캐묻지 않는다.
"헤르타 베를린 BS....."
편집장의 말 끝이 흐려진다.
"헤르타 베를린 BSC네. 프리미어 리그의 리즈 격이랄 까. 아니지 세리에 리그의 유벤투스랄 까. 아니지 프리메라 리가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랄 까. 아니지 한 번도 빛을 본 적은 없지만 잠자는 사자로 불리지."
"출장에 갔다오고 난 결과가 겨우 그건가. 자네 도데체 왜 돌아 왔나."
편집장 사무실에서 고함을 지르는 걸 보니 편집장이 화가 났나 보다.
"왜 이리 언성이 높아지나. 흥분했나."
"업무상의 이유다."
편집장은 업무상의 이유를 든다.
"자네 옛정을 너무 살피지 말게나."
피파파브레가스가 불만섞인 눈초리로 푸를 바라본다.
"스카우터 뿐만이 아닙니다. 모든 팀의 인선은 제가 새로 꾸리겠습니다."
"아니 그것은 이미 자네에게 맡긴 걸로 알고 있네만."
너말야 빚있지가 한마디 거둔다.
"아무튼 새우의 스카우터 영입은 절대로 회의적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우린 감독이라곤 해본 적 없는 자네를 찜찜하게 고용한 것 자체가 회의적이지 않길 바랄 뿐이네만. 저 영감탱이의 고집만 아니라면 말일 세."
너말야 빚있지가 한마디 거둔다.
"업무상의 이유야."
피파파브레가스가 참지 못하고 퉁명스럽게 말한다.
"아무튼 새우건은..."
"저도 업무상의 이유입니다."
피파파브레가스가 말을 잇기도 전에 푸가 말을 가로챈다.
"헤르타 베를린 BSC 한 번도 빛을 본 적이 없지만 잠자는 사자로 불린다라. 겨우 이번 출장의 성과가 그거냐 말일 세."
"소문이 안좋아. 난 푸의 행적을 쫓아 힐튼 호텔에 투숙했네."
"그랬지."
"소문이 안좋아. 난 푸의 전화 목록을 돈을 풀어 알게 되었네."
"그랬겠지."
"중국 화교들과 엄청난 통화 명부를 기록하고 있더군. 한 가지 놀라운 건 헤르타 베를린 BSC 인수 직전인 중국 혈통의 너말야 빚있지 와의 통화 명부네."
"흥, 역시나 눈썰미 있는 건 신입때와 다름없군."
편집장이 드디어 안도의 미소를 지으며 시가를 입에 문다.
"근데 자네 왜 돌아왔나."
"헤르타 베를린 BSC는 오래 잠들었네. 고였다는 거지. 아마도 대대적인 수술에 들어 갈걸 세. 선수까지는 몰라도 윗물을 갈아 엎겠지."
"밀물과 썰물같이 고인 물을 빼고 새 물을 집어 넣는다. 그렇군. 근데 자네 왜 돌아왔나."
편집장의 시가를 [IF]가 가로챈다.
"소문이 안좋아. 이번 시즌은 독일 특파원으로 활동하고 싶네만. 영국에서의 내 생활을 정리하고 1년 동안 임대 형식으로 독일에서 취재 활동을 했으면 하네."
"이미 영국에서 독일 가십에 유명한 기자가 하나 있네만. F.Ribery 라고. 그 자와의 경쟁에서 이겨야 하네."
"난 이미 결심했네. 내가 하는 일엔 경쟁자란 없네. 그건 자네도 알텐데. 내가 원하기만 했다면 이 사무실은 내거였다는 것을."
건방진 눈꼬리를 하고는 [IF]가 편집장에게 시가를 건넨다.
"흥, 그 자만심은 신입때나 다름없군."
"수술실은 마련되었습니다."
중국의 베이징 한 외과 병원, 전문의가 새우에게 말을 건넨다.
"자넨 수술대에 오를 걸세. 새우."
너말야 빚있지가 새우의 엄지 손가락이 없다는 걸 듣고, 중국으로 건너와 새우의 엄지에 철을 박는 수술을 하려 한다.
"이미 우린 수술대에 오른 셈이 아니던가요."
뼈가 박힌 새우의 말에 너말야 빚있지가 화창하게 웃는다.
4화 예고 '수술대에 오른 BSC" |
첫댓글 4,5화에서 남은 캐릭터가 대거 출연할 예정입니다. 많이 기대해 주세요....ㅅ.,ㅅ
오홋!ㅎㅎ건필요~ 드디어 저도 조만간 나오는거군요..ㅎㅎ
넹...ㅋㅋ ㅅ.,ㅅ 완성도를 조금씩 높여 갈 생각입니다. 분량도 늘리고요...ㅅ.,ㅅ 지금은 저도 퇴원한지 얼마 안되서 얼떨떨...ㅋㅋㅋ
ㅋㅋㅋ 건필용!!! //근데 function deleteArticleSomething( kind ) { if ( confirm!( "정말로 삭제하시겠습니까?" ) ) { document.location!.href="/_c21_/article_something_delete_hdn?kind=" + kind + "&grpid=17xwV&mgrpid=&fldid=5GTX&dataid=35"; } } // 동영상 블로그에서 항상 호출. function AllBGMStop() {} /// 맨 위에 요 문구는 저만 뜨는건가여?
아니요... 제가 개인 까페에서 퍼오느라요...ㅅ.,ㅅ 아이디가 달라서 스크랩을 못해요...ㅠ.,ㅜ
글쿤용 ㅋㅋㅋ 암튼 재밌게 보겠쉽니다 ㅋㅋ
넹...ㅅ.,ㅅ ㄳ 요...ㅋㅋ
"흥, 그 자만심은 신입때나 다름없군." "흥, 그 자만심은 신입때나 다름없군." "흥, 그 자만심은 신입때나 다름없군." "흥, 그 자만심은 신입때나 다름없군." "흥, 그 자만심은 신입때나 다름없군." "흥, 그 자만심은 신입때나 다름없군." ㅋㅎㅎ 명언이네요^^~ 역시 재미있네요~~~건필!
네 ㄳ요....ㅅ.,ㅅ 이프님
건필요 근데 저도있나요?
네 있습니다...ㅅ.,ㅅ 소설 분량이 회마다 적어서 그렇지... 아마 분량을 늘리면 자연스럽게 출연이 많이 될 듯 싶네요... 너무 압축시켜서 이야기를 풀어 나가는 지라...ㅋㅋ
건필용 ㅎㅎ
네 ㄳ요....ㅅ.,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