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많던 이메일 사용자는 어디로 갔을까
웹 이메일 주소를 처음 만든 때가 아마 97년이나 98년쯤이 아니었나 싶다.
문득
이메일함의 가장 오래된 목록을 찾아보니 당시 지방에 떨어져 있었던 친구와 매일매일 주고받았던 편지가 아직도 편지함에 그대로 남아있다.
이메일을 이용하기 전에는 일일이 손으로 써서 편지를 부쳤기 때문에 한 달에 한 두 번 정도 연락을 주고 받는 게 전부였다. 당시에는
휴대폰도 없고 삐삐를 이용하던 시절이라 집전화로 서로 통화하기도 쉽지 않았기 때문에 친구들과는 편지를 주고 받았었는데 이메일이 생기면서 어제
보낸 메일에 대한 답장을 바로 다음날 받을 수 있어서 즐거워했던 기억이 난다.
이렇게 이메일 활성화 되면서 실제 손으로 편지를 써서
보내는 비율이 줄어들고 우편으로 전송되는 것은 단지 카드청구서나 카탈로그 같은 대량 우편물 밖에 없어진다는 한탄 섞인 기사를 접했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이제는 웹메일의 편지함에도 똑같은 일이 일어나고 있다.
친구로부터 직접 쓴 개인적인 이메일은 웹메일 함에서 한 달에 한 통 찾아보기
힘들고 메일은 온통 각종 사이트로부터 전송되는 뉴스레터와 이메일 청구서, 광고메일뿐이다.
메일을 쓰고 보내는 것은 회사에서 업무상의
필요로 인해 쓰는 것이 대부분이며 이 경우 웹메일이 아니라 Outlook이나 Outlook Express와 같은 전용 프로그램을 이용하거나
인트라넷에 구축된 웹메일을 이용한다.
개인적인 연락이나 친구들간에 연락은 이메일 대신에 메신저를 통한 대화나 SMS문자로 대체되었다. 그때
한창 이메일을 주고받던 친구와 지금도 연락을 하고 있지만 최근 몇 년간 메일을 보내본 적은 없다. 대신 메신저를 통해 가끔 수다를 떨거나 문자
메세지로 안부인사를 한다.
이메일은 개인적 용도에서 비즈니스 용도로 변경
이처럼 개인이 사용하는 메일의 용도가
개인적인 영역에서 비즈니스 영역으로 변모하면서 이메일 서비스 이용자 수는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포털 이메일과 이메일계정 중분류의 주
도달율은 각각 2006년 1월1주 64.9%, 6.6%에서 2007년 1월 1주 63.7%, 1.9%로 감소하고 있었다. 특히 포털 이메일보다
이메일 전문 웹사이트의 감소폭이 더 크게 나타나고 있다.
이메일 서비스 역시 포털 사이트로 집중화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다음 한메일넷의 2004년 1월 1주 일평균 방문자 수는 581만 명이었으나 2005년 1월 1주 479만 명,
2006년 1월 1주 469만 명, 2007년 1월 1주 398만 명으로 매년 10%정도씩 방문자 수가 줄어들고 있다. 이외에 엠파스 엠팔,
야후 이메일, 네이트 이메일 등 대부분의 포털 이메일 방문자 수가 감소세를 보이고 있었다.
다만 네이버 이메일은 유일하게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데 2004년 1월 1주 79만 명에서 2005년 1월 1주 123만 명, 2006년 1월 1주 194만 명, 2007년 1월 1주 251만
명으로 매년 20~50%씩 일 평균 방문자 수가 증가하고 있다.
네이버 메일과 다음 한메일간의 방문자 수 격차
감소
네이버 메일은 증가하는 반면 다음 한메일의 이용자는 감소하면서 두 메일 이용자간의 격차는 점차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2004년 1월 1주 다음 한메일 이용자는 네이버 이메일 이용자의 약 7배에 이르렀으나 2007년 1월 1주에는 1.6배로 그 격차가 감소했다.
줄어드는 이메일 이용자를 잡기 위해 메일용량을 늘리거나 서비스를 추가하는 듯 다양한 방법을 시도하고 있지만 궁극적으로 인터넷 이용자의
거의 대부분이 이메일 주소를 가지고 있는 현재 상황에서 이메일 시장 자체는 이미 성숙기를 지났다고 볼 수 있다.
온라인 상에서 이메일
주소로 아이디를 대신하는 경우도 많고 회원 가입 시 아이디나 이름과 같이 이메일 주소는 필수 입력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메일 이용자가
감소한다고 해서 이메일 서비스를 포털이 쉽게 포기할 것 같지는 않다.
메일을 직접 쓰지는 않는다 하더라도 수신된 메일을 확인하기 위해서
주기적으로 이용할 수 밖에 없는 서비스이므로 포털 입장에서는 고객의 꾸준한 방문을 유도할 수 있는 서비스 중 하나이다.
따라서 자사의
메일 서비스를 메인 이메일로 사용하게 유도하기 위해 장기 이용자에게 추가 용량을 제공하거나 각종 청구서와 같은 메일을 자동 분류해 주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이용자 확보를 위해 애를 쓰고 있다. 어찌되었건 이러한 경쟁으로 인해 이제 이메일 용량은 대부분의 포털에서 1GB를 제공하고 있으며
사용자 입장에서는 즐거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오늘은 평소 연락이 뜸했던 친구에게 오랜만에 이메일을 한 통 써보는 것은 어떨까?
뉴스메일과 스팸메일로 가득한 편지함에서 반가운 이름을 발견한다면 하루가 즐거워질 것 같다.
출처 : 랭키닷컴 웹애널리스트 송은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