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70년대 전설의 트로이카 배우중 한명인 "윤정희(본명 손미자1944년생)"씨가 프랑스 파리에서 어제 사망했다고 한다.
치매를 10년 이상 앓고 있다가 남편 백건우와 딸 백진희가 지켜보는 가운데 유명을 달리했다고 한다.
트로이카 여배우 중 내가 제일 좋아했던 "남정임"씨는 1992년 유방암으로 먼저가고 이젠 "문희"씨 만 남아 있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빌면서.. 경상도 창녕사람인 아버지와 전라도 광주 사람인 어머니 사이에서 부산에서 태어나
초등학교 고학년 때인 1950년대 중반에 전남 광주로 이사가서 전남여중고,조선대학2학년 마치고 서울로 갔다는데
서울로 가기전 중 고등 시절에 경상도 사투리를 씃을까, 전라도 사투리를 씃을까 개인적으로 매우 궁금하다.
서면의 영화관을 섭렵하고 다니던 중2시절인 1967년 서면 태화극장에 관람한 영화
"청춘극장" 에서 윤정희를 처음 접했다. 바로 이 영화가 윤정희의 데뷔작 이었던 것이다.
어린나이에도 상당히 감명깊게 봤던 영화이다 보니 그 당시 영화 영상이 어렴풋이 떠오른다.
"윤정희"의 생기 발랄한 미모와 "고은아"의 지고 지순한 순정의 이미지가 겹치며 떠오른다.
신성일을 두고 펼쳐지는 두 여인의 러브 라인이 안타까웠던 영화였다.
1967년 청춘극장
1970년도 영화 "결혼교실"에서 전설의 트로이카 여배우들 남정임, 문희, 윤정희 그리고 신성일
전설의 배우 윤정희의 데뷔작 "청춘극장"
1200대1의 경쟁률을 뚫고 주연여배우로 캐스팅 되었다고 한다.
영화 "청춘극장" 1967년 한국영화
감독 : 강대진, 제작 : 곽정환, 원작 : 김내성, 각색 : 임희재
출연 : 신성일,윤정희,고은아,이낙훈,황정순,최남현,이향,장혁,남미리,정애란,전계현,남석훈
"청춘극장"은 대한민국 초기의 인기 소설가 김내성 원작의 유명소설입니다. 김내성은
한국 최초의 '추리소설 작가'로도 알려져 있는데 '마인' '백가면' '암굴왕' 같은 소설로
많은 인기를 얻었고, '청춘극장'은 해방후인 1949년에 발표된 소설입니다. 제가
소설로 읽어볼 기회는 없었지만 어릴때 읽었던 '백가면'이라는 소설이 책을 손에서
뗄 수 없을 정도로 재미있었던 것을 감안하면 그의 대표작이랄 수 있는 '청춘극장'도
상당한 재미가 있을 것 같습니다.
그 '청춘극장'은 무려 세 번 영화화 되었고, 그때마다 전설적인 여배우가 주인공
오유경 역을 연기했는데 1959년 홍성기 감독의 영화에는 김지미, 1967년 강대진
감독의 작품에는 윤정희, 1975년 변장호 감독의 영화에는 정윤희가 각각
이 역할을 했습니다. 세 여배우 모두 출연 당시에는 풋풋한 신인이었고, 이후
대스타의 길을 걸었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유명하긴 하지만 볼 기회가 없던 영화였고, 특히 59년작품과 67년 작품은
필름조차 없어서 그야말로 '미지의 영화'였는데 얼마전 극적으로 67년 작품의
필름이 발굴되었고, 이번 윤정희 50주년 특별전을 통해서 볼 수 있었습니다.
아쉽게도 칼라 영화는 흑백버전으로 변해 있었고, 화질도 열악하기 짝이 없었는데
무엇보다 아쉬운 것은 중국어 더빙판이었기 때문에 우리나라 영화를 우리나라
대사로 들을 수 없었고, '자막'을 통해서 내용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이 말로만 들을 수 있었던 '미지의 영화'를 접한다는 것은 매우 흥분되는 일
이었습니다.
영화 '청춘극장'의 의미는 이 영화를 통해서 윤정희라는 배우가 데뷔를 한 것입니다.
여배우 공모를 통해서 데뷔작에서 당당히 오유경이라는 여주인공으로 출연한
것인데, 이 열악한 화질일망정 이 영화를 보면 왜 윤정희라는 배우가 그렇게
뜰 수 밖에 없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영화출연 당시 23세의 젊은 나이, 그동안
여러 편 보았던 윤정희 출연작의 어떤 영화보다도 풋풋하고 청순한 아름다움이
돋보였습니다. 상대역은 당시 30세의 한국영화 톱스타 신성일, 두 배우의
가장 황금기 시절이랄 수 있을 때 출연한 영화입니다.
제목만 보면 당연히 로맨스 영화 같지만 (실제로도 꽤 애절한 로맨스 영화입니다.)
예상외로 스케일이 큰 대작이었습니다. 1960년대 중후반이 한국영화의 황금기
였지만 이렇게 스케일이 큰 작품이 많았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애절한 로맨스
영화이면서, 항일영화이기도 했고, 전쟁영화이기도 했으며, 일본에서의 현지
촬영까지 감행한 상당한 대작이었습니다.
학창시절 삼총사였던 꼬마신랑(신성일)이라 백영민 불린 , 대통령(이낙훈)이라 불린
장일수, 콘사이즈(남석훈) 등 세 명은 땅개(장혁) 일당과 연적같은 관계였습니다. 이후
영민은 일본에 유학을 가게 되고 일수는 신출귀몰한 항일투사가 됩니다. 영민에게는
부모님들에 의하여 이미 혼사를 약조한 사이인 허운옥(고은아)이라는 연인이 있었는데
아버지를 잃고 영민과 결혼할 날만을 설레이며 기다리던 운옥과는 달리 영민은
운옥을 마치 남매처럼 여깁니다. 영민은 일본 유학을 통해서 만난 신여성 오유경
(윤정희)를 사랑하게 되는데 유경은 부유한 친일파 부모를 둔 미모의 여성입니다.
결혼할 상대로 철석같이 믿었던 남자가 일본에서 사귄 미모의 여성과 사랑에
빠지는 아픔을 경험하는 운옥, 그러한 운옥을 영민의 친구 일수가 사랑을 합니다.
이렇게 영민, 유경, 운옥, 일수 4명의 엇갈린 사랑이 영화의 배경입니다.
그러나 영화는 이러한 사랑 이야기를 토대로 펼쳐지는 서사적이고 규모있는
내용이 더 큰 흥미를 자아내고 있습니다. 일제시대 말기가 배경으로 학창시절
영민 삼총사의 연적이었던 땅개가 친일 순사가 되어 일수를 잡으려고 하고
일수는 이들의 추적을 요리조리 피하게 되고, 그런 가운데 큰 술집을 운영하는
미모의 마담(남미리)도 영민, 일수 등과 엮이게 되고, 땅개의 이간질로 인하여
영민을 오해하게 된 유경이 임신을 한 상태로 가출하여 영민의 아들을 낳고,
그런 와중에 우연히 땅개를 피해서 병원에 들어온 운옥이 유경과 만나게 되고
군대에 끌려간 영민은 죽을 고비를 넘기며 탈영을 감행하고... 이러한 파란만장한
스토리가 펼쳐지는 대작입니다.
50여년만에 필름 발굴을 통하여 오랜 세월 묵혀두었던 베일을 벗게 된 영화
'청춘극장'은 한국의 대표작가였던 김내성 원작을 영화화 한 만큼 스케일있는
내용과 흥미로운 도구들이 많았던 영화로 아마도 필름이 유실되지 않고
온전하게 보존되었다면 한국 60년대 고전영화의 대표작 반열로 거론될 수
있었던 작품입니다. 그나마도 뒤늦게 발굴된 더빙필름이라도 있으니 다행인
셈이지만 소실된 필름이 매우 많은 한국 고전영화들을 볼 때 이 영화 역시
제대로 된 필름이 없는게 상당히 안타까운 영화 중 한 편입니다. 만약 칼라화면
속에서 한국어 더빙으로 된, 이봉조의 음악이 담긴 제대로 된 버전으로 본다면
상당한 재미를 줄 영화입니다.
'청춘극장'하면 오로지 윤정희의 데뷔작으로 알려져 있고, 이 영화를 통해서
윤정희 라는 전설적 스타가 배출된 영화이므로 청춘극장 = 윤정희 라는
등식이 되다시피 했는데 막상 영화를 보니 출연 분량으로 볼 때 실질적인
주인공은 고은아 입니다. 이 영화에서 고은아는 사랑하는 남자에게 외면당하고
비련의 삶을 사는 한스런 여인입니다. 특히 영화 후반부에 눈을 다쳐서 치료
받느라 앞을 못 보는 상황의 영민을 만난 운옥이 유경 행세를 하면 일주일간
그의 곁을 지키다가 실제로 유경이 영민의 아기를 데리고 나타나자 눈물을
삼키며 조용히 물러서는 내용은 보는 사람의 심금을 울립니다. 고은아는
이러한 비련의 여인상을 '한국적 외모의 여배우'라는 특성을 살려서 굉장히
어울리게 잘 하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적역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트로이카
여배우나 김지미, 최은희 등에 비해서는 지명도가 낮은 배우였던 고은아지만
이 영화는 고은아의 재발견 이라고 할 만큼 그녀의 일생의 영화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러나 영화라는 것이 단지 출연분량과 비중만 높다고 중요한게 아닌 것,
50년대의 헐리웃 명작 '자이안트'만 봐도 단순 출연분량은 록 허드슨이 가장
높고 연기도 잘했지만 '자이안트' = 제임스 딘 으로 여길 만큼 그 영화는
록 허드슨에 비해서 출연 분량이 훨씬 적은 제임스 딘이 접수하였습니다.
'자이안트' 하면 누구나 제임스 딘을 연상하니까요.
'청춘극장' 역시 출연 분량과 비중은 고은아가 더 높았지만 이 영화를 접수한
것은 윤정희로, 23세의 꽃다운 나이의 풋풋한 데뷔작이라는 점, 그리고
단아한 한국여인상의 고은아와 달리 남성들을 설레게 할 신여성 캐릭터이며
부자집의 미모의 외동딸 역할, 특히 한국 최고의 인기 배우 신성일과 모터보트를
타며 멋진 데이트를 즐기는 장면 등 '자이안트'의 제임스 딘 처럼 이 영화를
완전히 접수하고 있습니다. 23세의 한창 나이에 데뷔한 이 신선한 새 얼굴의
여배우에게 당시의 한국 관객들이 열광하는 것은 당연한 듯 합니다.
청춘극장이 1967년 국내 영화 흥행 1위를 차지하면서 데뷔작으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 윤정희는 이후 '강명화' '안개' '내시' 등의 수작들에 계속 출연하면서 한국영화
전성기 시절을 이끄는 대표 스타가 되었습니다. 트로이카 시대를 함께한 문희,
남정임과 비교할 때 그들을 떠오르게 한 영화 '미워도 다시 한 번'이나 '초연'이
주연 여배우는 독보적으로 돋보였으나 영화의 완성도는 진부한 신파에 그친 범작
이었다면 '청춘극장'은 재미와 작품성을 갖춘 수작이었다는 점에서 더 의미가
남다르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아쉽게도 필름이 없어서 이후에 제대로 관객을
만날 수 없었던 점이 아쉬움이지만.
강제로 징집되어 입영열차(라고 불러야 할까요)를 타고 떠나는 신성일을 만나기
위해 윤정희, 고은아 두 여주인공이 부랴부랴 같은 장소로 달려오는 장면이
가장 인상적인 장면인데, 윤정희가 연기한 유경은 갓 태어난 아기까지 안고
달려오면서 막 떠나기 직전의 열차를 바라보는 관객의 마음을 아슬아슬하게
합니다. 생사를 알 수 없는 사지로 떠나는 한 남자를 잠깐이라도 보기 위해서
달려오는 두 여인, '청춘극장'은 이러한 통속 로맨스 모험물로서의 여러가지
재미가 있으며 그러면서도 '신파'는 나름 절제한 영화입니다. 이낙훈, 고은아의
비중이 다른 영화들에 비해서 높은 두 배우의 대표작이 될만한 작품이기도 하고.
엇갈린 사랑의 관계를 보여주는 윤정희, 신성일, 이낙훈, 고은아 외에 영민의
어머니 역으로 황정순이 출연하는데 59년에 만들어진 '청춘극장'에서 황정순은
운옥역을 했다고 합니다. 유경의 아버지 역으로 최남현, 큰 술집을 운영하는
미모의 마담역으로 남미리, 그리고 단아한 미모의 배우 전계현도 영민과
어릴때 친구였던 기생역으로 등장합니다.
'박서방' '마부'등의 영화로 60년대 한국영화를 이끌어간 강대진 감독이 연출했고
윤정희와 강대진 감독은 이후 '강명화' '가로수의 합창' '옥비녀' '흔들리는 백조' 등
여러 영화에서 함께 합니다. 이번에 발굴되어 상영된 중국어 버전은 아마도
상영시간도 다소 줄어들지 않았을까 싶은데(보는 도중 필름이 뚝뚝 끊기는 곳이
많았고, 개봉당시 광고를 보면 2시간 25분 간격이라서 아마도 2시간 남짓한
영화였을 것이라고 추정됨) 한국고전들의 발굴이 더 많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절실히 들게 하는 작품이었습니다. 한국의 대표 여배우가 혜성처럼 발굴된
중요한 영화를 이렇게 밖에 볼 수 없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면서도 발굴자체가
매우 다행스런 일이기도 합니다.
글 출처 : https://m.blog.naver.com/PostView.naver?isHttpsRedirect=true&blogId=cine212722&logNo=220818642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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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 전남여고 1학년 시절의 윤정희
1963년 조선대학 1학년 재학시절 "미스 전남 미"로 선발되어 서울 본선에 진출한 윤정희 모습, 본선에서는 선발되지 못했다.
동영상 32초 지점에 윤정희가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