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포동과 더불어 부산 버스터미널의 간판인 사상터미널.
1985년 지금의 자리로 옮겨온 이후 경남, 호남 버스의 발판으로서 자리매김했다.
남해고속도로, 사상역과 인접하여 최고의 교통 중심지로 손꼽히기도 하는 곳.
노포동이 접근성은 떨어지는 대신 시설이 훌륭하다면,
사상은 정반대로 접근성은 굉장히 좋은데 시설이 낙후되어 있다.
아직도 개통 당시(1985년)의 광고가 곳곳에 눈에 띌 정도니까.
노포동과 더불어 부산의 두 기둥인 사상터미널.
그 어떤 곳에서도 보기 힘든 모습을 하고 있어서인지,
볼 수록 묘한 생각에 빠져드는 마력을 지닌 독특한 터미널인 것 같다.

노포동에서 사상까지 넘어오는데 시간이 꽤 오래 걸렸다.
1호선만 30분을 탔는데, 그 30분조차도 어찌나 지겹던지 가는 내내 졸음 속에 빠져있었다.
그래서 도착할땐 몸이 몹시 찌뿌둥하고 피곤한 상황이었다.
5번 출구로 나가면 터미널이 나온다고 쓰여있는데,
막상 나와보니 애플 간판이 걸린 쇼핑센터만 덩그러니 보일 뿐이다.
뭔가 너무 이상하다 싶어 사거리로 나와서 터미널을 찾아본다.
사거리에서 오른쪽을 바라보니 어마어마한 차량 물결로 혼잡한 사상교차로가 보였고,
그 너머로는 공사중인 경전철과 경부선 사상역이 조그맣게 보인다.

그리고 경전철 교각 밑으로 어렴풋이 사상터미널 건물이 보인다.
정작 역 쪽에선 전혀 보이지 않아 찾는데 무척 난감하긴 했지만,
막상 이렇게 보니 느낌이 또 새로운 것 같다.

건물이 보이는 곳에서 왼쪽으로 쭉 걸어 신호등을 다시 건넌 후,
사상터미널 입구를 찾지 못해 할 수 없이 박차장 쪽으로 걸어들어간다.
터미널로 들어가는 입구를 찾기가 의외로 쉽지만은 않은 것 같다.

의외로 본인 말고도 상당수의 사람들이 뒷쪽 출입구를 이용해 터미널을 드나들고 있었다.
박차장 끝에서 끝까지 걸으면서 보이는 거라곤 오로지 버스밖에 없다.
조금의 틈새도 보이지 않을 정도로 다양한 회사의 차량들이 주차되어 있다.
대충 봐도 결코 작은 규모는 아닌 것 같은데,
왜 일부 회사가 다른 곳에 주차장을 마련하기까지 했는지 이제야 이해가 간다.

꽤 긴 주차장의 버스 행렬을 지나쳐 승차장에 들어온다.
승차장이 건물을 둘러싸고 있어서 그런지 승차장 규모도 의외로 상당하다.
개인적으로는 이렇게 생긴 터미널을 무척 좋아하는 편이다.
꽤 규모가 있으면서도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몇 안 되는 터미널이니까.
노포동, 울산, 창원 등 주변 대도시 터미널에선 오로지 '세련됨'만을 갖추고 있는데,
여기에선 세월의 흔적까지 고스란히 담고 있으니 더욱 정겹게 느껴진다.

아까 길 건너에서 보았던 사상터미널-애플백화점 연결통로다.
승차장이 터미널 건물을 사방으로 에워싸고 있지만,
연결통로 밑에서는 오히려 애플쪽에 승차장을 만들고 영업하는 중이다.

백화점 밑이지만 생긴 건 다른 승차장과 크게 다를 바는 없다.
다른게 있다면 통로 밑이라 대합실에서나 볼 수 있는 조명을 쓴다는 점이랄까.
또한 천일 차량 외에는 다른 회사 차량을 찾아볼 수 없었다.

다시 고개를 돌려 사상터미널 대합실로 들어간다.
외부처럼 내부 또한 육각형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더욱 독특한 것은 천장의 틈새와 바닥의 타일까지 모두 육각 모양이라는 것이다.
오로지 사각형 일색인 주변 건물에 비교하니,
사상터미널의 육각모양은 보는 이의 피로마저 말끔히 풀어주는 것 같다.

대합실로 들어가는 입구 모습이다.
연결통로 쪽을 제외하면 사방에 이런 입구들로 가득하다.
양 옆엔 한 번도 갈아끼우지 않은 듯한 오래된 간판이 걸려 있다.
승차장에서 보았던 것 이상으로 정겨움이 물씬 느껴지는 광경이다.

1층 대합실 벽면은 상점과 입구의 연속으로, '표사는곳'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좀 더 둘러보니 연결통로 쪽에 2층으로 올라가는 경사로가 있었는데,
딱히 이렇다할 안내는 전혀 되어있지 않았다.
그렇지만 느낌이 심상치 않아 뭔가 있겠다 싶어 2층으로 걸음을 내딛는다.

2층을 올라와보니 굉장히 이색적인 광경에 눈을 뗄 수가 없다.
터미널 천장을 받치는 높다란 기둥과 그 안의 매표소가 굉장히 독특하다.
역시 여기도 사방에 매점들이 가득하지만, 그런 것들은 전혀 눈에 들어오지도 않는다.

이런 구조를 어디서 또 구경하겠냐 싶어 셔터를 마구 눌러댄다.
윗 천장엔 이스라엘 국기문양과 함께 '삼각 유리돔'이 씌워져 있고,
기둥 사이로 매표소가 자리잡고 있는 구조.
이런 특이한 건물을 어떤 곳에 또 찾아볼 수 있을까 싶다.

시계를 보니 벌써 5시 30분이다.
이미 해가 떨어져 하늘이 뉘욱뉘욱할 시간이다.
좀 더 많은 사진을 건지고 싶었지만,
노포동에서 시간을 많이 잡아먹는 바람에 그럴 만한 여유가 없다.
아쉬움을 달랜 채 '나가는 곳'이라 쓰여진 통로로 발걸음을 옮긴다.

사상터미널과 백화점을 연결하는 통로.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내리면 이 곳을 통해 터미널로 들어와야 한다.
육각형의 터미널 건물과는 다르게,
백화점 건물은 훨씬 세련되었지만 건물 자체만으론 그다지 보는 맛이 느껴지지 않는다.

백화점 통로로 나와보니 아까 전철역에서 보았던 광경이 그대로 펼쳐진다.
나와보니 아까 복도를 걸었을 때보다 더욱 어둡다.
카메라를 접어두고 새로운 것을 구경하기 위해,
놀랍고도 신비로웠던 사상을 등지고 저벅저벅 발걸음을 옮긴다.
우리나라 어디서도 찾아보기 힘든 독특한 구조.
대형터미널에서 찾아보기 힘든 풋풋함과 정겨움.
오로지 사상터미널에서만 느낄 수 있었던 이색적인 느낌이었다.
그 어떤 주변의 건물들도,
여태껏 다녀봤던 터미널에서도,
이런 신선함은 전혀 느낄 수 없었다.
그 어디서도 보기 힘든 빼어난 독특함을 지닌 육각수(六角秀)의 터미널인 것 같다.
첫댓글 사상터미널.....처음오시는분들은 표사는곳이 어딘지몰라 당황하시는분들이 상당히 많쵸....여러회사와 부산에서 영.호남 주요시.군을 연결해주는 터미널이다보니 규모도 상당하고 박차장 공간이 부족해 금호고속같은경우는 따로 주차장을 쓰는걸로 알고있습니다...그만큼 규모도 크고 오래된터미널이죠...사상터미널 이전설도 가끔 나오는데 저는그냥 그자리에 리모델링을해서 쭉~~있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원래부터 규모가 상당한데도 불구하고 자리가 부족해 아우성이니... 이전 떡밥은 지자체에서 가끔씩 들고 나오긴 하지만, 김해경전철이 앞으로 들어올 예정이기 때문에 옮기는게 쉽지는 않을 겁니다.
부산 서부지역을 통합신축한 것이 아니라 범일동역 옆 조방 자리에 있던 터미널이 이전한 것입니다.
사진 잘봤습니다. 줄곧 공사중이던 터미널 앞 경전철이 완공된 모양이군요~ 경전철이 완공된 이후에는 가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습니다만 시내버스를 이용해서 터미널에 도착하면 애플백화점을 거쳐서 승하차장으로 이동하는 구조라서 동선상의 불편함은 있긴 하지만 찾는데는 큰 어려움은 없는 편입니다. 다만 시외버스 하차승객이 애플백화점을 거쳐야만 터미널을 빠져나갈 수 있도록 한 부분은 터미널 사업자와 백화점 사업자(둘 다 천일계열이라는 말이 있습니다.)의 얄팍한 상술이 엿보이는 부분이긴 하지요. 그리고 여덟번째 사진에서 천일고려 전용 승하차장이라고 말씀하신 부분은 터미널 공용 하차장입니다. 매표소 위치문제도 대부분의
사상터미널앞의 경전철은 아직 개통된것이 아니라 2011년 완공되어 개통예정 입니다.(부산-김해 경전철 김해지역 2개 역이 추가로 건설되어 예정보다 늦게 개통예정 입니다.)
이용객들이 애플백화점을 통해 2층으로 터미널에 들어와서 표를 구입한 후 1층으로 내려가는 구조이기 때문에 조금만 주의를 기울인다면 큰 불편함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은 아니지요. 다만 안내표지판이 충분히 갖춰져있지 않은 부분은 아쉬운 대목이지요. 규모에 비해서 터미널 이용객 편의시설이 부족하고, 시설이 노후됨에 따라 불편함도 느껴지면서 다소 복잡한 차량이동 동선은 아쉽기는 하지만(쓰고보니 좋은점은 별로 없네요.ㅋ) 노포동에 비해서 탁월한 접근성이 사상터미널이 가지는 장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사상터미널을 자주 이용하시는 분들은 애플백화점을 통해서 들어가는게 별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처음 방문하는 사람들은 대혼란을 유발하기도 하죠...-_-;; 천일고속 차량이 있었던 곳이 하차장이었군요. 천일 차량들만 연속으로 보이길래 착각했었습니다. 참고로 김해경전철은 윗분께서 말씀해 주셨듯이 2011년에 개통할 예정입니다. 본문에서도 '공사중인'이라고 명시해 놓았죠..^^;
참고로 이스라엘 국기에 있는 별은 다윗의 별(마겐 다비드)입니다.
명칭이 따로 있는 문양이었군요...~
사상터미널 근처에 천일/고려 정비소가 따로 있었는데..매각하고 사상터미널로 이전했습니다. 벌서..10년이라는 시간이 넘어가네요..
매각하지 말고 그대로 놔뒀더라면 터미널의 혼잡이 조금은 덜하지 않았을까란 생각을 해봅니다.
근데 박차장으로 들어가면 경비원분들이 막지 않나요.
보시면 알겠지만 경비원 자체가 없습니다...-_-;;
2층 매표소 옆에 막아둔 곳이 있는데, 예전에 저기가 무인발매기가 있던 자리였던걸로 기억합니다.
10여년 넘게 사상터미널을 가봤지만..... 천장이 저렇게 생긴걸 Maximum님 글보고 처음 알았네요 ㅋ 천일/고려 정비소 따로 있지 않나요?? 학장동 쪽에?? 천일고속 소속차량들은 거기서 수리를 받는 듯 하던데 ㅎㅎ 사상터미널이 불편하다고는...한번도 느낀적이 없는데...익숙한 탓일까요? ㅎㅎ
지금은 많이 변화되었습니다.. 육각형의 터미널모습 애플아울렛 2층을 통해 건너와 터미널을 이용하던 건물이 일체형이 되었죠! 다시 한번 와서 새포스팅 권유합니다. ^^
리모델링하면서 구조를 아예 뜯어고쳤다는 이야기는 들었습니다. ^^ 작년 8월 부산에 갔을 때 김해공항에서 넘어오면서 살짝 보긴 했었는데 겉만 보고는 잘 모르겠던데요. 나중에라도 날 잡아서 다시 가봐야지 않나 생각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