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수역(汽水域)은 민물과 바닷물이 자유롭게 섞이는 곳이다. 지난 1987년 하굿둑이 생기기 전 낙동강 하구가 전형적인 기수역이었다.
하지만 하굿둑이 생기면서 상류쪽 기수역은 거의 사라졌다. 하류쪽도 민물이 공급되지 않으면서 사실상 짠물이어서 엄밀한 의미의 기수역이라고 할 수 없는 상태다.
기수역에서는 조수 간만의 차에 의해 다양한 생물이 산다. 새와 육상 동물은 물론이고 장어, 재첩, 가물치 따위 어자원도 풍부하다.
하굿둑 탓 크게 좁아져 물고기 종수 '뚝'
복원되면 웅어·재첩 등 다시 돌아올 듯
'습지와 새들의 친구' 김경철 습지보전국장은 "과거 낙동강하구 농민들은 어업까지 겸했을 정도로 고기가 많았다"며 "장어는 금곡에서도 잡혔는데, 하굿둑이 생긴 뒤 어종이 3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고 말했다.
기수역의 염분 농도는 0.5∼30‰(퍼밀·1천 분의 1)로 광범위하고 계절·강수량 등에 따라 변화도 많다. 보통 염도 0.5‰ 이하의 물은 담수, 30‰ 이상은 해수라고 본다.
환경단체들은 한국수자원공사에서 하굿둑 상류 수위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지금 같은 형태는 진정한 기수역이 아니라고 본다.
밀물과 썰물이 그대로 오고가는, 다양한 생물이 살 수 있는 서식지가 조성돼야 한다는 것이다.
김경철 국장은 "염분이 10~20‰ 정도가 되고, 조수 간만의 차이가 있어야 다양한 생물이 서식할 수 있다"며 "지금 하굿둑 상류는 전혀 그렇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하굿둑이 개방돼 기수역이 복원되면 일부 하구 지형이 바뀔 수는 있겠지만 웅어, 망둥어, 재첩 등도 다시 풍부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부산시낙동강사업본부 관계자는 "기수역 복원에 따른 효용은 자연 어업 관광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얻을 수 있어, 그 비용을 상쇄하고도 남는다"고 밝혔다. 김마선 기자